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제35회 민주언론상 시상식.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제35회 민주언론상 시상식.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박장범 사장 체제 KBS에서 결방 사태를 겪은 KBS ‘추적60분-계엄의 기원 2부작’이 제35회 민주언론상 본상을 수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5회 민주언론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민주언론상 선정위원회는 이날 본상 선정 사유로 “제작 이후 KBS 내부 갈등으로 방송이 지연됐으나 언론노동자들의 내부 투쟁을 통해 결국 방송을 관철했다는 점에서 언론사 내부 민주화 및 정치적 세력으로부터의 독립 쟁취라는 의미가 크다”며 “스카이데일리의 허위 보도 논란 등으로 혼란한 시기에 제보자를 직접 취재하고 팩트 체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중심을 잡아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추적60분-계엄의 기원 2부작’ 제작진인 조수민 KBS PD는 수상소감을 통해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한지 1년이 되어 가는데 그 사이 많은 것이 달라지고 또 어떤 것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변하지 않은 것 중 하나는 저희가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취재하고 또 공정하게 보도해야 한다는 사명”이라며 “동료 언론인들이 저희가 공정한 보도를 하지 못할 때 함께 목소리 높여주실 것이란 믿음이 있기에 현장에서 열심히 취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보도부문 특별상은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을 연속보도한 매일노동뉴스, ‘제주 부장판사들 비위의혹’ 단독 연속보도를 한 제주CBS 취재진에게 돌아갔다.

정소희 매일노동뉴스 기자는 “이번 기사는 화려한 브랜드 이면에 자리한 청년 노동 착취 구조에 대한 보도였다. 고인의 명예를 지키고자, 또 같은 더 이상 청년 노동자가 희생되는 일을 막아야겠다는 유족분들의 용기 덕분에 이 기사가 나올 수 있었다”며 “이번 보도가 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산재를 가볍게 여기는 기업에게도 아주 큰 경고가 되길 바라며, 일터에서 쓰러져 간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산재 없는 사회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애써주시는 활동가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고상현 제주CBS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판사들의 윤리관과 도덕관이 얼마나 무너져 있나, 이 무너진 상태에서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판결을 한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라’를 생각했다”며 “아직 미처 보도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는데 후배 이창준 기자와 함께 열심히 부장판사 비위 의혹에 대해서 끝까지 취재하겠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제35회 민주언론상 시상식.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제35회 민주언론상 시상식.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활동부문 특별상은 가로세로연구소의 명예훼손 소송에 대해 공익변론을 진행한 최용문 변호사(법무법인 예율)와, 윤석열 정권 시기 서울시 출연기관에서 해제된 뒤 1년 여간 무급 상태로 ‘TBS 정상화’ 투쟁 중인 언론노조 TBS지부가 공동 수상했다.

최용문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가로세로연구소의 전략적 봉쇄 소송을 담당한 것도 그런 취지였다. 언론인들의 민주적 언론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정환 TBS지부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송지연 TBS지부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이 상이 TBS 구성원들이 걸어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아 큰 위로가 된다”고 밝혔다.

사진·영상부문 특별상은 오마이뉴스의 ‘90도 형님 인사 받는 윤석열 추정 남성 영상’이 받았다. 방태윤 오마이뉴스 기자는 “앞으로도 열심히 취재하라고 주신 상으로 여기고 더욱 열심히 취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성평등부문 특별상은 한국일보 허스펙티브팀이 수상했다. 최은서 한국일보 기자는 “허스펙티브는 한국일보에 성평등 콘텐츠가 중단되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뭉친 팀원들이 자발적 야근을 해가면서 지속되는 콘텐츠”라며 “이번 수상이 여성 의제를 다룬 콘텐츠가 지속되기 어렵다거나 주류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깨는 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과 조성은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언론노조는 지난 37년 동안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다”며 “올해 민주언론상 응모작과 수상작에서도 민주언론을 향한 우리의 투쟁과 실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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