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YTN.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YTN. 

국내 주요 언론학회들이 ‘YTN 졸속·불법 민영화’ 논란을 빚은 유진그룹의 후원으로 정기학술행사 내 세미나를 계획했다가 안팎 비판이 나오자 잇달아 취소했다.

최용준 한국방송학회장과 이종관 ‘2025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일 학회원 문자메시지 공지로 “정기학술대회의 유진이엔티 후원 특별세션 개최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안팎으로 다수 제기된 바, 학회 집행부와 조직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해당 세션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과 최 회장은 “9월29일에 공지된 특별세션 공모 절차 역시 취소”라고 했다. “존경하는 학회원 분들께 혼선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학술대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매진하겠다”고 했다. 한국언론정보학회도 지난 1일 홈페이지 공지를 내고 학술대회 조직위원장과 총무단 임시 회의를 거쳐 유진이엔티 후원 세미나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미 유진이엔티 후원세션을 진행한 한국언론학회의 경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홍성노 언론노조 YTN지부 사무국장은 3일 통화에서 두 학회의 유진 후원세션 취소를 두고 “당연히 취소가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자본의 이해와 독립돼 운영돼야 할 학회가 유진이엔티가 어떤 기업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음에도 후원 세션을 진행하려 했다는 점이 그 자체로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국방송학회는 다음달 8일 가을 정기학술대회에서 유진이엔티 후원으로 ‘민영방송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역할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 방향’을 주제로 연다고 공지했다. 언론정보학회는 다음달 29일 정기학술대회에서 ‘방송 저널리즘의 역할 재구성: 사회적 제도와 공공 인프라로서의 언론’ 후원세션을 연다고 했다. 최대 학회인 한국언론학회는 지난 5월 봄철 정기학술대회에 유진이엔티 후원 특별세션 ‘OTT 미디어 시대, 실시간 방송 서비스의 전략과 방향’을 진행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어 이를 알리면서 “언론학자들도 내란 세력에 동조해 YTN을 자본에 팔아먹으려 하는가”라며 “언론 3학회가 유진이엔티의 후원금을 탐해 YTN 사영화에 부역한다면 이미 자본에 장악당한 어용 단체일 뿐이며, 감히 공영방송 이사 추천이나 YTN 사장추천위원회에 참여할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1일 성명에서 “보도국장 임면동의제, 사장추천위원회 등 공정방송 장치도 제멋대로 파기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 비판보도 금지나 풍자 삭제 등 제작자율성 침해로 보도전문채널 YTN의 근간인 공공성, 공정성을 파괴한 주범도 바로 유진그룹”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봄 특별세미나를 개최한 한국언론학회도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며 “나아가 그간 후원금 출처에 대한 윤리적 검토없이 학술행사를 열어온 관행에 대해 언론학계는 뼈아픈 각성과 성찰의 입장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윤리규약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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