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구독’으로 나아가기 위해 실험 중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언론사 홈페이지 가입자 모집을 위해 각종 이벤트 제공에 나섰다. 두 언론사는 이벤트 제공을 통해 가입자 증가 효과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조선일보가 제공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받기 위해 첫날에만 3500명이 몰렸고, 중앙일보는 성향판별 이벤트로 가입자가 2만여명(지난달 30일 기준) 늘었다. 조선일보 관계자는 “가입자 수가 늘었다. 구체적인 숫자는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달 27일 이벤트가 종료됐는데, 1만 명 모두에게 이모티콘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로 2만명 가까이 가입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자 조선일보 1면.
▲지난달 15일자 조선일보 1면.
▲지난달 15일자 조선일보 2면.
▲지난달 15일자 조선일보 2면.

지난달 15일 조선일보는 1면 ‘알립니다’란에 “앱 독자 1만명께 무료배포 친구·연인과 대화할땐, 조선일보 이모티콘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조선일보의 인기 코너 ‘리빙포인트’의 삽화가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재탄생했다”며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한 후 이모티콘 받기를 누른 후 댓글란에 ‘이모티콘 이벤트에 참여합니다’라고 쓰면 이모티콘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렸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중앙닷컴 사이트에 상단에 “나는 MZ세대일까 X세대일까 초간단 세대 성향 판별기”라는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시작하기’라는 탭을 누르면 중앙닷컴 회원가입으로 연결되는 사이트가 나온다. 회원가입을 해야만 테스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15일부터 중앙일보가 제공한 성향판별 이벤트. 회원가입 후 로그인해야 테스트 참여가 가능하다.
▲지난 15일부터 중앙일보가 제공한 성향판별 이벤트. 회원가입 후 로그인해야 테스트 참여가 가능하다.

두 언론사가 가입자 모집에 적극 나서는 이유가 뭘까. 두 매체 모두 그동안 다른 언론사들과 마찬가지로 자사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을 1차 독자로 봤다면, 유료화를 앞두고 개인정보를 제공해 로그인하는 독자들을 1차 독자로 본다. 특히 지난 8월21일 약 20억원 안팎의 예산을 들여 홈페이지를 새로 개편한 중앙일보는 1차 독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자의 관심 사항은 무엇인지, 독자는 어떻게 홈페이지 안에서 이동하는지, 어떤 독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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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모티콘은 조선일보에 1969년 입사해 ‘리빙포인트’, ‘만물상’ ‘일사일언’ 등 조선일보 코너의 삽화를 53년째 그려온 김도원 화백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선일보가 먼저 김도원 화백에게 이모티콘 제작 제안을 요청했고, 해당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작에 3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해당 이모티콘은 내려받은 시점부터 한 달만 사용할 수 있어 조선일보 내부에서는 해당 이벤트를 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오랜 시간 고민했다고 알려졌다. 카카오에서 유통하는 이모티콘은 기업이 보급할 경우 비판매용이며 비판매용 이모티콘 사용은 1개월로 제한돼 있다.

지난달 17일 발행된 조선일보 사보를 보면 조선일보 디지털멤버십개편TF가 해당 이벤트를 기획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조선일보는 사보에서 “이번 이벤트는 속도·편의·혜택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앱이 널리 사용되기 위한 목적인 만큼 이모티콘을 신청한 독자가 실제로 앱 독자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 없이 독자가 가장 쉽게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했다”며 “이벤트에 참여한 독자가 가장 쉽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경영기획본부 IT팀, 개발본부의 개발자들과 수시로 난상토론을 벌였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사보에서 “김도원 화백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데다 이모티콘 상점에서 살 수 없고, ‘한정품’이라는 점 때문에 독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벤트가 시작된 15일 오전 6시부터 초 단위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이날에만 3500명이 몰렸다. 독자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본지 이모티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고 자평했다.

중앙일보 ‘2040세대 성향 테스트’ 서비스는 편집국 정치팀과 내부 개발팀이 협업해 기획 및 제작을 했다. 중앙일보는 이벤트를 위해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 이준호 STI 대표,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 강원택 서울대 교수, 강정한 연세대 교수, 신진욱 중앙대 교수 등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비용을 쓰진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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