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대표 정태익)가 ‘김어준의 뉴스공장(뉴스공장)’과 ‘정준희의 해시태그(해시태그)’ 과거 방송 영상들을 모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내에서는 수년간 사랑받던 공공재인 공영방송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내린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TBS는 뉴스공장과 해시태그 과거 영상을 TBS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서 모두 삭제하거나 비공개했다. 

통상 방송사 누리집(홈페이지)에서 종영한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면 프로그램 소개와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 다시보기 영상 등을 찾을 수 있지만 TBS 누리집에서 ‘뉴스공장’을 검색하면 프로그램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나오지 않는다. 그동안 시사프로그램으로서 진행한 인터뷰 전문 내용, TBS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던 과거 방송 영상이 모두 삭제됐다. 뉴스공장은 지난 2016년 9월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방송한 TBS 간판 프로그램이다.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TBS 누리집에서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해당 프로그램 페이지는 남아있지만 ‘다시보기’를 누르면 “존재하지 않는 재생목록”이라고 나온다. 과거 방송분을 모두 지운 것이다. 

앞서 TBS는 지난 6월 ‘TBS 혁신안’을 내고 정치 시사 프로그램 편중으로 정치방송 논란이 제기됐고 팩트체크 등 시스템이 부족했으며, 콘텐츠에 대한 외부 비판을 수렴해 제작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가 미비했다며 당분간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정태익 TBS 대표는 뉴스공장을 비롯한 시사 프로그램이 공정하지 못했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또 TBS는 지난 5일 뉴스공장 진행자였던 김어준씨와 당시 경영을 이끈 이강택 전 TBS 대표에게 경영 악화 등 책임을 물어 총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TBS는 김씨가 사실관계 확인이 안 된 정보를 방송해 TBS가 법정제재를 받았고 편파방송 논란을 야기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로 인해 서울시에서 TBS 지원 조례가 폐지돼 현재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 TBS 정준희의 해시태그 누리집 갈무리
▲ TBS 정준희의 해시태그 누리집 갈무리
▲ TBS 누리집에서 정준희의 해시태그 다시보기를 누르면 과거 영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나온다
▲ TBS 누리집에서 정준희의 해시태그 다시보기를 누르면 과거 영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나온다

TBS 관계자는 지난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뉴스공장 콘텐츠가 유튜브에 올라가 있으면 수익이 창출되는데 (김어준씨 등에게 제기한) 소송 이후에도 (TBS가) 수익을 창출하는 게 모순된다고 해서 그냥 일괄적으로 내렸다”고 말했다. ‘해시태그’에 대해 이 관계자는 “TBS TV 쪽에서 요청해서 내렸다”며 “해시태그 채널을 이용해 ‘서울랄라’라는 새 채널을 시작했는데 서울에 관련한 정보를 다루는 채널이라 ‘해시태그’는 성격이 맞지 않아 과거 영상을 내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내부에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송지연 전국언론노조 TBS지부장은 이날 미디어오늘에 “공영방송 콘텐츠는 만들고 방영한 순간 공공재이자 시민 자산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내리는 일은 모두가 납득할 기준과 원칙 아래 이뤄져야 한다”며 “회사에서 이런 결정을 한 이유가 뭔지, 누가 한 결정인지 아무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송 지부장은 “오보나 명예훼손, 법적 분쟁 여지가 있는 콘텐츠를 일부 비공개하는 건 이해하지만 자사 콘텐츠를, 그것도 수년간 사랑받던 콘텐츠를 전부 비공개하는 건 방송사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시민들이 TBS 콘텐츠를 다시보기, 다시듣기 할 권리를 일방적으로 침해한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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