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황 이사장·정태익 대표이사 체제 TBS가 끝내 민영화를 추진한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의 ‘TBS 민영화’ 주장이 현실화되는 형국이다.

박노황 이사장과 정태익 대표이사는 27일 <TBS 지원 폐지조례 한시적 연기를 위한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서울시의회에 TBS 지원 폐지조례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지만, 핵심은 ‘TBS 민영화’다.

▲사진=TBS.
▲사진=TBS.

이들은 “더 늦기 전에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이제 TBS는 민영 방송사로 새로 태어나고자 한다”며 “다만, 효율적인 조직 재구성 등 민영화 준비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TBS 지원 폐지조례 시행의 한시적 연기를 다시금 서울시 및 서울시의회 의원님들께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TBS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는 ‘희망퇴직’이 마지막이라고 못박았다. 이들은 “이제부터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미디어재단 TBS는 더 이상 서울특별시 출자출연기관이라는 보호막을 가질 수 없다”며 “TBS 구성원들도 어렵고 예측할 수 없는 길에 서 있다. 그 과정은 상당한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지금으로선 희망퇴직이 TBS 직원들의 오랜 노고에 대한 마지막 배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TBS는 자립을 위해 조직을 합리적으로 재정비하고 우선순위가 낮은 예산과 사업은 과감히 청산해 나갈 것”이라며 “TBS가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 방송사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TBS는 2020년 2월17일 미디어재단으로 출범했다. TBS가 1990년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 개국한 지 3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이후 TBS는 ‘우리동네 라디오’라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방송작가 등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박노황 이사장·정태익 대표이사가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미디어재단’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TBS 민영화는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다. 이종배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은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TBS가 민영화된다면 현재보다 더 공정한 방송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또 이 시의원은 지난 21일 서울시의회 회의에서 “TBS는 1월 1일부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그러면 이직을 준비해야 할 텐데 대부분의 직원이 TBS에 남아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TBS)민영화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권에 휘둘리지 않는 방송이 되기 위한 혁신안을 마련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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