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후보자 임명과 인사발령이 임박했다는 전망 속에 KBS 뉴스 프로그램 앵커들이 하차하게 된 것을 두고 박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0일 ‘뉴스광장’ 앵커 하차 소식에 대해 “아직 어떤 인사 발령도 나지 않았는데 갑작스러운 앵커 교체 클로징 멘트가 나와 당황스러울 뿐”이라며 “경위를 취재한 결과 박민 후보자 체제 차기 보도국 주요 보직자로 지라시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가 ‘뉴스광장’ 담당 부장에게 다음주면 앵커 교체가 있을 텐데 인사는 하고 내려와야 하지 않냐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KBS본부는 “백 번 양보해서 해당 인사의 발언이 앵커 배려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쳐도 제작진에게 이런 언사를 전달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정식으로 사장과 보도국 인사가 난 뒤에 앵커가 자리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줬으면 될 일이다. 박 후보자조차 대통령 재가가 나지 않은 상황인데, 해당 인사는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이런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한단 말인가”라고 했다.

KBS본부는 “사장 후보 본인부터가 이미 사장이나 된 듯 과정과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며 일을 붙이고 있으니 그 밑에 있는 분들도 권력에 도취돼 막가파식 행동이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면서 “뉴스 앵커의 경우 지금까지 이토록 일방적 교체설이 나온 적은 없었다. 정식으로 오디션 을 통해 적합한 앵커 자원을 선발해온 것이 지금까지 보도국의 문화”라고 지적했다.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사진=KBS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사진=KBS

이어 “이번 사태를 통해 KBS 구성원들이 그동안 여러 번의 투쟁을 거쳐 성취해 낸 시스템들이 박민 사장 후보자 취임 전부터 무너지고 있음을 절감”한다면서 “해당 인사는 즉각 본인의 발언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사죄하고 향후 보직에 대한 뜻을 단념하라. 또한 이 모든 사태의 근본원인 박민 후보자도 본인의 깜냥을 인정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KBS 안팎에선 박민 후보 인사청문회 직후부터 주요 보직 관련 ‘지라시’가 확산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계열인 KBS본부와 달리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노동조합과 단체들도 다른 관점에서의 비판을 내놓고 있다.

KBS노동조합은 9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보직을 좌지우지했지만 기득권만 누린 채 아무런 발전도 일구지 못했던 반개혁구체제라인이 다시 중요 보직에 배치될 예정이라는 정보가 조합 내부에서 퍼지면서 민노총 세력을 청산하고 KBS를 국민에게 돌려주려는 동지의 개혁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향후 있을 모든 인사를 우리는 세세히 분석하여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만천하에 공표할 것이다. 누구든 KBS 정상화 개혁의 걸림돌이 된다면 그 책임을 지고 반드시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언론국민연대는 “내정자가 아직 사장으로 임명되지 않았고,인사권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측근을 자처하는 일부 세력들이 내정자의 대리인 행세를 한 것은 명백히 인사 농단으로 KBS 장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사 규정에 어긋나며 KBS 사장 공모는 대국민 사기라는 좌파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