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가 2025년도 예산안으로 764억 원 적자 편성을 했다. 수신료 분리고지·징수에 따른 수신료 수입 결손, 지상파 광고 시장 위축, 콘텐츠 경쟁력 약화 등 악순환이 굳어지고 있다. 박장범 사장은 ‘수신료 통합징수법’(방송법 일부개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지난달 수입 1조3366억 원, 비용 1조4130억 원, 당기 순손실 764억 원의 ‘KBS 2025년도 종합예산안’을 의결했다. KBS 사측은 올해도 수입보다 비용 증가가 더 클 거라 전망하면서도, 콘텐츠경쟁력에 514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사보에서도 KBS는 콘텐츠 투자를 강조하면서 킬러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150억 원, 텐트 폴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OTT 투자에 150억 원, 대하드라마 제작에 120억 원, 콘텐츠 권리확보에 94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450억)·과학기술정보통신부(350억)가 출자하고 국책은행과 KBS 등이 참여하는 ‘K-콘텐츠 미디어 전략펀드’로 재원을 조달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KBS는 이미 지난해 73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1일 KBS 이사회에 보고된 전년도 결산안에 따르면 2024년도 총 수입은 1조3317억 원, 비용은 1조4052억 원이다. 수신료 수입은 6516억 원으로 전년(2023년) 대비 335억 줄었고, 광고 수입은 1677억 원으로 290억 원 줄었으며, 콘텐츠 판매 수입이 3472억 원으로 308억 원 줄었다. 반면 협찬 캠페인 수입은 8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5억 원이 늘었다. 방송제작비의 경우 363억 원 줄어 5995억 원이다.
관련해 박장범 KBS 사장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게 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는 한편 “수신료 통합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장범 사장은 이날 “KBS의 가장 중요한 법안인 수신료 통합법안이 27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어느 법안이 어느 순서로 갈지 사실상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상정조차 쉽지 않을 거라고 하는데, 저희는 여러 특검법 속에서 KBS 수신료 법안도 반드시 통과돼서 상정될 수 있도록 가능성 여부를 따지지 않고 전사적으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사회에선 정재권 이사가 지상파 광고시장 규모가 줄면서 3사(KBS·MBC·SBS)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지난해와 다르게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는 것들이 구현되고 있는지 물었다.
사측은 “콘텐츠 경쟁력을 제작비가 한정된 상황에서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다. 다만 국가펀드라든지 KBS 그룹 펀드를 통해서 그 다음에 외부 투자를 받아서 결국은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며 “마동석 주연의 ‘트웰브’ 같은 경쟁력 있는 큰 프로그램을 방영함으로써, 마케팅 국장이 광고를 뛸 때 저희가 뭘 방송하는지 얘기하면 작년에 비해서는 굉장히 다른 반응을 광고주들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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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예능 프로 관련해 일종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저희가 광고가 들어오지 않는 학습지 광고라든지 이런 것은 그에 맞는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마케팅 국장이 참여해서 직접적인 광고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신규 예능 3~4개를 준비할 때 기본적으로 시작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광고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KBS는 또한 광고 기반의 무료 스트리밍 TV 서비스인 ‘패스트(FAST·Free Ad Supported streaming TV)’ 대응 전략을 연구하겠다고 했다. 사측은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유료 방송 가격이 굉장히 싸기 때문에 의외로 시청자들이 유료 방송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할 때 패스트로 직접 가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며 “아직까지는 패스트 자체가 국내에서 미미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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