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로그인 월’ 도입에 앞서 전체 기자들 사진을 새로 찍어 사옥에 전시한 모습. ⓒ한겨레
▲한겨레가 ‘로그인 월’ 도입에 앞서 전체 기자들 사진을 새로 찍어 사옥에 전시한 모습. ⓒ한겨레

한겨레가 유료화 실험에 나섰다. 지난 1월1일부터 한겨레는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하고 매일 새로운 연재 콘텐츠와 로그인해야만 볼 수 있는 로그인 전용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2022년 10월 유료화를 시작한 중앙일보와 ‘로그인 월’(Login wall) 실험 중인 SBS, 한국경제, 경향신문에 이어 유료화 실험을 하는 다섯 번째 주요 언론사다.

로그인 월 도입에 앞서 한겨레는 2021년 5월 후원제 ‘서포터즈 벗’을 출범했다. 황예랑 미디어전략실장은 “후원이 한겨레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면, 로그인 독자는 좋은 콘텐츠를 보기 위해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독자가 어떤 관심사를 갖고 어떤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었다. 로그인 월 도입 전 2030 여성그룹, 2030 남성 그룹, 40 남성 그룹, 4050 여성 그룹, 5060 남성 그룹 등 총 5개 그룹과 만나 이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들었다.

▲한겨레가 독자 그룹을 5개로 나눈 후, 페르소나 형태로 표현했다. 왼쪽부터 4050 여성, 40 남성, 2030 여성, 2030 남성, 5060 남성 그룹 ⓒ한겨레
▲한겨레가 독자 그룹을 5개로 나눈 후, 페르소나 형태로 표현했다. 왼쪽부터 4050 여성, 40 남성, 2030 여성, 2030 남성, 5060 남성 그룹 ⓒ한겨레

창간 이후 느슨해진 독자와의 관계를 끈끈하게 연결해 2025년 기사에 돈을 지불하는 ‘페이 월’(Pay wall) 서비스까지 계획하는 송호진 전략마케팅본부장과 황예랑 미디어전략실장을 지난달 29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만났다.

-1월1일 자로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송호진=“사용자들과 잘 연결되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용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022년 말 한겨레21 사이트를 먼저 개편했다. 2023년 6월에는 한겨레 모바일 앱 개편을 대대적으로 했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오는 곳은 사실 웹사이트다. 자체 CMS도 기획 개발 작업을 지난해부터 하는 중인데,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로그인 월 시작에 앞서 독자 대상 조사를 진행했다.

황예랑=“온라인 독자들 대상으로 신문을 구독하는 독자, 후원회원, (종이신문 구독하지 않지만) 한겨레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들어오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언론학자와 설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문항을 설계해 설문을 진행했다. 지난해 7월에 홈페이지, 모바일 앱 등에 배너를 띄웠다. 후원회원은 푸쉬 카톡을 통해 설문 링크를 드렸다. 2108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온라인 설문 결과를 갖고 근거를 가진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독자들이 온라인에서 더 많이 보고 싶어 하는 게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머릿속에 막연했던 ‘한겨레 독자들은 50대의 화이트칼라 독자 혹은 50대 진보 남성일 것’이라는 오랜 전제가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독자 그룹을 분리했다.

황예랑=“이전과 다르게 독자들의 유형이 다양해져서 20~30대 여성 독자부터 50대 남성 독자까지 동일선상에 놓고 모두 만족시키는 콘텐츠가 불가능할 것 같았다. 성별, 연령, 취향 별로 이들이 한겨레에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가, 종이 신문이 아닌 디지털에서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설문에 응답한 사람 중 5개 그룹을 FGI(표적집단면접) 조사했다. 20~30대 여성 독자, 20~30대 남성 독자, 40대 남성 독자, 40~50대 여성 독자, 50~60대 남성 독자 그룹을 4명씩 한겨레에 직접 모시고 심층 인터뷰했다. 기업은 상품에 대한 피드백을 직접 받는 경우가 많은데, 언론사는 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독자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콘텐츠 목록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기자들이 쓰고 싶어 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독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고, 그 결과물을 콘텐츠에 반영했다.”

-독자를 조사하려는 생각은 어떻게 했나.

황예랑=“독자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이번 웹 개편을 계기로 독자들의 목소리 듣는 과정을 정례화시킬 계획이다. 사용자 경험 조사를 중간중간 지속적으로 들어야 한다. 지금도 한겨레 고관여층인 독자와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웹 개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있다.”

-독자들과의 만남은 의미 있었나?

