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이 지난 21일 특정 종목 소개 기사로 주가를 올려 수년 간 111억8000만 원의 부당 수익을 올린 전직 경제지 기자를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해당 기자는 주가변동성이 큰 종목을 매수한 뒤 기사 출고 이후 고가에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세 차익을 봤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9년간 쓴 2074건의 기사가 범죄행위의 도구로 쓰였다. 금감원은 다른 기자들과의 공모 정황도 확인하고 있다.기사를 이용한 선행매매로 돈을 번 기자들이 몇이나 될지 가늠조차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어쩌면 이번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지난 1월 체포 직전 자신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극우 유튜브 영상을 경호처 차장에게 공유한 증거가 최근 법정에서 드러났다. 윤석열은 당시 “한남동을 지키려고 애쓰는 시민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계엄으로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고, 60% 이상 국민들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던 국면에서도 현실감 없는 상황 인식이었다.계엄이라는 대통령의 비상식적 판단에 극우 유튜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론은 상식적이다.
YTN이 지난 12일 리포트에서 최근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항소 없는 밤’이란 노래를 만들어 상황을 풍자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리포트엔 주 의원이 만든 영상도 포함됐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YTN이 “허위조작정보를 반복적으로 유포”했다며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YTN은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 누구든 언론보도에 문제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여당이 ‘국기문란’으로, ‘허위조작정보’로 규정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YT
2022년 11월15일,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전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재원의 70% 가량을 서울시에 의존하던 TBS는 사망선고를 받았다. 방송의 공정성이 문제라면 공정성 강화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특정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방송사를 아예 멈춰버린 폭력적 사건이 군사독재 시절도 아닌 21세기 서울시에서 벌어졌다.그리고 3년이 흐른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TBS에 방송통신발전기금 74억8000
지난 9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추석 전까지 언론개혁을 끝낸다”던 정청래 대표의 지난 100일은 박수보다 아쉬움이 가득했다. 정 대표는 지난 8월14일 언론개혁특위를 출범시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을 예고했다. 언론계의 강한 비판과 우려 속에 속도전에 나서던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부정적 의견을 밝히고 나서야 관련 논의를 중단했다. 정 대표는 뒤이어 ‘허위조작정보 금지법’이란 이름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나섰다. 해당 개정안은 민변에서 “법규범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5일 “YTN 등 정부 자산 매각 즉시 전수조사”를 긴급 지시했다. YTN 최대주주 유진그룹은 “헐값 매각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냈지만 졸속 매각의 본질을 흐리는 주장이다.올해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가 2021년 YTN의 허위 경력 보도에 ‘복수’를 예고한 육성이 공개됐다. 특검은 통일교의 YTN 인수 로비 과정에서 김 여사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포착했다. 앞서 2022년 YTN 지분 매각 의사가 없었던 한전KDN·한국마사회는 정부 여당의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압박에 입장을 바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수개
올해 국정감사에서 KBS·YTN·TBS 정상화로 가는데 도움이 될 각종 증언과 증거가 등장했다. 우선 지난해 박민 KBS 사장 연임 실패를 놓고 ‘명품백을 돌려줘야 한다’는 그의 국회 발언이 김건희 여사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좌파 척결’을 강조하며 KBS 직원 1000명을 구조조정하라는 용산 지시를 짐작할 녹취도 나왔다. 사실이라면 박장범 현 KBS사장 선임을 비롯해 경영 전반에 대통령실이 적극 개입했다고 볼 수 있다. 4년 전 자신의 허위 경력을 취재하던 YTN 기자에게 “나도 복수해야지”라던 김건희 여사의
미디어 플랫폼으로서 유튜브채널의 영향력을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체감하는 곳은 정치권이다.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투표일 하루 전날이던 6월2일 월요일 오전에 ‘뉴스공장’, 오후에 ‘매불쇼’ 출연을 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체포 직전 여권 인사들에게 “요즘 레거시 미디어는 너무 편향돼 있으니 유튜브에서 잘 정리된 정보를 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얼마 전 화제를 모았던 주간경향 ‘공장장 가라사대’ 기획 기사는 ‘유튜브 저널리즘’에 대한 비평의 필요성을 공론화하며 시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기성 언론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이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으로 명명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게재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법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해질 수 있어 표현의 자유 침해가 우려된다. 최대 5배까지 가능한 배액 배상 판단을 위해 정한 ‘타인을 해할 의도의 추정’ 요건은 익명 제보를 위축시킬 수 있다. ‘사실 확인을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라는 요건은 추상적이어서 누구나 배액 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법적으로 불법정보·허위조작정보로 판명 난 정보를 반복적으로 유통할 경우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과징금 신설도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최근 행보가 논란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일 국정감사 MBC 비공개 업무보고 자리에서 자신이 등장한 리포트를 문제 삼았고, 압박성 발언 이후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켰다. 여당의 언론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면서 공영방송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위원장의 이 같은 문제 제기는 모든 면에서 부적절했다. 국민의힘 출신 과방위원장이 똑같은 행동을 했다면 민주당이 어떻게 반응했을지 생각해 보면 답은 명확하다.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
