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편성 삭제로 방송이 중단됐던 KBS 2TV 시사교양프로그램 ‘더 라이브’가 결국 폐지된다.

KBS 사측은 16일 저녁 ‘더 라이브’ 제작진 측에 4주간 대체 편성을 이어간 뒤 종방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사측은 ‘더 라이브’가 “2TV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알리면서도 이를 판단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KBS ‘더 라이브’ 제작진은 16일 밤 10시30분경 프로그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너무나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셔서 야밤이지만 소식 전한다. 조금 전 제작진은 ‘더 라이브’ 폐지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소식을 전했다”며 “정확히 말씀드리면 앞으로 4주간 (다른 프로그램이) 대체 편성될 예정이며 공식적인 종방일은 12월 중순”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지만 못내 아쉽다”면서 “많이 부족했던 ‘더 라이브’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거듭 큰절을 올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023년 11월16일 KBS 2TV '더 라이브' 제작진이 프로그램 유튜브 채널의 게시판에 공지한 글
▲2023년 11월16일 KBS 2TV '더 라이브' 제작진이 프로그램 유튜브 채널의 게시판에 공지한 글
▲KBS '더 라이브' 폐지 결정에 대한 시청자들 댓글
▲KBS '더 라이브' 폐지 결정에 대한 시청자들 댓글

‘더 라이브’ 폐지 결정은 KBS 내부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측이 13일 아무런 예고나 공지 없이 나흘 간 ‘더 라이브’ 편성 삭제 및 타 프로그램 재방송 편성을 강행하면서 ‘더 라이브’ 홈페이지 및 ‘KBS 시청자 청원’에 해당 프로그램을 돌려 놓으라는 등의 시청자 요구가 이어져왔다. 수십 건의 관련 청원 가운데 KBS가 답변해야 하는 요건인 1000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도 10건에 달한다.

‘더 라이브’ 제작진이 폐지 소식을 알린 유튜브 채널의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시청자는 “이 따위로 할 만큼 시청자가, 국민이 우습구나..선거만 기다린다. 제작진분들 깊은 위로를 전해요. 고생하셨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시청자는 “KBS 프로그램 중에 꼬박꼬박 챙겨보는 유일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아쉬운 마음보다 국민을 무시하는 조치에 분노가 더 크다”고 했다. “우리가 아직도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니”라거나 “5공시절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언론의 자유가 이리 처참히 뭉개지다니”라면서 개탄하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태를 만든 KBS 사측은 최소한의 설명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KBS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사측에 ‘긴급 공방위(공정방송위원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방위 참여 대상자들에 대한 인사가 완료되지 않아 이를 개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이 14일 ‘더 라이브’ 편성 삭제 이유, 시청자들 항의에 대해 사과할 의향, 향후 계획 등을 질의한 내용에 대해서도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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