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한다고 선언했다. 비례대표 의원이어서 탈당절차가 마무리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권 의원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이태원 특별법 등 국민의힘의 입장과 달리 본회의장에서 찬성표를 던진 이유를 두고 “국민 의사에 반하는 국민의힘의 당론은 따를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제3지대 활동을 돕겠다면서도 성공할지는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권은희 의원은 29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탈당 발표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법 앞의 평등과 같은 가장 근본적인 문제 앞에서도 타협하지 못하는 양당정치의 적대적 관계에서 한없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지난 시간동안 제3정당 정치인으로서, 다당제 정치 구조에서 국민의 일상과 미래가 이념과 기득권을 이기는 정치를 꿈꾸었다”며 “하지만 제3지대가 이루어낸 작은 성과조차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다시 양당 정치현실로 회귀하는 쓰디쓴 좌절이 반복되었다. 좌절이 반복되는 양당정치의 높은 벽을 극복하고 국민이 이기는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다시 인사드리는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김건희 특검법, 50억클럽, 이태원참사특별법에 국민의힘은 퇴장했는데도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는데, 왜 당의 입장에 반하는 결정을 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문에 “당의 입장에 우선하는 것은 항상 국회의원의 헌법기관으로서의 소신과 양심”이라며 “이번 특검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문제이고 김건희 주가조작 문제는 법 앞의 평등이라는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국민들의 뜻에, 상식에 반하는 당론이라는 것은 따라야 하는 의무가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한 뒤 백브리핑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50억클럽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왜 국민의힘 입장에 반하는 찬성 표결을 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한 뒤 백브리핑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50억클럽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왜 국민의힘 입장에 반하는 찬성 표결을 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이 같은 선택 이후 권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국민의힘에 있는 이유가 뭐냐’는 항의의 문자도 받았고, 좀 원내 소통이 원활하지 않게 됐다는 느낌도 받았다”며 “뭔가 벽이 생기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대통령의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에도 반대하느냐는 질의에 권 의원은 “결단코 거부권 행사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 묻는 방식으로 해결해야만 이 사안의 진상과 ‘과연 책임지는 고위공직자들은 어떠한 업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고 넘어 가서는 안되기 때문에 결단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실 것을 이 자리를 빌어 촉구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소위에서 상임위, 본회의까지 모두 단독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여야 합의라는 요건 충족이 안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국민의힘 반론을 두고 권 의원은 “세월호 참사 특별법도 제3당이 합의해 처리한 사례가 있다”며 “보수 여당이라고, 보수당이라고 해서 이런 문제에 대해 늘 책임을 회피해오지 않았다”고 재반박했다. 권 의원은 “국회를 탓하기 전에 국회에 집권 여당의 자율권을 주지 않는 수직적 관계에 대해 먼저 반성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제3지대에서 활동할 것이냐는 질의에 “다당제 정치가 우리 사회변화에 따라서 수반돼야 하는 정치변화라고 보고 있다”며 “양당정치 하에서 능력있는 사람이 와서 잘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한때의 성공으로 그칠 수 있는 일이고, 구조적으로 양당 정치의 시선은 국민을 향하지 않고 권력과 기득권을 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당제 정치로 극복해야 한다는 신념”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제3지대가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하느냐는 질의에 “그 확신이 아직 없기 때문에 제 구체적 행보에 대해 말씀드릴 수가 없다”며 “그런 신뢰와 확신이 저의 다음 행보 이전에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개혁미래당) 인재위원장이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소통여부와 관련, 권 의원은 “국민의당 활동을 하면서 제3지대가 얼마나 힘든가를 잘 알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힘이 되고 응원이 될 수 있는 일은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편하게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두 당이 총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길 응원하지만 총선 이후에도 제3지대에 뿌리를 내려서 정말 정치의 변화를 이뤄낼 강한 의지가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해 묻는 소통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이들이 의지가 얼마나 강한 것인지, 두 분이 양당에 있을 때와 지금 과연 본인들의 신상의 변화 이외에 정치의 변화를 왜 생각하게 되었는지, 실행에까지 옮기게 되었는지 답을 듣고 싶다”고 공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자신의 출마 염두 지역구를 묻자 “광주 광산을에서 아직 변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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