황예랑=“퇴근하고, 또는 일과하면서 한겨레까지 오기 쉽지 않은데 오셔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해 이야기했다. 오후 7시부터 10시 넘어서까지 이야기를 계속하고 추가 의견을 주고 제안을 많이 했다. 2030 여성들은 뉴스레터를 통해 하루를 시작하고 뉴스레터의 친근함을 좋아했다. 기후, 동물권 등 새로운 의제에 집중해 주길 원했다. 5060 남성들은 전통적인 한겨레 독자층으로 한겨레의 권력 감시 수요가 높다. 연령층에 따라 한겨레 디지털에 요구하는 게 조금씩 달랐다. 5060은 눈이 침침해지셔서 읽어주는 뉴스 서비스를 원했다.(웃음) 한겨레를 보는 2030 남성들은 일반적인 이대남과 굉장히 다른 패턴을 가졌다. 설문조사를 함께 진행한 업체에서 놀라워하기도 했다. 보통 부동산‧주식 콘텐츠 수요가 높게 나오는데, 저희 독자들은 생활밀착형 경제에 대한 관심이 훨씬 더 높게 나왔다.”

송호진=“2030 남성 그룹에서 한겨레 홈페이지에 왔을 때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광고를 제거해 주는 이용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PDF 지면 보기 서비스, 오디오 구독콘텐츠 론칭시 지불 의사를 표시하는 게 눈에 띄었다. 각 독자 그룹이 원하고 기대하는 게 뭔지 이미지화하고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사내에 공유했다. 이런 설문을 예전에 한 번도 안 했던 건 아닌데 설문 결과를 ‘오직 한겨레에서만’이라는 이름의 디지털콘텐츠를 선정할 때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오직 한겨레에서만' 편성표.
▲'오직 한겨레에서만' 편성표.

-독자 반응이 가장 좋은 콘텐츠는?

황예랑=“‘쩐화위복’ 연재 콘텐츠가 정말 인기가 많다, 경제산업부의 정책금융팀 젊은 여성 기자 3명(남지현·이주빈·조해영)이 만든다. 2030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 밀착형, 쉽게 풀어주는 경제, 예를 들면 ‘기후동행카드와 알뜰카드 중에 뭘 써야 할까요?’ ‘가계부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나요?’ ‘예적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런 콘텐츠가 인기가 많다. 기존 한겨레 콘텐츠와는 다른 형식이다. 설문 결과물이 있었기에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침 그걸 하고 싶어 하는 기자들도 있었다. ‘한겨레에서 시리즈로 연재 중인 2030을 위한 재테크 정보 쩐화위복 콘텐츠가 매우 유익하다’는 트윗은 트위터에 리트윗이 4000번 됐더라.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요’, ‘주식 이거 사세요’, ‘부동산 이거 사세요’ 콘텐츠가 아니다.”

-한겨레는 후원제 ‘벗’을 운영하고 있다. ‘로그인 월’에도 뛰어든 이유가 궁금하다.

황예랑=“후원제는 한겨레의 브랜드가치를 인정하고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신규 회원이 후원을 시작할 때 ‘한겨레 같은 언론이 한국에 꼭 있어야 합니다’라고 적으면서 후원한다. 연말에 5만 원 이상 후원자들에게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후원하면서 한겨레에 대단히 원하는 게 있지 않다. 개별 콘텐츠나 논조 이런 것에 대해 세세하게 요청하거나 혹은 후원 리워드로 뭘 주고 싶다고 해도 필요 없다고 한다. 그냥 잘해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후원 회원과 로그인 회원은 다르다. 로그인 독자는 성격이 다르다. 언론사 홈페이지에 가입해서 로그인해서 들어오는 독자들은 개별 기사들의 퀄리티에 더 반응한다. 좋은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하는 독자다. 불편하지만 귀찮지만 매번 로그인하고 들어와서 그 과정을 거쳐서라도 볼만한 콘텐츠라고 생각하는 구독자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송호진=“콘텐츠 유료화가 전통적 신문 매출을 대체하는 절대적인 유일한 길은 아니다. 중요한 길이 될 수도 있기에 차근차근 준비하고 가는 중이다. 한겨레 창간할 때 열렬히 응원해주던 독자 규모가 매우 컸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 잃어버린 독자의 규모를 웹에서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목표다. 웹 회원이 중요한 건 개인의 정보 값을 남기기 때문에 좀 더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로그인 월 콘텐츠 중 어떤 걸 추가하고 뺄지 추이를 보고 있다.”

-한겨레 후원 독자의 주 연령대와 관심사가 궁금하다.

