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호 TV조선 앵커가 17일 저녁 뉴스9 오프닝멘트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 회동설 사실무근 반박을 들어 아니면 말고식 폭로는 사라져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17일 저녁 뉴스9 오프닝멘트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 회동설 사실무근 반박을 들어 아니면 말고식 폭로는 사라져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선고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판결 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을 만나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잇단 의혹제기를 두고 조 원장 측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가운데 방송도 관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TV조선 앵커는 “아니면 말고 식 폭로는 사라져야 한다”라고 비판한 반면, MBC는 4개월 전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의 회동 관련 제보 내용을 재차 보도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지난 17일 ‘뉴스9’ 톱뉴스 <지라시 정면반박…“의혹 모두 사실무근”> 오프닝멘트에서 한덕수 전 총리와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충식씨(김건희 여사 집사)를 4월경 만났다는 의혹과 관련 “진실게임 수준을 벗어나 무엇이 사실인지 제대로 밝혀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윤 앵커는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판단과 관련해 자신의 의사를 드러낸 적이 실제 있는 건지, 아니면 여당이 아무 근거 없이 국회를 이용해 악의적인 가짜 뉴스를 퍼뜨리면서 이른바 사법개혁의 빌미로 삼으려 하는 건지, 누군가는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직자가 거짓말을 했다면 그것도 문제지만, 아니면 말고 식 폭로는 이제 사라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윤 앵커는 스튜디오에 출연한 한송원 TV조선 기자와 대담에서도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조 대법원장이 책임을 져야겠는데, 반대로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날 경우 누가 책임지느냐”라며 “이 대통령도 그렇고, 여당에서도 가짜 뉴스를 근절해야 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추진하고 있는데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한송원 기자는 “이 대통령이 가짜뉴스에 대한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고, 민주당도 언론의 허위 보도에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추진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 허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도 ‘뉴스A’ 톱뉴스 오프닝 멘트에서 “중요한 건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냐 겠죠”라며 “이미 넉 달 전에 익명의 제보자를 근거로 여당이 주장했다가,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잠잠해진 건인데, 다시 꺼내 들어 총공세를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채널A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탄핵 이후 정상명, 한덕수, 김충식, 조희대 4인이 회동했다고 한다’면서 공개했던 제보자 녹취 육성을 제시한 뒤 “당시 구체성이 떨어지고, 익명 제보자의 음성 녹취밖에 없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건을 넉 달 만에 다시 소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널A는 “하지만, 넉 달 전과 비교해 추가로 확보된 자료는 없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최근 커진 갈등 속에 대법원장 압박용이란 정치적 목적으로 다시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라고 해석했다. 

MBN은 ‘뉴스7’ <[단독] ‘조희대 회동설’ 당사자들 “만난 적 없어”> 리포트에서 김건희 여사 집사로 알려진 김충식씨가 “모든 건 다 사실무근이고 절대 그런 일이 자체가 없었다. 식사하는 일도 없었지만 그런 만남 자체가 없었다”라고 말하는 인터뷰 영상을 보도했다. 김 씨는 국회에 의혹을 제보한 매체를 경찰에 고소했다고도 밝혔다고 MBN은 전했다. 정 전 총장은 MBN과 통화에서 “조 대법원장이나 김 씨와 일면식도 없고, 한 전 총리도 사석에서는 만난 적 없다”라며 식사 의혹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MBC는 같은 날 메인뉴스에서 추가 제보 내용을 보도했다. 조현용 MBC 앵커는 ‘뉴스데스크’ 톱뉴스 <윤 만나서도 “이재명 처리”?…비어 있는 ‘해명’> 오프닝멘트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제보가 있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MBC는 서영교 의원이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윤석열과 조희대가 만났고, 조희대는 윤석열에게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바로 처리하겠다고 하는 제보를 제가 받았는데…(조 대법원장이) 아직도 답변이 없다”라고 말한 뒤 “당시 여권의 고위직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과거 (윤석열 정부) 민정에 있던 사람”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 내용도 서 의원이 지난 5월 법사위에서 주장했던 내용이다. 

▲조현용 MBC 앵커가 17일 뉴스데스크 오프닝멘트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만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를 언급했다는 제보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조현용 MBC 앵커가 17일 뉴스데스크 오프닝멘트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만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를 언급했다는 제보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MBC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한 전 총리 등과 회동설을 부인하면서도 “서영교 의원이 제기한 1년여 전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의혹에 대해선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JTBC는 조 원장이 한 전 총리와 만남 자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의심했다. 여도현 JTBC 기자는 ‘뉴스룸’ <조희대 “한덕수와 논의 안 해”…“녹취 증거 있다는데?” 묻자> 제목의 현장 연결에서 ‘한덕수 전 총리와의 만남도 부정한 건지, 보기에 따라선 모호할 수도 있는데 추가 설명은 없었느냐’라는 오대영 앵커 질의에 “조 대법원장이 입장문에서 한 전 총리는 물론 외부 누구와도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취재진이 ‘만남은 인정하는 건지’ 질문하자 대법원 관계자는 ‘4월에 한덕수 전 총리와 식사 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는 의미이고 공식적인 행사 등에서 만났을 가능성을 아예 제외할 순 없어 정제된 표현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라고 답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퇴근길에서 ‘민주당에선 한덕수 전 총리 등과 만났다는 녹취 증거 있다는 데 입장 있느냐’라는 기자 질문에 “수고하십니다”라고 말한 뒤 차량에 탑승하고 떠났다. 조 대법원장은 18일 출근길 문답에서도 기자들이 ‘정치권 사퇴 요구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등 정치적 중립을 잃었다는 의견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가’ 등의 질의에 답변 없이 건물로 들어갔다.

임찬종 SBS 기자는 지난 17일 ‘8뉴스’ 스튜디오 출연해 “이번 논란의 확산 여부를 가를 관건은 두 가지”라며 “첫째,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당사자인 민주당 측이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다. 조 대법원장이 공개적으로 해당 의혹을 부인했으니 민주당 측이 의혹 제기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에 따라 논란 확산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기자는 이어 두 번째 관건으로 특검 수사 여부를 들어 “정청래 대표 등이 내란 특검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고, 공수처 역시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 사건을 지난 6월 내란 특검에 이첩한 바 있다”라며 “내란 특검이 강제 수사에 착수한다면 수사 과정에서 영장 발부 여부 등과 관련해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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