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포털’ 전략을 추진해온 언론 가운데 중앙일보가 가장 먼저 유료구독에 나선다. 중앙일보는 70만 명 이상 모은 로그인 이용자를 바탕으로 오는 9월~10월 유료구독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경제는 이달 들어 로그인 독자를 위한 전용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경제는 연내 3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2024~2025년 유료구독 전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3개년’계획 세운 중앙일보, 유료구독 출시한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해 8월부터 중앙일보 홈페이지 ‘로그인 독자’를 모집해온 중앙일보가 1년 만에 70만 명대 이상의 로그인 독자를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일보는 빠르면 오는 9월 말부터 10월 사이 ‘유료구독 모델’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중앙일보는 로그인 독자 중 약 ‘1%’ 정도가 유료구독 전환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유료구독 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중앙일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지난달 1일 자 중앙일보 인사는 ‘유료구독 전환’을 위한 사전 포석 성격이 강하다. 중앙일보는 인사를 통해 “‘유료구독 모델 론칭’에 전사 역량을 집중함”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편집국 경제산업디렉터 산하를 콘텐츠 카테고리별 조직으로 개편하고 정치·사회 관련 기획 취재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중앙일보S와 데일리 등 신문군 전체가 ‘The JoongAng’ 중심으로 콘텐츠 생산할 수 있도록 역할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제산업디렉터 산하를 경제정책팀, 금융팀, 산업팀, 팩플팀, K엔터팀, 중앙일보S 포브스, S팀, 부동산팀 등으로 재편했다. 팩플팀과 K엔터팀은 미래·유망 산업 및 트렌드를 융합형으로 취재해 이를 바탕으로 유료 콘텐츠에 우선순위를 둔다. S팀 역시 투자가이드, 기업 분석 등을 융합형으로 취재해 유료 콘텐츠에 우선순위를 둔다. 부동산팀도 부동산에 특화한 유료 콘텐츠를 만든다.

이 같은 흐름은 2020년 중앙일보가 세운 유료구독 모델 전환을 위한 ‘3개년’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전략에 따르면 올해 중앙일보는 ‘구독 모델 도입 및 본격 확대’를 목표로 한다.

3개년 중장기 전략은 2020년 ‘디지털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2021년 ‘자체 플랫폼 영향력을 확보’한다는 방향이다. 2021년 계획에는 △독자 참여형 콘텐츠 기획 및 제작 확대 △자체 플랫폼 로그인 수 증대 △프리미엄·유료 버티컬 서비스 시도 △자체 플랫폼 개편 △데이터 분석·관리 체계 고도화 △자체 플랫폼 유입 마케팅 전개 등이 중점 사항으로 포함됐다.

2022년은 ‘구독 모델 도입·본격 확대’를 목표로 △대표 유료구독 서비스 론칭·확대 △유료 버티컬 서비스 패키지 출시 △개방형 플랫폼 활성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안착 △구독 서비스 위한 기반 인프라 완성 등이 중점 추진 사항이다.

▲지난달 진행된 중앙일보 구독자 모집 경품 이벤트.
▲지난달 진행된 중앙일보 구독자 모집 경품 이벤트.

‘3개년 전략’에 따라 중앙일보는 ‘디지털 독자’를 재정의했다. 그동안은 중앙일보 사이트 방문자를 디지털 독자로 여겼다면 중앙일보에 개인정보를 제공해 가입한 독자를 디지털 독자로 재정의했다. 독자들이 홈페이지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심 사항은 무엇인지 등의 데이터를 쌓는다. 2020년 당시엔 ‘60만 명’의 로그인 독자를 모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중 ‘3000명’이 중앙일보 유료 서비스 구독 회원이 될 거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8월21일 중앙일보는 ‘The JoongAng’으로 제호를 바꿔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중앙일보는 ‘회원전용’ ‘구독전용’을 표시한 콘텐츠는 로그인 독자들만 볼 수 있도록 했다. 새 홈페이지 개설에 20억 원 안팎의 예산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내부적으로 연내 30만 명 독자를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전자제품, 치킨 모바일 금액권(500명) 등 경품을 내걸어 로그인 독자 모집에 힘쓰기도 했다.

이 분야에 밝은 언론 전문가는 30일 미디어오늘에 “중앙일보 구독모델은 전사적 집중과 선택이 특징이다. 또 비교적 준비 기간이 2~3년으로 길었다. 기술 기반 접근이 보인다는 점도 장점”이라면서도 “그러나 충분한 시장 분석, 데이터 기반의 접근이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든다. 가입회원 규모 늘리기가 이후 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콘텐츠를 제품으로 다루는 조직과 문화는 조기에 자리 잡기 어렵다. 일관된 투자가 이뤄졌고 또 이뤄지고 있는지 유료화 시행 이후에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로그인 독자’ 모집 한국경제 “연내 30만 목표”

한국경제도 ‘탈포털’을 본격화한다. 한국경제는 지난 22일자 1면 기사에서 ‘hankyung.com’ 사이트에 가입한 로그인 회원들만 볼 수 있는 서비스를 홍보했다. 회원가입 독자에게 ‘Today’s Pick’(당일 발간된 증권사의 주요 분석 보고서 정리본), ‘블라인드 인터뷰’(여의도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의 가감 없는 인터뷰), ‘로보뉴스’(주요 기업의 공시 정보 전달 뉴스), ‘마이스톡’(베스트 애널리스트의 분석 보고서와 관심 종목의 시세 정보) 등의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지난 22일자 한국경제 1면 기사.
▲지난 22일자 한국경제 1면 기사.

한국경제는 지난해 중앙일보 로그인 독자 모집 때와 마찬가지로 연내 ‘30만 명’의 구독자를 모집하겠다는 방침이다. 로그인 독자를 우선 모집한 후 2024년~2025년 유료구독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경제 역시 노트북, 태블릿PC, 백화점 상품권 등 경품 이벤트를 내걸어 로그인 독자 모집에 나섰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는 “상품을 받을 당첨자는 무작위 추첨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며 “마이뉴스와 마이스톡 페이지에 자주 방문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솔직하고 생생한 후기를 많이 작성하는 것도 경품을 확보할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자 한국경제 2면.
▲지난 22일자 한국경제 2면.

한편 중앙일보보다 앞선 지난해 5월부터 구독자 분석에 나선 조선일보는 ‘로그인 월(wall)’을 시행해, 자사 홈페이지인 ‘조선닷컴’ 안에서 기사를 10건 넘게 읽으려면 로그인하도록 했다. 이후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앱’을 설치해 로그인하고 이벤트에 참여하는 독자들에게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여러 차례 제공해왔다. 최근에는 조선일보 페이스북 페이지 기사 클릭시 홈페이지가 아닌 앱으로 이동하게 했다. 앱 설치가 되지 않은 이용자는 앱 설치 화면으로 이동하게 된다.

조선일보는 지난 4월에 이어 지난 10일에도 경품 제공 이벤트를 통해 회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조선일보가 유료구독으로 전환할지는 분명하지 않고, 일각에선 ‘보류됐다’는 얘기도 있다. 조선일보 관계자는 30일 미디어오늘에 “조선일보는 유료구독 모델 도입을 위한 준비를 차분하게 진행하고 있다. 필요한 인프라 구축 및 콘텐츠 내실화 등을 진행 중”이라며 “하지만 대내외 역량 및 여건을 고려해 유료화를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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