▲2023년 11월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 중인 박민 후보. 
▲2023년 11월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 중인 박민 후보.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박민 후보가 집권여당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적한 일부 프로그램 진행자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박민 KBS 사장 후보에게 “‘검언유착’ 관련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알고 계신가. 지난 10월 허위사실 유포한 진행자(KBS ‘열린토론’) 정준희와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고소한 사실 알고 있나”라면서 “감사실 조사해서 문제가 있다면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대해 “지난 대선 전 2월1일부터 3월8일까지 거의 한 달 10일 정도 오프닝 멘트 25회를 체크해보니까 24회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에 부정적”이라며 “김혜경씨(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를 두고 과잉 의전 논란에 사과했네, 고개를 숙였네 하면서 김건희 여사(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에 대해서는 주가 의혹 ‘스모킹 건’이 되지 않나, 주식 손해 봤다는데 번 것도 많다 이런 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위, 왜곡, 가짜, 조작 그대로 놔둬도 되는 건가”라며 “정도가 지나치다면 일벌백계 책임을 지워야 다음에 이런 게 발생하지 않지 않겠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박민 후보는 “그렇게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열린토론’ 진행자를 두고도 “취임하게 된다면 전후맥락을 한 번 (살펴보겠다)”면서 관련 조치를 예고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수년간 KBS 라디오에서 편파방송 일삼던 최경영씨가 하차했다”면서 “(후임) 김기화씨는 검언유착 가짜뉴스를 기획해서 총선 직전 팩트체크 없이 기사를 유포한 사람이다. 최경영씨보다 더 문제가 있는 분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KBS ‘가짜뉴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심각하게 좌편향된 인물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씨와 같이 가짜뉴스를 배포한 정연욱씨, 정준희씨, 주구장창 편파방송만 하는 주진우씨까지 유독 KBS에 주옥 같은 인물들이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김 의원 요구에 대해서도 “김기화씨에 대한 말씀하신 부분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지금 좌편향 지적을 받는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이 있다. 뉴스 진행과 관련해서도 일부 그런 지적이 있다. 국민 지적을 받지 않는 신뢰 받을 수 있는 방송이 되도록 진행자, 출연자 이런 부분을 개선할 여지가 있으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의 경우 박 후보에게 “(보도·방송에) 개입하면 안 된다”며 “사장은 편집국장 아니다. 보도국장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후보가 서면 답변서에) 공영방송 독립성을 해치려는 부당한 간섭은 안 된다고 했다. 전화나 서면이나 정부에서 그런 걸 사장에게 하라고 하면 부당한 개입이다. 제안을 할 수는 있지만 압력을 넣으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그런 압력에 대해서는 막으라는, ‘바람막이’ 하라고 있는 게 KBS 사장 아니겠나”라면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그런 부분이 드러나면 사퇴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문회에선 박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등에 의한 낙하산이라는 의혹도 수차례 제기됐다. 박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기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맡았고,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관련한 ‘추-윤 갈등’에 대해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해 ‘법조 기자 94%가 추 장관 수사지휘권에 부정적’이라고 발표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박노황 TBS 이사장에 이어 박민 후보가 KBS 사장에 취임하면 역대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출신 9명 중 3명이 윤석열 정부 언론 분야 요직에 오른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경우 박 후보와 서울대 정치학과 동문이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는 사장이 되면 KBS를 정상화시키겠다고 하는데 윤 대통령이 KBS를 빨리 장악하고 정권을 비호하고 방어하면서 손에 피 묻히는 일을 박 후보자에게 맡긴 것”이라며 “징계하고 잘라야 하고 찍어내는 역할을 하려고 자랑스러운 언론인의 31년 경력을 맞바꾸겠나”라고 했다.

이후로도 박 후보와 윤 대통령을 연관 짓는 질의가 이어지자 장제원 과방위원장(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선 아무 말씀하실 게 없나”라고 물었고, 박 후보는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도 참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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