더불어민주당이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피해액보다 최대 5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내놨다. 언론보도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을 이유로 민사소송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번 개정안은 유튜브 영상부터 커뮤니티 게시글, 일반 기사까지 온라인 정보 유통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입법 취지대로 허위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언론보도의 정확성이 높아지면 좋겠지만 우려도 있다.당장 정치인이나 대기업 같은 권력자도 5배 배액 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위헌 시비를 고려해 이들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하
12·3 내란 사건 이후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국회는 이번 국감을 통해 ‘입틀막’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 행태를 추적하고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불법적인 2인 방송통신위원회 체제에서 벌어졌던 온갖 방송장악 논란의 실체부터 접근해야 한다. 우선 YTN 졸속 민영화 과정에 정권 차원의 개입이 없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당장 14일 국감에선 김건희 여사가 2021년 12월 자신의 허위 경력 의혹을 취재하던 YTN 기자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통화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다. TBS를 폐국 직전으로 몰고 간 서울시 지원 조
고인이 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 유족의 외침에 마침내 MBC가 응답했다. 양측은 15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 약속, 명예 사원증 수여 등을 진행한다. MBC는 기상캐스터 직무를 없애고 정규직 기상기후전문가를 채용하기로 했다. 기존 기상캐스터의 고용불안 우려를 불식시킬 장치도 부속 합의문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오씨의 어머니 장연미씨가 28일 만에 단식 농성을 멈추게 되었다. 늦었지만 양측의 합의가 반갑다. 오요안나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지난해 9월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 소속 공소청 신설,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48년 정부 수립부터 등장한 검찰의 77년은 편파 수사·기소로 얼룩진 검찰권 오남용의 역사였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었던 검찰청 폐지는 국민 위에 군림했던 검찰이 자초한 결말이다. 그간 “검찰에 따르면”으로 기사 첫 문장을 시작했던 우리 언론도 돌아볼 대목이 있다. 논문 (2016년)에 따르면 2000년~2014년 지상파3사 검찰 뉴스 710건의 보도 시점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설치법이 통과되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윤석열 정부가 2023년 여름 ‘방송장악 기술자’ 이동관씨를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부터 방통위 폐지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의 등장은 합의제 미디어 기구 파행으로 이어졌고, 사실상 독임제로 운영된 이동관-김홍일-이진숙 방통위에서 벌어진 ‘가짜뉴스’ 대응, 보도전문채널 민영화, 공영방송 이사 졸속 선임 등은 방통위 해체를 앞당겼다. 방미통위가 방통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의사결정 구조가 기존 여야
지난 7월 말 김백 YTN 사장이 돌연 사퇴한 뒤 유진그룹이 문재인정부 시절 보도국장 출신 인사를 차기 사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유진그룹이 지난해 YTN 장악 이후 윤석열정부 입맛에 맞는 사장을 앉히더니 이번엔 이재명 정부 입맛에 맞을 법한 사람을 앉히려는 모양새다. YTN 안팎의 대주주 교체 움직임을 모면하기 위한 뻔한 수다. YTN 민영화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개입 의혹이 불거진 지금, 유진그룹은 김 여사나 정부 측을 상대로 통일교 이상의 로비를 진행했는지부터 밝히기 바란다. 유진그룹은 대주주가 되고 사장추천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 속도전에서 한발 물러섰다. 숙의를 요구한 언론계의 우려를 받아들인 것으로서 바람직한 결정이다. 민주당의 속도전을 우려하던 대통령실도 이번 결정에 환영 입장을 냈다. 민주당은 적절한 시점에 정보통신망법을 중심으로 허위조작정보 퇴출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악의적인 허위조작정보는 확실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그것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과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민주당의 징벌 배상 도입에 찬성했던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법은 선의대
지난 15일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다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의 1주기였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의 바람은 두 번 다시 오씨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는 것이었다. 고용노동부는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 ‘괴롭힘은 있었지만 노동자가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오씨는 직장에 다녔으나 직장인이 아니었고, 피해는 입었지만 피해자는 아니었다. ‘무늬만 프리랜서’들의 노동 현실을 드러낸 참담한 결론이었다.오요안나씨는 기상예보 준비 과정에서 MBC 정규직 직원들과 협업했
입법권을 가진 여당의 언론보도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논의가 언론중재법에서 정보통신망법 중심으로 옮겨갔다. 절대다수 언론보도가 정보통신망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망법으로도 배액 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언론 탄압’ 프레임에서 벗어나 어떻게든 배상액을 높이겠다는 여권의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물론 언론인들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법안이 통과되면 정치인, 고위공직자, 대기업은 형사고소와 더불어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으로 수년간 언론인을 괴롭힐 것이고 일상적 위축은 전보다 심해질 것이다. 시사 유튜버도, 커뮤니티 글을 올리던 시민도 마
더불어민주당이 예고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추석 전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전광석화’처럼 달려갈 성질의 법안이 아니다. 반드시 숙의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고의·중과실 오보에 대해 배액 손해배상제 도입을 예고했다. 고의적 오보로 판단되면 기본 손해액 5000만원 이상의 5배, 최소 2억 5000만원을 배상해야 하고 중과실은 기본 손해액 3000만원 이상의 3배, 최소 9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작위적이다. 판단 근거를 알 수 없다. 지난 5일 민주당 언론개혁특위가 해당 보도 이후 기자 설명회를 가졌으나 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