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군민인 것이 자랑스럽다." 부안핵폐기장반대 범부안대책위원회 상임대표 김인경 교무(원불교 부안교당)는 현재 부안 주민을 몰아붙이는 언론보도를 반박하며 부안 주민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 이창길기자 photoeye@mediatoday.co.kr
김 대표는 22일 현재 단식 10일째인 문규현 신부와 함께 단식 4일째로 접어들고 있으며 수협 광장 앞 천막농성장에 머물고 있었다. 김 대표는 단식으로 인해 힘든 몸인데도 불구하고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현 상황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가진 일문일답이다.

-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촛불집회를 시작한지 내일 모레면 넉 달이 된다. 우리는 촛불시위와 대화창구를 통해 정부와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정부는 성의 있게 대답한 것이 없다. 이런 속에서 우리는 허탈감이 매우 크다. 오히려 정부가 여론몰이를 하는 것을 보고 힘차게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생각으로 비폭력 시위로 나가자고 주민들을 자제시켰지만 이제는 대책위 통제 범위를 넘어섰다. 7만 주민의 숫자를 외면하고 정부가 존재할 수 있는가."

   
▲ 이창길기자 photoeye@mediatoday.co.kr
- 지역이기주의라는 지적도 있는데.
"지난 번 어떤 다른 지역 주민에게 '부안 주민은 핵 폐기장 반대운동하면 뭐가 남길래 그러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들었다. 정말이지 우리는 보상금 따위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산과 들과 바다과 함께 있는 도시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 언론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21일자 중앙일보를 보고 '아 중앙일보 불매운동을 해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중앙일보는 <원전센터 반대시위...부안은 지금 무정부상태> 기사에서 전경이 눈을 다쳐 실명위기에 놓여 성모병원에 도착했는데 병원이 주민들 반발을 우려해 진료를 거부했고 주민들은 쇠파이프로 엠뷸런스 유리창을 깨고 타이어를 펑크내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언론이 부안을 고립시키고 있다. 이 문제를 사실에 의거해서 공정하게 보도해야 하나 언론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부안 군민들이 기자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언론이 자초한 일이다. 한수원 등 정부 관계 부처가 언론에 광고를 내고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 아닌가."

- 이 문제로 부안 공동체가 흔들리고 있는데.
"가장 가슴 아픈 일이다. 핵에 대해 찬, 반 입장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것이 매수와 공작에 의한 것이라면, 그래서 부안 공동체가 깨진다면 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책사업이 회유나 공작에 의해 이뤄지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부는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부안 주민 사이의 반목과 갈등은 치유될 것이라고 본다."

-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는 부안 군민인 것이 자랑스럽다. 핵 반대를 넘어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나라의 정책을 바꾸는 시금석이 우리 부안 군민이기 때문이다. 이필렬 교수의 풍력 발전 정책 등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핵 폐기장은 우리 부안 땅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 어느 곳에도 들어설 수 없다. 군사정권 때도 이루지 못한 일이 지금 이뤄질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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