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트랜스젠더 여성 풍자(분명 윤보미)의 ‘2023 MBC 방송연예대상’ 여자 신인상 수상은 한국 방송가에서 성소수자 배제를 넘어선 전향적 변화라 환영 받았다. 풍자는 수상 소감을 통해 “내가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걱정하시는 아버지에게 사랑 받고 인정 받고 있다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는 성소수자들이 존재 자체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증하는 말이기도 했다.24년 전 일간스포츠 아웃팅에 성정체성을 밝힌 홍석천씨는 MC로서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
TV(KBS·EBS) 수신료 분리징수로 비상경영을 선포한 KBS를 두고 일부 채널이나 기능을 포기할 거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비상경영안을 둘러싼 여러 소문 중에서도 특히 클래식FM(1FM) 폐지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김의철 KBS 사장이 비상경영 돌입을 발표한 10일 이후 온라인에서 ‘수신료 분리징수에 따른 KBS 비상경영 추진(안)’ 제목이 달린 지라시가 유포되기 시작했다. 대규모 명예퇴직, 연차촉진 등 인건비 감축방안과 지역국 광역화, 미니시리즈 및 드라마 폐지 등과 더불어 1라디오(시사)와 1FM 등 일부 라디오 채
문화 산업에 관심이 많으면서 ‘하이브’(HYBE)라는 이름을 모를 사람이 있을까. 본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발한 하이브는 2005년에 처음 설립되었지만,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것은 채 10년도 되지 않는다. 하이브의 핵심 주축이자 하이브 그 자체를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시작한 것은 미니앨범 ‘화양연화’ 시리즈가 발매된 2015년부터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하이브는 10년도 안 되는 빠른 사이에 한국 문화·엔터테인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에서 가까스로 회복하기 시작한 2022년 연말, 두 개의 대중음악 시상식이 각각 개최되었다. 하나는 지난 11월 29일부터 30일까지 CJ ENM 차원에서 개최한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이하 MAMA), 다른 하나는 12월13일 스타뉴스에서 주최한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이하 AAA)이다. 특히 MAMA에 대한 주목이 컸다. 영화, 방송은 물론 음악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CJ ENM 차원에서 개최하는 시상식이자, 골든디스크나 서울가요대상과 같이 1980년대 중반~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2023년 KBS의 설날 대기획은 ‘송골매 콘서트 – 40년 만의 비행’ 공연 실황을 공개하기로 했다. 해당 공연 실황은 1월21일 9시20분 공개된다.앞서 KBS는 추석과 설날 명절을 맞아 대형 공연을 기획해왔다. 특히 2020년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와 같은 프로그램은 닐슨코리아 기준 29%의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그 외에도 KBS는 명절마다 대기획으로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 ‘We’re HERO 임영웅’,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 등을 선보여왔다. KBS는 시청자에게 희망과 위로를 선사하기위해 명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미국의 가수이자 배우이다. 그의 얼굴은 잘 몰라도 그의 이름을 딴 ‘스트라이샌드 효과’라는 말은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무위키는 “미국에서의 명성에 비해 한국에서는 웬만한 중노년을 제외하고는 인지도가 거의 없으며 오히려 스트라이샌드 효과가 신문에서의 인용 등을 통해 더 잘 알려져 있다”라고까지 했다.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상대방이 숨기려 하는 정보가 있다면 오히려 그 정보를 캐려는 사람들의 심리로 인해 역확산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2002년 사진작가 애들먼은 캘리포니아 주정부 지원을 받아 해안침식 사
1998년에 처음 등장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라는 존재를 아는가. 2018년 ‘아담’의 이름 뒤에서 노래를 부른 가수 박성철(제로)가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2’에 나오면서 비화를 알리고, 이후 2021년 JTBC ‘싱어게인 2 – 무명가수전’에 다시 출연을 하였기에 이전보다는 ‘아담’을 아는 사람이 조금은 더 늘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아담’에 대한 인지도는 증가했을지 몰라도 ‘아담’을 기억하는 방식은 여전히 ‘1990년대의 추억담’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는 ‘사이버 가수’라는 특성 때문에 제대로 모습을