황예랑=“몇 명인지는 비밀이다. (웃음) 후원회원 성격은 주주 쪽에 좀 더 가깝다. 창간 주주였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고, 50~60대 비중도 높다. 서울 수도권 독자가 60% 정도 된다. 남녀 비율은 절반 정도. 남성은 50~60대가 많고, 여성은 40~50대가 많다. 여성 독자는 젠더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고, 남성 독자는 정치 이슈에 관심이 많다. 연령대가 높은 후원 회원이 많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작년에 탐사팀에서 소방관 산재 기획을 했다. 기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퇴직한 소방관들과 오영환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토크 콘서트를 했다. 후원캠페인을 같이 붙였는데, 10~30대 후원 비율이 27%였다, 평소보다 17% 정도 늘어난 수치였다. 소방관이 꿈이라는 고등학생들도 왔다. 한겨레의 일반적인 후원회원 행사와는 다르게 젊은 분들이 많다. 젊은 후원회원들한테 이걸 늘릴 방법을 고민했다.”

- 두 달 됐다. 독자 데이터 어느 정도 확보했는지.

황예랑=“웹개편은 12월31일에서 1월1일로 넘어가는 밤에 진행했다. 1월2일부터 디지털 편성표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앞뒤로 닷새를 비교해보니, 신규 회원 수는 7배 정도 늘었다. 한 달 단위로 12월과 1월을 비교했을 때 웹 회원 수는 3.8배 정도 늘었다. 긍정적으로 로그인 독자가 떨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추세로 계속되고 있다.”

송호진=“잃어버린 지면 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운영하고 있는데, 그 목표 추세 안에 들어와 있다. 데이터 센터에 5명(데이터 분석 인력 2명)이 있다. 사이트 개편 전하고 사이트 개편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정밀 분석했다. 디지털 편성표에 28개 콘텐츠가 들어가 있는데, 일반 기사 중에 편성표에 들어갔으면 하는 게 뭐가 있는지 등을 데이터 보면서 계획 세우고 있다.”

-지표를 보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성과는 무엇인가?

황예랑=“좋은 콘텐츠와 열심히 만든 콘텐츠에 반응한다는 건 분명하다. 데이터 센터에서 편성표에 들어가는 기사의 열독률을 비교해 봤는데, 열독률이 1 이상이면 높은 거다. 대부분의 기사가 1을 넘고, 1을 훨씬 뛰어넘는 기사들도 있더라. 일반적인 사건 사고 기사라든지 쏟아지는 기사들에 비해서는 독자들이 알아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 본문 밑에, ‘겨리’라는 캐릭터가 있다. 다음이나 네이버 기사에서 하듯 감정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넣었다. 일반 기사들은 ‘화나요’가 60%다.(웃음) 편성표 기사 평균을 내봤더니 ‘좋아요’, ‘응원해요’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편성표 기사들에 적극 반응하는 것 같다.”

-독자 데이터 확보 후엔 어떤 걸 준비하나. 유료화 가능성이 있나?

송호진=“3개년 로드맵을 잡았다. 조급해하지 말자는 게 원칙이다. 유료화를 하려면 플랫폼이 잘 정비돼 있어야 하고, 좋은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 회원 관리 시스템도 좋아야 한다. 기본이 잘 갖춰지지 않은 채 시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여선 안 된다. 지금 우리가 하는 고민과 작업을 다른 사람들이 다시 반복하면 아까우니 차근차근 잘 준비해 나가자는 게 원칙이다. 성과와 진행 상황을 같이 공유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1차로 웹사이트를 개편하고, 디지털 편성표를 만들어 뉴스룸과 공유했다. 2차 웹 개편을 5~6월 중에 준비하고 있다. UI, UX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데 반영해서 개선할 예정이다. AI 기사 요약 서비스, 기사 읽어주는 서비스, 기사 추천 서비스도 포함이다. 유료화가 가능한 콘텐츠가 구성되면 빠르면 2025년 상반기 페이 월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한겨레는 오너 회사가 아니다. 힘든 점은 없나.

황예랑=“고삐를 잡고 끌고 나가는 방식으로 할 순 없다. 편집인과 전략마케팅본부장, 미디어전략실장, 뉴스룸의 콘텐츠총괄, 서비스총괄 부국장 등이 참여하는 ‘콘텐츠 디지털 운영위원회(가칭)’에서 논의 테이블을 계속 꾸려서 보조를 맞춘다. 사내에서 디지털 콘텐츠 아이디어 공모제를 통해 지원한 사람들의 아이디어 중 독자들의 조사 결과와 일치하는 걸 뽑아내고 있다. 많은 콘텐츠가 공모제 통해서 들어온 아이디어였다. 나름 전사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얼마 전 한화그룹 경영 승계로 이슈가 된 기사도 김경락 경제산업부장이 쓴 ‘기업정보 정면 공략’ 로그인 월 콘텐츠에서 시작된 취재다. 아직은 (기존 업무) 루틴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도 점차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2월26일)에 콘텐츠 생산하는 사내 필자들과 데스크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데이터를 설명했는데 그 자리에 많이 참석했다. 기자들도 의지가 있다.”

