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회원이 되어 주시겠어요?” (2021년 8월)
“The JoongAng Plus 뉴스에 인사이트를 더하다” (2022년 10월)
“더중앙플러스 1년을 더하다” (2023년 10월)

“유료독자가 2만 명 가까이 모였다.” 2021년 8월부터 유료화를 위해 80만 명 넘는 로그인 월(Login Wall) 독자를 모집한 후 2022년 10월 유료구독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 중앙일보가 지난 10월 유료 서비스 출시 1년을 맞았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연내 유료 구독자 2만 명을 모집하겠다는 목표에 가까워져 있는 상태다. ‘The JoongAng Plus’ 1년을 맞아 지난달 31일 중앙일보 모바일서비스본부 관계자를 인터뷰했다. 중앙일보 측은 모바일 내부 전략 공개에 신중한 입장이어서 익명 관계자로 인터뷰에 응했다.

▲중앙일보 유료구독 타임라인.
▲중앙일보 유료구독 타임라인.

 

로그인 독자 100만 명, 유료구독자 2만 명

11월 초순 기준 중앙일보는 로그인 독자 100만 명 넘게 확보했다. 유료구독자(더중앙플러스)는 2만 명 가까이 모았다. 지난 1월16일 중앙일보는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이날 신용호 편집국장은 “2025년까지 10만 명 플러스 알파가 목표다. 올해 목표는 2만 명이 목표다. 그러나 숫자 의미보다는 ‘돈 주고 볼만하다’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초 잡았던 연내 유료구독자 목표치를 달성한 셈이다.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1년 전에 비해 중앙일보는 무엇을 확신하게 됐을까. 중앙일보 모바일서비스본부 관계자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계획한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 미디어 시장에서 ‘유료구독’ 외에 다른 의미 있는 대안이 제시되거나 실현된 것은 없다. 현재로서 유료화 외에 다른 대안이 없고, 저희는 담대하게 그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구독자 유치 전략 및 기존 구독자 이탈 방어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왕도는 없다. 유료 구독할 계기가 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모든 전략의 1순위다. 1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계속 발굴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필수”라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이어 “크고 작은 보완점이 있다. 작게는 버튼의 위치를 조정하는 문제도 있다. 그런데 ‘무엇을 보완할 것이냐’ 보다는 데이터 기반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를 찾고, 문제를 개선하고 다시 확인하는 사이클이 끊임없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앙일보 유료 콘텐츠인 박근혜 회고록에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더중앙플러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앙일보 유료 콘텐츠인 박근혜 회고록에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더중앙플러스.

‘김종필 증언록’ 이어 ‘박근혜 회고록’ 통 큰 투자
강연 등 이벤트에 유료독자 초청하기도

지난달 4일부터 더중앙플러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 회고록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유료 콘텐츠로 선보이기 전 중앙일보는 지난 9월26일 자 1면과 4면, 5면, 6면 등 4개 면을 할애해 박 전 대통령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중앙일보 김종필증언록팀은 중앙일보 창간 50년 기획으로 2015년 3월부터 연말까지 114회에 걸쳐 기사를 보도했다. 이후 2016년 3월 김종필 증언록 책 2권을 발간했다. 지난 7월부터 더중앙플러스는 ‘김종필 증언록 : 소이부답 (현대사의 연출가, 역사가 된 마지막 증언)’ 콘텐츠를 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김종필 증언록 판권을 갖는 조건으로 4억 원을 썼다. 중앙일보 내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 회고록에 4억 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돈을 줬을 거로 파악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회고록을 보기 위해 더중앙플러스에 가입한 독자는 140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중앙(비유료 독자 이용 페이지)에 들어와 기사를 보는 비유료 독자들에 비해 기사 체류 시간이 12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 회원의 체류 시간이 비유료 독자들보다 6배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다.

▲2015년 3월2일자 중앙일보 1면.
▲2015년 3월2일자 중앙일보 1면.
▲2015년 3월4일자 중앙일보 1면.
▲2015년 3월4일자 중앙일보 1면.

