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신임 KBS 사장 취임 첫날 9시 메인뉴스와 주요 시사프로그램 앵커와 진행자가 교체되고 주요 간부 인사를 단행하자 국회 원내정당 대변인들도 관련 논평을 냈다. 여당에선 “KBS의 비상을 기원한다”는 환영 메시지를 냈고, 야당들은 비판 의견을 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14일 <새롭게 출발하는 공영방송 KBS의 비상을 기원합니다>란 논평에서 “그간 KBS는 공영방송이라는 본분에서 벗어나 사실상 특정 정치집단과의 유착, 그들의 입맛에 맞는 편향된 시각의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로 전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론직필(正論直筆)을 의무로 가져야 할 언론인들마저 좌파 정치꾼들과 방송에서 활개를 치는가 하면 불균형한 패널 구성으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어제 박민 신임 KBS 사장은 취임사에서 ‘정파성과 정실주의가 아닌 공익과 공영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체성을 재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KBS의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다짐으로 읽힌다”며 “KBS는 불편부당(不偏不黨)을 핵심 가치로 삼고 국민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상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상업 방송이 미처 대변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낮은 곳,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국민이 납부한 소중한 수신료에 대한 값어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박민 신임 KBS 사장. 사진=KBS
▲ 박민 신임 KBS 사장. 사진=KBS

반면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KBS를 장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박민 사장은 KBS를 ‘정권의 시녀’로 전락시키려는 만행을 당장 멈추십시오>라는 서면브리핑에서 “기존의 시사프로그램을 ‘편파 방송’이라며 통째로 편성에서 삭제하고, <뉴스 9> 등 주요 뉴스 앵커를 비롯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까지 줄하차를 강요했다”며 “가히 40여 년 전 탱크를 밀고 방송사와 언론사로 밀고 들어갔던 신군부를 보는 것 같다. 박민 사장은 ‘전탱크’에 이은 ‘박탱크’가 되려고 합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명백한 제작 자율성 침해이자 부당한 인사조치”라고 주장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이날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 폐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전두환식 방송장악>이란 서면브리핑에서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공정’ 잣대를 들이대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방송장악으로 불통 정부를 완결시키겠다는 굳은 의지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TBS를 시작으로 KBS까지 시사 프로그램 폐지를 첫 일성으로 행하고 있다는 공통점은 시사를 줄이고 국민을 즐겁게 하는 방송을 늘린다는 변명은 그저 전두환 독재 시절을 떠올리는 퇴행”이라고 했다. 

신 대변인은 “방송3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윤석열 정부는 언론 민주주의와 결별 선언과 다름없다”며 “방송3법 수용으로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을 바로 잡을 마지막 기회를 잡으라”라고 덧붙였다. 

박태훈 진보당 부대변인은 이날 <박민 취임 하루 만에 주진우 퇴출 이젠 눈치도 안보겠단 건가>란 브리핑에서 “KBS는 매년 실시하는 신뢰도 조사에서 1~2위를 놓치지 않은 방송사로 KBS가 편파된 것이 아니라 KBS를 바라보는 박민의 시선이 편파적인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장악하고, KBS의 이사회를 장악하고, KBS 사장에 정권의 하수인을 내정하고, 앵커와 프로그램, 진행자를 교체하는 데 걸린 시간이 1년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부대변인은 “KBS를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박민의 방송으로 만든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는 개꿈으로 끝날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에 경의를 표하며 진보당은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 사장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방송사 사장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운운하는 것 자체도 어처구니 없지만, 마치 적진 점령에 성공한 개선장군이 대국민 점령 포고문을 발표하는 것마냥 행세하는 행태가 참으로 가소롭다”며 “권력을 앞세운 윤석열식 언론장악의 추악한 모습은 역사의 한 장면으로 똑똑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정당인 한국의희망은 14일 오전 현재 관련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편 박민 KBS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중히 사과한다”며 “팩트 체크를 활성화해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오보를 내면 사과할 것이며 정정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고 불공정 논란이 일면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TV수신료 분리징수로 경영 어려움을 언급하며 “저와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임금의 30퍼센트를 삭감하고 명예퇴직을 확대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 인력구조를 개선하며 구조조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