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실에 무단으로 침입한 기자들이 각각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기자들은 최근 ‘언론통제’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양우식 경기도의원(운영위원장, 국민의힘, 비례)을 옹호하는 기사를 써온 ‘경기도 일간기자단’ 소속이다. 기자들은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으로 청구했고 현재 수원지법에서 공판이 진행 중이다.
수원지방법원 형사35부(판사 정아영)는 지난해 8월30일 케이부동산뉴스 소속 A기자와 한스경제 소속 B기자를 각각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으로 벌금 200만 원 약식명령을 내렸다. 약식명령서를 보면, A·B 두 기자는 곽미숙 전 국민의힘 대표의원(재선)이 ‘계속 대표의원의 직무를 수행하는지 여부’를 취재하기로 마음먹고 2023년 6월13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도의회 12층에 위치한 대표의원실에 몰래 들어갔다.
10시14분 도의회 직원들이 탕비실로 이동해 대표의원실을 비우자 두 기자는 대표의원실 안으로 마음대로 들어갔다. 1분 정도 곽미숙 전 대표의원의 책상과 명패 등을 사진으로 찍었다.
이들이 당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배경에는 국민의힘 경기도의원들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이 있다. 2022년 지방선거로 경기도의회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78대 78’ 여야 동수로 구성됐다. 이에 두 당은 전반기 도의회 의장을 두고 대립했는데 막상 같은해 8월 무기명으로 의장 투표를 한 결과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와 민주당 소속 염종현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됐다.
의장을 가져오지 못하자 국민의힘 초·재선 일부 의원과 국민의힘 대표단의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곽미숙 의원이었는데 당내에서는 곽미숙 당시 대표의원의 불신임안을 가결하는 사태로 번졌다.
한스경제와 케이부동산뉴스는 이 과정에서 곽미숙 대표의원이 법원 판단을 무시하고 대표의원실에서 나가지 않고 있는데 곽 의원 배후에 몇몇 국회의원이 있다는 등의 비판기사를 꾸준히 보도했다. 두 기자의 대표의원실 무단침입은 이러한 분위기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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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 케이부동산뉴스가 속한 ‘경기도일간기자단’의 여러 매체에서는 양 의원의 언론관을 비판한 기자들을 향해 ‘기자들이 정치에 개입했다’거나 ‘배후에 김동연 경기지사가 있다’고 비판했다. 경기도일간기자단은 지난 2020년 만든 임의단체로 매년 지자체장이나 공무원 등 인사에게 여러 가지 상을 주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현재 경기도의회 윤리특위는 ‘언론통제 발언’으로 비판받는 양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또한 직권남용 혐의로 양 의원에 대한 고발장이 수원지검에 접수됐는데 최근 수원남부경찰서로 이첩됐고 고발인 조사가 있었다. 한편 두 기자는 벌금 200만 원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수원지법 형사1단독은 4월2일과 30일 두 차례 공판을 진행했으며 다음 공판기일은 6월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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