중앙일보는 유료구독자를 강연 등 이벤트에 초대하고 기자와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중앙일보는 유료구독자 대상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리사 손 미 버나드대 교수, 김미경 MKYU 대표, 법륜스님,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챗GPT의 모든 것 세미나를 열었다. 또 유료화 1주년을 기념해 패스트파이브 성수 1호점에서 2030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인사이트 디깅클럽 Day’를 연다. 인사이트 디깅클럽이란 더중앙플러스 콘텐츠를 통해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구독자들이 강연 등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관계자는 “깊이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다는 점을 매번 확인한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갈증과 그런 정보를 효율적으로 획득하길 원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마케팅은 가망 독자가 있는 채널을 잘 찾아내고 그들이 원하는 방식과 문법으로 제품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더중앙플러스 1년을 맞아 젊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진행 중인 ‘인사이트 디깅 클럽’이 (신규 구독자 유치)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더중앙플러스가 1주년을 맞아 젊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진행 중인 ‘인사이트 디깅 클럽’. 사진=더중앙플러스.
▲더중앙플러스가 1주년을 맞아 젊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진행 중인 ‘인사이트 디깅 클럽’. 사진=더중앙플러스.

 

유료독자 체류시간 6배 길고 직접방문 비율 높아
금융·IT에 주목, 부모 타깃 콘텐츠 이용자층도

중앙일보는 더중앙플러스 독자들을 분석하고 있다. 관계자는 “무료 회원 중 활동성이 높은 이용자군이 유료 구독을 하는 경향성이 있다. 유료 회원의 체류 시간은 일반 이용자의 6배 이상이다. 또 더중앙플러스의 방문 경로에서 1위는 더중앙플러스 홈페이지나 콘텐츠로 직접 방문하는 경우다. 유료구독자의 경우는 포털이나 각종 SNS를 통한 접속보다 더중앙플러스로 바로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더중앙플러스 회원은 더중앙 이용자에 비해 서울 거주 비중이 높고, 금융·IT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뉴스 관심군’이란 측면에서 두 회원 그룹이 기본적인 동질성을 가지고 있지만, 일부 비뉴스성 타깃 콘텐츠(Hello! Parents)가 좋아서 유료 구독을 하는 이용자층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Hello! Parents’ 콘텐츠는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싶은 밀레니얼 양육자를 위한 인터뷰와 칼럼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소개한다. 이 시리즈는 인터뷰 기사와 칼럼, 리뷰 콘텐츠뿐 아니라 독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게시판’까지 마련됐다. 이 게시판에는 정신과 의사와 직접 상담을 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됐다.

독자에 호응을 얻는 팔리는 제품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특별히 바뀐 것은 없다. 깊이가 있거나, 공감 또는 울림을 주거나, 실용적인 정보를 줄 경우 독자가 호응한다. 해당 이용자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느냐, 해당 제작자가 콘텐츠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 호응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구체적인 해법은 결국 부딪혀봐야 확인할 수 있고,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런 부분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경험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 이것이 중앙일보와 타사 사이에 있는 근본적인 격차”라고 말했다.

로그인 월, 페이 월(Pay Wall)을 거치는 지점에서 전환율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건 뭘까. 관계자는 “해당 지점에서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예컨대 결재를 권유하는 문구 등)는 A, B 테스트를 통해 조금이라도 효율이 높은 방식을 찾아 적용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효과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료화를 담당하는 모바일서비스본부는 50여명 규모다. 데이터분석팀, 전략팀, 플러스콘텐츠팀 등이다. 데이터분석팀은 인기 콘텐츠 외에도 체류 시간과 이탈률, 재방문율 등 데이터를 분석하고 편집국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정리한다.

2025년 유료구독자 10만 명+α에 도전하는 더중앙플러스

▲지난해 10월17일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더중앙플러스가 지난달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10월17일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더중앙플러스가 지난달 1주년을 맞이했다.

한 달간 더중앙플러스 콘텐츠를 한 번이라도 경험하거나 더중앙플러스 홈페이지에 접속한 이용자 수는 270만 명이 넘는다. 관계자는 “이 수치 안에는 구독자도 있고 비구독자도 있다. 비구독자라 하더라도 더중앙플러스 홈페이지를 둘러보거나, 구독하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전문공개 콘텐츠’를 보면서 더중앙플러스와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에 저변 확대 차원에서 관리하는 지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더중앙플러스의 내년 방향성과 목표를 현재 논의 중이다. 이 부분이 정해지면 그에 맞게 일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거나, 조직을 정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거꾸로 내년 목표를 달성하는데 현재의 조직 형태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현재는 내년 계획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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