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신문 사설 가운데에서는 한겨레가 가장 높은 평가를, 조선일보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문화운동본부(회장 남영신)는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6개 신문 3월치 사설을 분석한 결과를 27일 밝혔다.

   
  ▲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  
 
국어문화운동본부는 △남북 장관급 회담 △일본 아베 총리 위안부 발언 △북미 회담 △한미 자유무역협정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탈당 등 공통된 주제의 사설 30개를 국어 부문과 논술 부문으로 나눠 분석했다. 국어 부문에서는 맞춤법·띄어쓰기·비표준어·외국어·틀린 낱말·문장 불호응·외국어투 문장·동어반복 등을 분석했고, 논술 부분에서는 횡설수설·자의적 근거·추측 억지 과장·감정적 선동·편파성 등을 평가했다.

종합점수·국어부문, 한겨레 최고-조선 최저

분석 결과 한겨레가 종합 부문에서 146점을 받아 가장 잘못이 적은 신문으로 뽑혔다. 한국일보 175점, 경향신문 214점, 동아일보 230점, 중앙일보 242점 순이었다. 조선일보가 250점으로 가장 잘못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가 높을수록 잘못이 많다는 뜻이다.

국어 부문에서도 한겨레가 86.8점을 받아 가장 잘못이 적었고, 조선일보가 176점을 얻어 가장 잘못이 많았다. 논술 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이 57.2점으로 가장 나았고, 중앙일보가 95.6점으로 꼴찌였다.

종합 및 국어 평가에서 가장 잘못된 점이 많은 것으로 꼽힌 사설은 조선일보 19일자 <與  대선주자들, 민노총·전교조·한총련과 反FTA로>였다. 가장 나은 사설은 한겨레 8일자 <북-미 관계 정상화 회담의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논술 평가에서 최하위 사설은 중앙일보 3일자 <김정일화 받고 감격해 한 통일부 장관>이었고, 최상위 사설은 한겨레 8일자 <북-미 관계 정상화 회담의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논술은 경향신문이 최고, 중앙일보가 꼴찌

조선은 한자를 한글 앞에 사용한 점에서 점수를 잃었다. 한자 노출을 제외하면 다른 신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 조선일보 3월 19일자 사설  
 
논술에서는 자의적, 감정적, 일방적 논조를 펴는 점이 두드러졌다고 운동본부는 밝혔다. 주어로 ‘국민’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일방적 주장을 전개하는 측면이 있었다. 이를테면 "국민은 이제 진력이 났고 나라가 조용한 가운데 次期차기 정권으로 넘어가기만 바라고 있다"는 식이다.

운동본부는 “조선은 두 달 연속 종합 및 국어 부문 최하위를 기록한 만큼, 논설위원들의 문장력을 전면 검토해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운동본부"조선 두달 연속 최하위, 논설위원들 문장력 전면 검토하라"

동아는 국어 부문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문장 호응 관계, 부적절한 표현 등에선 문제가 남아 있다고 운동본부는 지적했다. 운동본부는 “이를테면 ‘국민 속의 노무현 혐오감을 비켜 가고 실정(失政)의 책임을 세탁하기 위한 탈당일 뿐인데도 끝까지 국민을 들먹이니 얼굴이 너무 두껍다’는 문장구성이 올바르지 않다”고 밝혔다.

논술 부문에서는 근거가 빈약한 억지 주장이 많고, 논점에서 벗어난 주장도 눈에 띄었다고 운동본부는 분석했다. 조선과 마찬가지로 ‘국민’을 주어로 삼아 일방적 주장을 펼친 사례도 많았다.

중앙, 한자·비표준어 없어 돋보여…논점 일탈·일방적 주장 많아

중앙은 한자·알파벳·비표준어 등을 쓰지 않은 점이 돋보였다고 운동본부는 분석했다. 그러나 비문법적인 문장과 부적절한 어구는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논술 부문에서는 근거가 빈약한 문장, 일방적인 주장, 논점에서 벗어난 주장 등이 보였다. ‘예를 들어 사학법 같은 경우엔 당이 고집을 부릴 처지가 아님을 인정하고 건전 사항의 의견을 대폭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개정에 임해야 한다’는 문장은 “열린우리당 의원의 집단 탈당 사태에 대한 논설에서 사학법 관련 주장을 일방적으로 주입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 중앙일보 3월 3일자 사설  
 
한겨레, 띄어쓰기 오류 많아…논술서 높은 점수

한겨레는 띄어쓰기에서 틀린 부분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네 번째’를 ‘네번째’로, ‘책임 있는’을 ‘책임있는’ 등으로 썼다. 운동본부는 “기본적인 띄어쓰기를 모른다면 사설 쓰기를 그만두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논술 부문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절대적 관점에서는 문제가 있었다고 운동본부는 밝혔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국가 미래를 위해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문장에 대해 운동본부는 “이런 말은 독자들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판할 것은 무엇이고, 협조할 것은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 써야 한다”고 말했다.

   
  ▲ 한겨레 3월 8일자 사설  
 
경향, 틀린 어구·부적절한 표현 가장 많이 사용…논술 부문에서는 높은 평가

경향은 ‘여당이 사라지는 현실이 도래함으로써’ ‘주력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등 국어적 측면에서 좋지 않은 문장을 자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논술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논점에서 벗어난 주장이 자주 나타났다고 운동본부는 밝혔다.

유지은 기자의 기사 잘 읽으셨나요?
후원은 더 좋은 기사에 도움이 됩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