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취임 후 폐지가 결정된 KBS 2TV 시사교양프로그램 ‘더 라이브’가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4위로 나타났다.

▲KBS 본관 1층에 붙어있던 더 라이브 홍보 포스터. 사진=정철운 기자
▲KBS 본관 1층에 붙어있던 더 라이브 홍보 포스터. 사진=정철운 기자

 

한국갤럽이 월 단위로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 ‘좋아하는 TV프로그램-2023년 11월’ 조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지난 14~16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1명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를 진행한 결과로 응답률 13.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다.

이번 조사에선 MBC 금토 사극 드라마 ‘연인’이 선호도 5.1%로 2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3.2%), 3위는 MBN 교양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로 나타났다.

드라마·예능이 주를 이룬 순위권 가운데 ‘더 라이브’가 4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띈다. 이달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상위 20건 중 10건이 드라마(웹드라마 포함), 8건이 예능이다. 나머지 시사·교양 2건 중에서 시사에 방점을 둔 프로그램은 ‘더 라이브’가 유일하다.

▲한국갤럽이 2023년 11월 14~16일 조사해 11월 20일 공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방송 프로그램-2023년 11월' 조사 결과. 자료=한국갤럽
▲한국갤럽이 2023년 11월 14~16일 조사해 11월 20일 공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방송 프로그램-2023년 11월' 조사 결과. 자료=한국갤럽

갤럽은 “최근 갑작스런 폐지 예고에 집중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사 토크쇼로는 ‘썰전’(JTBC, 2017년 2~4월 1위 등) 이후 최상위 기록이다. ‘더 라이브’는 2019년 9월23일 시작해 올해 2월과 10월 20위권에 든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구체적 설명 없는 KBS 사측의 ‘더 라이브’ 폐지 결정에 의문을 더 키울 전망이다. KBS 사측은 박민 사장이 취임한 13일 당일부터 나흘간 ‘더 라이브’를 편성에서 삭제해 결방시킨 뒤, 4주간 대체 편성 후 폐지를 결정해 제작진에게 통보했다. ‘더 라이브’ 제작진은 앞서 KBS 편성본부가 해당 프로그램이 “2TV에 맞지 않는다”면서 폐지 결정을 통보했지만 이를 판단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17일 밝힌 바 있다.

‘더 라이브’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KBS 시청자 청원 등에서도 일방적인 프로그램 폐지 결정을 비판하면서 프로그램 복원, 나아가 박민 사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청자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KBS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가입한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0일 ‘더 라이브’ 폐지 결정 과정이 편성규약, 단체협약 등을 위반했다며 박 사장 등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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