뉴스 전문 채널이 아닌 이상, 한국의 수많은 방송사들에게 있어 쉽게 떼놓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친하지도 않은 애증의 존재가 있다면 그건 바로 ‘팬덤’이 아닐까. 직역하면 누군가의 ‘팬’(fan)들이 만든 일종의 ‘영토’(-dom) 같은 존재인 ‘팬덤’(fandom)은 그야말로 특정한 스타에 대한 열렬한 애정으로 움직이는 공동체다. 나이도, 성별도, 사는 곳도, 심지어는 국적도 모두 다르지만 특정 스타를 마음 깊이 좋아한다는 공통점은 수많은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에 큰 기여를 한다. 물론 이 집단적 움직임은 때로는 다른 팬
몇 달 전 인터넷에서 알게 된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가수 문주란이 작년 흥미로운 신곡을 냈는데 그다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아쉽다는 말이었다. 1949년에 태어난 문주란은, 1966년 ‘동숙의 노래’를 통해 18세 어린 나이로 데뷔했다. 당시로서는 무척이나 보기 드문 경로로 음악에 발을 내딛은 가수였다. 1961년 6살의 나이로 데뷔한 하춘화에 비하면 늦게 데뷔한 편이겠지만, 하춘화나 문주란이나 보수적으로 대중 문화를 대하던 1960년대 드문 경우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문주란이 신곡을 발표한 2021년
23일 주요 종합 일간지의 1면 키워드는 종부세, 대장동 특혜 의혹 기소, BTS였다.22일 국세청이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하면서 22일 신문과 마찬가지로 23일에도 종부세 논란이 일었다. 대다수 언론은 또다시 ‘종부세 폭탄’ 프레임을 들고 왔다. 반면 한겨레의 경우, 종부세 대상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집값 폭등으로 인해 부동산으로 인한 부의 불평등이 확대된 만큼, 종부세가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조세 정의의 방향으로 안착돼야 한다고 설득했다. 종부세가 ‘늘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순 없지만, 최근 집값이
지난 8월31일 ‘예술인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한민국은 직업으로서 예술인의 가치와 권리를 법률로 보장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에 발맞춰 음악인 단체인 뮤지션유니온은 지난 5~7월 ‘정책연구 릴레이 포럼: 음악같이, 음악가치’를 열고 코로나19 시대를 지내며 일자리 위협과 생활의 불안정에 시달리는 음악인의 삶을 드러내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포럼 논의 내용을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 주음악가로 활동하던 시절 주변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다. “좋아하는 걸 하며 살아서 좋겠어. 그런데 먹
지난 8월31일 ‘예술인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한민국은 직업으로서 예술인의 가치와 권리를 법률로 보장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에 발맞춰 음악인 단체인 뮤지션유니온은 지난 5~7월 ‘정책연구 릴레이 포럼: 음악같이, 음악가치’를 열고 코로나19 시대를 지내며 일자리 위협과 생활의 불안정에 시달리는 음악인의 삶을 드러내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포럼 논의 내용을 기획 연재한다. -편집자 주#1.수년 전, 어느 구청의 문화예술 소관 부처와 미팅이 있었다. 중간 간부쯤 되는 인물이 “이번에 구청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의 명절 특집 프로그램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정형적인 패턴을 떠올릴 것이다. 설날이나 추석을 겨냥해서 찍은 특집 다큐멘터리를 편성하고, 아침 시간대에는 주로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나 ‘나홀로 집에’ 시리즈나 ‘꼬마돼지 베이브’ 같은 가족 영화들, 아니면 성룡이나 이연걸 등으로 대표되는 홍콩 액션영화를 상영한다. 저녁 시간대가 되면 ‘올스타 청백전’ 부류의 유명 스타가 총출동하는 특집 프로그램이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추석 특집편을, 그리고 제법 비싸게 판권비를 들였을 비교적 최신 영화
“광주와 대구는 과거 지역감정 때문에 정치적으로 갈라져 있었다. 전부터 광주시와 대구시는 ‘달빛동맹’으로 연결돼있긴 했다. 하지만 방송으로는 연결이 안 됐었다. 음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방송으로 연결해보고 싶었다.” 이 방송을 기획한 김귀빈 광주MBC PD가 대구MBC와 함께 방송한 이유를 말했다. 지난 6월4일 대구MBC 제작진 5명은 대구MBC 차를 타고 2시간30분에 걸쳐 광주로 향했다. 광주MBC가 제안한 방송을 하기 위해서다. 광주MBC와 대구MBC는 광주 남구 광주MBC 양림오픈스튜디오에서 첫 라디오 공동 생방송을 진행했
코로나19가 아직 꺼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다시 3월이 찾아오고, 서서히 겨울에서 봄을 향해 절기가 바뀌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나 3월이 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안타까운 소식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뀐다고 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 있음을 고민케 한다.그 소식은 바로 작년 2월, 자신이 MtF(Male to Female, 생물학적 성은 남성이나 본인이 인식하는 성정체성은 여성임을 뜻하는 표현.) 트랜스젠더임을 고백하고 상부 허락을 받아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고(故) 변희수 하사 사망 소식이었다.
