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광주 방문과 관련해 광주 민심이 들끓고 있다. 경찰이 장 대표의 5·18민주묘지 참배를 막아선 시민단체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히면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의 5·18민주묘지 참배를 비판적으로 보는 건 시민단체뿐만이 아니다. 경찰 수사에 앞서 광주지역 일간지 무등일보와 광주일보는 장 대표의 참배 시도에 대해 “광주시민에 대한 조롱이자 2차 가해” “그러니 욕을 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6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광역시를 방문해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5월 정신이 대한민국의 긍지가 되고 역사의 자부심이 되도록 국민의힘은 진심을 다해 호남과 동행하겠다”며 “이 발걸음이 진정한 화합과 국민 통합의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는 5·18민주묘지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가 장 대표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시민단체에 막혀 추념탑 앞에서 묵념을 한 뒤 현장을 빠져나왔다.
이를 두고 경찰은 장동혁 대표를 막아선 시민단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18일 장 대표를 막아선 시민단체들이 집회 신고 없이 기자회견 형태의 집회를 진행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장 대표 측이 보낸 조화를 넘어뜨려 훼손한 정황도 확인해 재물손괴·업무방해 혐의를 추가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해 반발한 건 시민단체뿐만이 아니었다. 경찰 수사에 앞서 광주·전남 지역 일간지들은 장 대표 광주 방문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무등일보는 지난 10일 사설 <내란 옹호 장동혁 5·18 참배 강행은 5월 영령 ‘모독’>을 내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옹호하면서, 또 다른 친위쿠데타 수괴 전두환에게 학살당한 이들의 묘역 참배를 강행한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의 무도함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윤석열의 친위쿠데타를 비호한 인물과 그 세력들의 5·18 묘역 참배는 용서도, 화해도 아닌 역사 모독으로 학살당한 광주시민에 대한 조롱이자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무등일보는 “내란을 옹호하면서 ‘5·18 정신을 대한민국의 자부심으로 만들겠다’는 발언은 이율배반”이라며 “윤석열의 반민주적 퇴행을 두둔한 자가 어찌 쿠데타 희생자들을 언급이나 한단 말인가. 전두환의 반헌법적 내란에 항거한 광주시민들의 희생을 정치적 장식용으로 쓰겠다는 하찮은 발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무등일보는 “장동혁의 무도하고 반인륜적 행태를 향한 시민들의 분노는 정당하고, 너무도 인간적”이라며 “사람의 형상을 하고서, 친위쿠데타를 비호하면서, 추모를 입에 올릴 수는 없다. ‘5·18 정신을 대한민국 자부심’으로 만들려거든 그간에 자행한 모든 내란 옹호 언행을 철회하고 공식 사과부터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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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김지을 사회부장은 지난 18일 칼럼 <우리가 OO이다>를 통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우리가 황교안이다’고 언급했다. 계엄 선포를 찬성하고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장을 체포하라’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내란 지지 시위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이를 옹호하면서 ‘우리가…’을 빌려쓴 것”이라며 “그것도 모자라 국가 폭력에 함께 연대하고 항거한 영령들이 잠든 5·18 국립묘지 참배를 시도했다. 그러니 욕을 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5·18기념재단은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1980년 계엄에 대항하다 희생당한 오월 영령 앞에 2024년 계엄을 옹호한 당의 대표가 참배하고 조화를 바치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순적인 행위”라며 “광주시민들의 시위는 정당한 방어이며, 민주시민의 권리행사”라고 지적했다. 5·18기념재단은 “경찰은 광주시민과 시민단체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 국민의힘은 광주시민을 적대시하는 정치적 공세를 멈춰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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