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춘 보도국장이 취임한 지 두달이 채 못된 지난 4일, MBC 보도국 기자총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최근 총회는 최근 문제가 됐던 ‘의원 골프 나들이’ 기사에 대한 취재 경위와 취재후 추 국장의 반응에 대
한 MBC 뉴스 파행 사태는 보도국장단의 ‘보신주의’와 독선적인 ‘조직운영’에 있다고 성토했다.

담당 기자의 설명으로 비교적 차분하게 시작됐으나 연이어진 기자들의 울분에 찬 목소리로 이내 달아올랐다.

첫 발언에 나선 정치부의 한 기자는 “이번 사건(의원 골프 나들이 보도 누락)은 일과성 해프닝이 아니다”며 “정부의 농가부채 조작사건 등 여권에 부담이 되는 기사가 계속 빠지거나 축소되고 있다”며 보도국장단의 ‘권력 눈치보기’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한 사회부 기자는 “시청률을 올린다는 이유로 경찰 기자들에게 흥미꺼리 아이템취재가 자주 지시되는가 하면 기사에 대한 평가도 방향이나 구성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오프닝 멘트나 컴퓨터 그래픽, 목소리 등 포장 문제에 집중된다”며 국장단의 ‘시청률 집착증’에 따른 뉴스 연성화가 기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부의 한 고참 기자는 국장단의 독선적인 조직운영으로 일선기자들뿐만 아니라 각부의 데스크인 부장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선 현장의 촉수인 취재기자를 대변하고 자기 의견을 제시해야 할 부장들이 무시당하고 편집회의는 국장단 몇 사람의 독단에 의해 진행된다”고 지적하며 “20년 보도국 생활에서 이처럼 이상한 체제를 본 적이 없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5공 이후에 가장 힘든 시절이다” “스트레이트 뉴스를 포기하고 있다”는 등 국장단에 대한 비판은 경제부, 국제부, 전국부, 편집부 등 대부분 부서의 기자들로 이어졌다. 일부 기자들은 보도국장의 공개사과와 함께 사퇴를 요구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해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기자들은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며 국장단의 사퇴요구만은 유보했다. 이날 추성춘 보도국장을 비롯한 국장단이 기자총회를 끝까지 지켜본 것에 변화의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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