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대형 미디어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다. 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 베누 스포츠(Venu Sports)가 론칭도 못하고 막을 내렸으며, 넷플릭스는 프로레슬링(WWE) 중계를 시작하여 새로운 시청 기록을 세웠다.
지난 1월10일 월트 디즈니,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폭스는 베누 스포츠 서비스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며칠 전 1월6일에는 디즈니는 ‘훌루+ 라이브 TV’를 와 푸보(Fubo) TV와 합병한다고 밝히고, 푸보는 베누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17일 뉴욕 연방판사가 푸보의 손을 들어 베누 스포츠 출시가 보류됐고, 베누의 이의제기는 12월13일 기각되었으며 올해 10월로 재판 날짜가 정해지면서 이런 결정이 내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스포츠 팬들을 위한 새로운 OTT는 막을 내리고 미디어 회사들간의 스포츠 중계 전쟁이 지속되고 시청자들은 여러 개의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불편은 지속되게 되었다.
베누 스포츠(Venu Sports)는 2024년 2월6일 디즈니, 폭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라이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제휴하고, 5월16일 가을에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스포츠 중계 OTT였다. 기존 OTT인 ESPN+와 세 회사의 스포츠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선형TV 네트워크(ABC, ESPN, ESPN2, ESPNU, SECN, ACCN, ESPNews, Fox, FS1, FS2, Big Ten Network, TNT, TBS, truTV)를 결합이 예상되었다. 금액은 월 42.99달러로 설정됐고, 호로위츠 리서치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의 42%가 가입 의사가 있다고 밝힐 정도로 기대가 컸다. 반면, 스포츠에 중점을 둔 푸보는 2월20일 베누 스포츠가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할 것이라며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출시 중단 가처분 신청을 했고, 8월17일 뉴욕 연방 판사는 새로운 OTT가 모든 미국 스포츠 중계권의 약 54%를 통제한다며 이를 승인하여 8월 예정이었던 서비스 출시가 보류되었다.

넷플릭스는 1월5일 첫 중계한 <월요일 로(Monday Night Raw)>의 글로벌(미국, 영국, 캐나다, 라틴 아메리카) 시청자수가 490만 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비디오 앰프(VideoAmp)는 미국의 260만 가구에서 이 경기를 시청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월23일 WWE의 인기프로그램 <로(RAW)>의 독점 중계권을 넷플릭스는 10년간 50억 달러(현재 환율로 7조 3700억 원)에 계약했다. 이전 중계권은 NBC유니버설 산하 USA네트워크가 5년에 13억 달러로 계약하였으니 넷플릭스는 두 배 이상을 지불한 셈이다. 넷플릭스의 490만 명은 WWE의 2024년 평균 165만 명의 시청자수와 120만 가구에 비해 2배 이상의 효과가 나온 성공적인 중계였다.
넷플릭스는 최근 스포츠 중계에 진심이다. 첫번째는 넷플릭스가 주최한 2023년 11월14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리키 파울러 등 4명과 포뮬러 원(F1) 드라이버 일렉스 알본 등 4명이 출전한 ‘더 넷플릭스 컵’ 생중계였으나 평균 시청자수가 70만 명에 불과해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2024년 3월3일에는 라파엘 나달과 카를로스 알카라스 경기인 ‘넷플릭스 슬램’을 개최하고 중계했다. 2024년 11월16일 중계한 마이크 타이슨과 제이크 폴의 복싱 경기는 전 세계에서 1억8000만 명의 실시간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중계한 치프스-스틸러스 경기는 2410만 명,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휴스턴 텍사스의 NFL 경기에서는 평균 2430만 명의 시청자수를 기록했다. 또한, 2027년과 2031년 여자축구 월드컵 전 경기를 영어와 스페인어로 중계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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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미디어와 OTT들이 스포츠에 이렇게 관심이 큰 이유는 수익성이다. 2024년 미국 프로그램 중에서 상위 4개에 <NFL>, <대학 풋볼>, <파리 올림픽>, <프로 야구 MLB>이 차지했다. 드라마는 5위 <로&오더>, 9위 <NCIS>에 불과하다. 스포츠 연맹 입장에서는 더 많은 중계권료를 받으니 좋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입장에서는 글로벌로 동시 중계할 수 있으니 기존 방송보다 중계 효율이 높고, 글로벌에서 가입자도 증가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 미디어에서는 미국과 같이 스포츠 중계권 확보 전략을 추진할 수 없다. 이미 대부분의 스포츠 중계권은 케이블TV로 넘어갔고, 방송사는 대형 스포츠만 일부 중계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막대한 중계권료로 항상 적자를 보는 구조이다. 지상파 광고 매출은 2023년에 1조 원 미만으로 추락하였고, 2024년은 더 낮아졌을 것이며 2025년은 더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 여건하에서는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만들 재원도, 점차 치열해지는 스포츠 중계권 확보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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