2020년 방송가 연예가는 트로트 열풍, 광풍이 휩쓸었고 올해 초도 여전히 큰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일제가 트로트와 함께 한민족의 정체성 파괴용으로 보급에 주력했던 가곡도 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다. 트로트는 일제가 1백 여 년 전 식민지 지배 목적의 하나로 보급에 주력했던 일본 엥카의 영향으로 생긴 대중가요로 흔히 뽕짝이라고 불렸다. 트로트와 함께 역시 일제가 보급에 힘을 쏟은 가곡은 독일, 이탈리아에 뿌리를 둔 것으로 한민족 고유음악을 억제하면서 그 대안으로 강요했던 또 다른 장르였다. 일제가 1930년대 독일, 이탈리아와
“광염(狂焰)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도 말 것이며철근도 만들지 마라.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못을 만들지도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가슴을 울리는 노래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시인 ‘제페토’가 2010년 충남 당진 용광로 사고를 추모한 시에 하림이 멜로디를 덧붙인 곡이다. 시는 마음에서 마음을 타고 넘어와 하나의 노래 운동으로 부활했다. 당진의 한 철강회사 용광로에 떨어져 세상을 떠난 20대 청년 노동자가 한 가정을 든든하게 책임진 30대 노동자가 됐을
‘예술인 고용보험’이 오는 12월부터 시행된다. 전일제이자 사무직 노동자를 바탕으로 해 예술노동자를 제외하는 고용보험법 구멍을 메워 고용안정과 생계를 보호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계약 없이 소액·단속으로 이뤄지는 문화예술노동 현장의 특징을 반영하지 않아 대다수 문화예술인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재개정과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양이원영·유정주 의원과 문화예술노동연대는 2일 예술인 고용보험의 실효적 시행을 위한 국회 온라인토론회를 열었다.20대 국회는 임기 말
연합뉴스 수용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 원장)가 지난달 24일 정례 회의에서 설리 사망 보도에 “한국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아이돌 착취 시스템을 주목한 기사는 좋았다”면서도 “자살을 미화하는 형식의 기사는 지양돼야 한다”고 주문했다.연합뉴스 수용자권익위는 외부 인사들이 모여 매달 연합뉴스 보도를 비판·비평하는 기구다.수용자권익위는 9명의 외부 위원과 연합뉴스 콘텐츠평가실장까지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연합뉴스 콘텐츠평가실장과 이봉수 위원장을 포함해 김동섭(SK하이닉스 사장), 김영욱(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
최근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들고 나오는 서비스들이 있다. 바로 ‘옛날 방송 다시보기’다. 멀게는 1980년대, 가깝게는 2000년대나 2010년대 초에 방송된 프로그램들을 부분별로 쪼개거나 5분-10분 내외의 영상으로 나눠 서비스 한다. 과거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에 새롭게 홍보 이미지와 문구를 붙여 업로드하는 것이 전부이지만, 근래 ‘옛날 방송’ 서비스에 대한 인기는 급속도로 뜨거워지고 있다.가장 대대적으로 이러한 흐름에 대처하는 방송사는 KBS다. 과거 예능 전문 채널 ‘깔깔TV’, 코미디 전문 채널 ‘크큭TV’, ‘가요톱10’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