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영등포경찰서장과 전직 수사과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영등포경찰서장과 전직 수사과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체포에 대통령실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그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이진숙 위원장 체포 건 언제 보고 받았나?”라고 묻자, 강훈식 비서실장은 “저희는 체포된 다음에 보고 받았다”라고 답했다.

박수민 의원이 “경찰청에서 보고 했다던데?”라고 질문하자, 강훈식 비서실장은 “저한테 보고된 건 제 기억으로 (체포 직후인) 오후 4시 정도”라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왜 견제 안 했나. 제가 보니까 굉장히 거칠고 문제가 많은 공권력 집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강 비서실장은 “경찰이 몇 차례 (출석 요구를) 어떻게 했다는 과정까지는 그 뒤에 보고 받았다”며 “저희 대통령실이 방통위원장을 어떻게 해야 되겠다, 또는 어떻게 공격해야겠다, 이런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런 정도로. 죄송한 이야기입니다만, 한가하지 않다. 솔직히 말씀드리면”이라고 답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 10월2일 체포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시켰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진숙 전 위원장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택 주차장에서 체포했다. 수갑을 찬 채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한 이진숙 전 위원장은 기자들 앞에 서서 “전쟁이다. 이재명이 시켰습니까? 정청래가 시켰습니까? 아니면 개딸들이 시켰습니까? 방통위라는 기관 하나 없애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 저 이진숙한테 수갑을 채우는 겁니까?”라고 반발했다.

앞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0월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주호영 의원이 “일선서 수사과장이 체포 영장 청구를 먼저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디서 청구하라고 조율돼서 이야기됐을 것 같다”라고 주장했고 유 직무대행은 “경찰 내부망 메일을 통해 대통령실에 통보한 것”이라며 “유선 보고나 직접 통화는 없었다”고 했다. 

지난 8월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사건이 여러 차례 현장 압수수색도 되고 그랬는데, 왜 수사 진행상태가 이렇게 지지부진한 거냐”라며 “신속하게 강제 수사하고 필요하다면 혐의점이 드러났다면 구속수사도 불사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당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신속하게 수사하도록 국수본에 지시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진숙 당시 위원장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입장을 내고 “경찰청에 대한 감사권을 가진 행안위원장이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불러놓고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수사를 ‘신속히’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필요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구속 수사도 불사해야’한다고 ‘윽박’지르는 듯한 모습”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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