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2일 KBS N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과문
▲ 지난 8월2일 KBS N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과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프로야구 중계 중 성희롱 발언을 내보낸 KBS N에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8월1일 한화이글스와 KT위즈 프로야구 중계분(KBS N 스포츠)에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적용조항은 방송심의 규정 30조 양성평등이다.

해당 방송에서 이기호 캐스터는 한 관중이 ‘여자라면 최재훈’이라는 문구가 쓰인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것이 화면에 잡히자 “저는 여자라면을 먹고 싶다. 가장 맛있는 라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후 “초반에 약간 적절하지 못한 언어를 사용한 것 같은데, 그것에 대해 사과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의견진술을 위해 회의에 출석한 KBS N 측 관계자는 “나오지 않았어야 할 실수”라며 “무척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이기호 캐스터에 대해 “정직은 지난주 말 완료됐고 대기 상태”라며 “마이크를 다시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중계 외 업무를 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정수 위원은 “입에 담기 어려운 성희롱성 발언”이라며 “다만 사후 사과를 했고 3개월 정직의 중징계가 내려졌다는 점들을 감안해 법정제재 ‘주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방심위 법정제재는 낮은 순부터 ‘주의’, ‘경고’, ‘관계자 징계’ 또는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과징금 부과’ 등의 단계로 구분된다.

강경필 위원이 “내용이나 파장이 심각한 것 같다”며 법정제재 ‘경고’ 의견을 냈지만 류희림 위원장이 ‘주의’ 의견을 내면서 과반으로 ‘주의’가 최종 의결됐다. 류희림 위원장은 “평소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이 제대로 안 된 데 대한 심각한 비속어”라면서도 “의견진술 나오신 분들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법정제재 최저 수준인 ‘주의’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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