▲지난달 26일 한겨레 기자들이 서울 공덕동 사옥에 모여 구독 콘텐츠 관련 데이터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겨레
▲지난달 26일 한겨레 기자들이 서울 공덕동 사옥에 모여 구독 콘텐츠 관련 데이터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겨레

-한겨레 로그인 전용 콘텐츠 중 가장 반응이 좋은 콘텐츠는 무엇인가. 콘텐츠별로 이용자 성격에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황예랑=“로그인 월 콘텐츠 중에서는 동성 부부 이야기인 ‘모모일기’가 가장 인기가 많다. 그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다. 뉴스뷰리핑도 독자들이 꾸준히 관심 갖고 읽고 있다. 필자들도 SNS를 통해 알리기도 한다. 그걸 보고 들어오는 독자도 있다. (기사에 ‘겨리’ 캐릭터 댓글을 통해) 감정 표현을 많이 한다. 열독률 지표도 그렇고, 실제로 로그인 전환률이 ‘모모일기’가 높다. 조회 수가 아주 높진 않지만,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소장의 ‘AI시대 인간의 길’ 연재물은 열독률이 높고 충성 독자층이 있다.”

-중앙일보가 로그인 월을 시작해 가장 먼저 언론계에서 유료 서비스하고 있다. 동종업계 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

송호진=“중앙일보 유료화를 유심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잘해서 좋은 성공사례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 내부 구성원들의 고민과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긍정적으로 보는 건 중앙일보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성공 모델이 돼서 좋은 자극제가 됐으면 좋겠다. 설령 중앙일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지금 쌓이고 있는 경험이 다른 길을 모색할 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콘텐츠 중에서는 ‘유품 정리사’ 콘텐츠가 눈에 띈다. 기자들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분들을 출입처든 어디서든 다 만나고 있다. 그런 분들을 찾아내서 스토리를 잘 엮어내면 차별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황예랑=“로그인 월을 준비하던 초반에 SBS ‘스프’를 담당하는 정명원 본부장을 만났다. 정명원 부장이 찾아오는 모든 언론사는 열심히 만난다고 말하더라. 국내에 이런 혁신에 동참하는 언론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경향, 중앙, SBS 등 사례를 관심 갖고 유심히 지켜보고 있고, 경쟁한다는 느낌보다 한국 언론 지형이 바뀌려면 모두가 같이 바뀌어야지 몇 개 언론사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여러 언론사들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겨레가 독자와의 만남을 위해 지속적으로 ‘휘클리 특별반’ 오프라인 강연을 열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4·10 총선을 맞아 ‘아름다운 벚꽃 엔딩을 위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탐구’ 주제로 정치부 기자들과의 만남을 마련했다. Ⓒ한겨레 네이버스토어
▲한겨레가 독자와의 만남을 위해 지속적으로 ‘휘클리 특별반’ 오프라인 강연을 열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4·10 총선을 맞아 ‘아름다운 벚꽃 엔딩을 위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탐구’ 주제로 정치부 기자들과의 만남을 마련했다. Ⓒ한겨레 네이버스토어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독자와의 만남을 위해 각각 스토어와 강연회를 열었다. 한겨레도 생각하는 독자와의 만남 계획이 있나.

황예랑=“목요일마다 발송되는 뉴스레터팀에서 ‘휘클리’ 심화반 형식으로 매달 유료 강연을 하고 있다.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가 하마스 전쟁 주제로, 남종영 전 기자가 동물권(고래와 기후 위기)을 주제로, 구본권 기자가 지난주엔 AI 주제로 강연했다. 휘클리 독자들이 온오프라인 합쳐서 40~50명 정도 참석한다. 총선이 가까워져서 이제는 정치가 주제다. 송채경화‧성한용 기자가 주도한다. 참여권 판매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후원회원들과 기자들이 직접 만나는 자리를 진행 못 했다. 기자들과 만나는 행사를 후원회원 대상으로 올해 안에 진행할 예정이다. 3월16일 한겨레21 창간 30주년을 맞아서 독자 초청 행사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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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송호진=“한겨레가 창간될 때 혁신적인 신문이었다. 벤처 신문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응원했고,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었다. 그때 독자 규모가 많았다. 한겨레를 옆구리에 끼고만 다녀도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현재는 독자와 한겨레의 관계가 느슨해지고 연결이 헐거워졌다고 생각한다. 이 관계를 밀착되고 끈끈하게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한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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