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수용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 원장)가 지난달 24일 정례 회의에서 설리 사망 보도에 “한국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아이돌 착취 시스템을 주목한 기사는 좋았다”면서도 “자살을 미화하는 형식의 기사는 지양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수용자권익위는 외부 인사들이 모여 매달 연합뉴스 보도를 비평하는 기구다.

▲ 연합뉴스 지난달 15일자 기사.
▲ 연합뉴스 지난달 15일자 기사.

수용자권익위는 9명의 외부 위원과 연합뉴스 콘텐츠평가실장까지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연합뉴스 콘텐츠평가실장과 이봉수 위원장을 포함해 김동섭(SK하이닉스 사장), 김영욱(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교수), 김유진(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정책위원), 남궁창성(강원도민일보 이사 겸 서울본부장), 박정렬(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장), 송현주(한림대학교 교수), 임원기(다음카카오 상무), 정재권(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등이다. 이날 회의에는 김동섭 사장을 뺀 위원 모두가 참석했다.

수용자권익위는 설리 사망 보도에서 눈여겨본 연합뉴스 기사를 “설리 사망에 ‘마음의 병, 간과 안 돼’…정신건강 취약한 아이돌”(10월15일)이라고 했다. 이 기사는 “아이돌 스타 대다수가 연습생이라는 어려운 시절을 거쳐 데뷔하지만, 성공에 대한 강박과 사생활 노출, 악플로 인한 상처, 미래 불안감 등으로 우울감을 호소한다”고 분석한 후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의 심리적인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보도했다.

수용자권익위는 “‘어린 나이의 스타를 길러내는 기획사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기사는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다른 스타들 사례와 기획사 관계자, 정신과 의사, 대중음악 평론가의 의견 등을 소개했다”며 “‘악플러’가 아니라 연예기획사나 그들이 운영하는 아이돌 육성 혹은 착취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 좋은 기사”라고 밝혔다.

수용자권익위는 자살자 미화나 영웅화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용자권익위는 “설리 사망 기사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자살자 미화나 영웅화다. 자살이 가져오는 폐해에 대한 문제 제기보다는 사망한 사람을 ‘아름답게’ 추모하는 메시지와 이미지들이 언론보도에서 넘쳐났다. ‘하늘의 별이 되었다’는 표현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 연합뉴스 지난달  17일자 기사.
▲ 연합뉴스 지난달 17일자 기사.

수용자권익위는 “아쉽게도 연합뉴스도 이런 기사가 있었다”고 했다. 연합뉴스는 “SM ‘설리, 사랑해준 모든 이들 믿음 속 언제나 빛나는 별 됐다’” “‘반달눈 미소 기억할게요’…꽃다운 25살, 세상과 작별한 설리”(10월17일) 등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연합뉴스 측은 “지적한 내용을 깊이 새긴다”며 “해당 기사가 제목으로만 보면 언뜻 자살을 미화하는 걸로 비칠 수 있다. 계속 유의하겠다. 다만, 해당 기사는 죽음을 선택한 한 연예인의 비극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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