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취임과 동시에 교체된 라디오 뉴스프로그램의 새 라디오 앵커(진행자)가 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질문을 하면서 “민주당이 탄핵에 집착한다” “습관성”이라며 부정적으로 표현했다.

전종철 KBS 기자는 14일부터 KBS 1라디오 <최강시사>가 폐지된 자리에 개설된 <특집 KBS 1라디오 오늘>의 진행을 맡았다. 전 기자는 오프닝멘트에서 “새로운 프로그램 <특집 KBS 1라디오 오늘>이 오늘부터 바로 지금 시작한다”며 “저는 진행을 맡은 KBS 기자 전종철이다. 각종 시사정보 생활정보를 다양하게 전해드리는 동시에 공정하고 신뢰받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것임을 청취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전 기자는 두 전현직 국민의힘 의원을 출연시켜 인터뷰를 하던 중 민주당 탄핵에 부정적인 취지의 질문을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이 방송에 출연해 탄핵 철회 후 재추진의 절차적 문제점을 설명하자 이어 전 기자가 “민주당에서는 탄핵사유가 차고 넘친다고 얘기하는데, 민주당이 탄핵에 집착해야 한다고 해야 할까요, 탄핵에 매달리는 이유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유 의원은 이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위기감 느끼고 혁신위를 발족해 통합 변화 희생이라는 세가지 어젠더 갖고 국민적 관심을 얻었다. 대통령이 민생, 각종 메시지를 굉장히 경제와 민생 중심으로 메시지를 내보내, 대통령이 변했다는 모습, 당이 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그렇게 한 달 내 사실 정치권 이슈가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대통령의 변화된 모습으로 여론의 변화가 일어났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것을 어떻게든 새로운 프레임으로 전환하기 위해 한 방법으로 탄핵안을 들고 나온 거다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전종철 KBS 기자가 14일 오전 KBS 라디오 최강시사 대신 개설된 특집 KBS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에게 민주당이 탄핵에 집착한다고 할까, 왜 매달린다고 보느냐고 질문하고 있다. 사진=KBS 1라디오 오늘 영상 갈무리
▲전종철 KBS 기자가 14일 오전 KBS 라디오 최강시사 대신 개설된 특집 KBS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에게 민주당이 탄핵에 집착한다고 할까, 왜 매달린다고 보느냐고 질문하고 있다. 사진=KBS 1라디오 오늘 영상 갈무리

뒤이어 출연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인터뷰에서도 마지막 질문으로 전종철 기자는 “이번에 이동관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절차를 민주당이 밟겠다고 하고 있다. 장관들에 대한 잇단 탄핵, 이유가 있다고 보느냐, 무리라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이언주 전 의원이 “두 번째 탄핵인데, 어차피 삼권 분립이 돼 있는데, 통과시키면 헌재 심사하는 과정에 있지 않느냐. 국회 탄핵은 정치적 과정이고, 탄핵 이후 헌재에서 결정하는 것은 사법적 과정”이라며 “국회에서 정치적으로 패배한 것이고, 헌재에서 인용하느냐 마느냐는 사법적 심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절차대로 가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전 기자는 “습관성, 너무 반복되면서 일단 탄핵소추하면 장관 직무가 몇 달 간 정지되잖아요. 그런 부분을 노린 거다, 구체적인 얘기도 있어서”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그러니까, 다수당의 권능을 충분히 행사하는 것”이라며 “한동훈 장관까지 했으면 무리다라고 했을텐데, 거기까지는 아직 안나간 상태라 지켜볼 필요는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 전 의원은 “절차대로 하는데 뭐라고 할 거에요. 대통령도 거부권 행사하는 것 갖고 뭐라고 막하죠. 그렇지만 그것도 절차잖느냐”며 “우리가 마음에 안들어도 존중하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의원은 또한 민주통합당과 미래통합당을 오간 정치적 전력과 관련해 정치적 정체성을 묻는 전 기자의 질문에 “제가 민주당에 있을 때 굉장히 많이 다퉜던 때가 있는데, 언론문제, 검찰문제, 민주주의 문제의 진정성을 놓고 다퉜다. 경제 부분도 안맞는 부분도 있었다”며 “그런데 나와서 국민의힘에 와서 보니까 경제는 사실 조금 다른데, 민주주의 문제, 정치 사회 문제는 정권 잡을때와 야당이었을 때가 다르다”고 털어놨다.

▲전종철 KBS 기자가 14일 오전 KBS 라디오 최강시사 대신 개설된 특집 KBS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민주당이 탄핵에 습관성으로 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질문하자 이 전 의원이 절차를 존중하면 된다고 반박성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KBS 1라디오 오늘 영상 갈무리
▲전종철 KBS 기자가 14일 오전 KBS 라디오 최강시사 대신 개설된 특집 KBS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민주당이 탄핵에 습관성으로 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질문하자 이 전 의원이 절차를 존중하면 된다고 반박성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KBS 1라디오 오늘 영상 갈무리

이 전 의원은 “오늘도 아침에 글을 썼는데, 언론의 문제도 정권을 장악하려 하고, 야당이 되면 언론의 자유를 외치다가 그런 게 반복된다”며 “실은 정권을 잡고 나서 어느 한쪽이라도 제대로 하면 되는데, 정권을 잡고 나면 개혁 외치던 사람이 갑자기 조용해진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누가 진정 헌법질서를 수호하는자인데, 우리는 진영병이라는 망국병이 걸렸다”며 “사실 보수와 진보의 가치하고 큰 상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니편 내편 갈라서 진실도 막 바뀐다. 그리고 옳고 그름도 바뀐다”고 비판했다.

이에 전 기자가 “바뀌고도 되게 뻔뻔하게 설명을 안하더라고요”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지금 우리도 어떤 면에서는 비판을 막 한다”며 “그때 정권 바뀌었을 때 그렇게 비판을 했는데, 우리가 정권을 잡고 나서 보니까 또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거울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은 주진우 기자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방송 당일 일방 하차된 사태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 전 의원이 비판한 KBS 진행자 교체 문제와 관련해 새로 교체된 한 프로그램의 진행자 면전에서 야당 때 언론자유를 외치던 당이 권력잡고는 조용해진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한편, KBS <뉴스9>의 새 진행을 맡은 박장범 기자는 지난 13일 첫 뉴스 오프닝멘트로 “그동안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흔들었던 정파성 논란을 극복하고 앞으로 공영성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해 논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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