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경영진이 언론사 경력이 없는 팝페라 가수를 문화연예부장으로 채용해 논란이다. 스포츠서울 기자들은 회장과의 인맥에 따른 ‘졸속인사’이고, 해당 부장이 실제로 데스크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2월 문화연예부장으로 팝페라 가수 A씨를 채용했다. 언론사 경력을 2개월이라 밝힌 A씨가 경력 사원 모집 공고를 거쳐 부장으로 입사한 것이다. 애초 경력사원 모집 공고는 스포츠부·문화연예부·온라인부 부서장급에 대해 이뤄졌는데, 채용된 이는 A씨 뿐이었다.
A씨 입사 이후 내부에선 그가 ‘묻지마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스포츠서울 노조는 6월29일자 노보에서 “A 부장은 대주주 김상혁 회장과 대학 동문이자 ROTC 후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사 경력이 없는 팝페라 가수를 문화계 종사자라는 이유로 문화연예부장 자리에 앉힌 졸속인사’라고 비판했다.

김효원 스포츠서울 노조위원장은 지난 8일 미디어오늘에 “편집국 내에서도 A씨 인사에 대해 반발이 있었지만 회사에서는 A씨가 능력이 있어서 돈을 벌어올 수가 있으니 회사의 수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김효원 위원장은 “노조는 회사가 적자라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적 역량을 지닌 인력이 필요해 해당 부장을 뽑았다는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만, 그 인력이 문화연예부장이라는 점은 납득할 수가 없다”며 “우리 회사는 능력에 맞게 인재를 배치하는 회사가 아니라, 능력이 없어도 그냥 회장과의 인맥이 있으면 어느 자리에든 앉히는 회사인 것이냐”고 말했다.

A씨가 문화연예부장으로서의 데스크 역할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조는 문화연예부 소속 다른 기자가 A씨의 역할을 도맡으면서 사실상 ‘그림자 데스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포츠서울 문화연예부 소속 기자 B씨는 “(A씨는) 데스크 역할이 어떤 역할인지를 모르는 것 같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이템 지시를 못하는 건 물론, 아침 데스크 회의에는 ‘경험 삼아’ 두 번 들어가 본 게 전부”라며 “(지금 A씨가 하는 건) 기사입력 프로그램으로 기자들이 쓴 기사와 일정을 눈으로 한 번 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A씨는 기사 쓰는 것과 사업 역할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갔다. B씨는 해당 부장을 두고 “기사 보는데 매달리면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데스크 업무를 다른 기자가 해주는 걸로 알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부서 회의를 몇 차례 한 적 있는데 어떤 기사를 어떻게 쓸 지에 대한 논의가 아닌 매출이나 협찬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지적했다. B씨는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어오면 된다고만 생각하는데 이 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문화연예부장 A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먼저 ‘낙하산 인사’란 비판에 대해 그는 “스포츠서울 정식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해서 입사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는 팝페라, 뮤지컬 등 20년동안 문화계쪽 일을 했다. 문화예술 쪽에 충분히 자격이 있다”며 “기자 생활을 하지 않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연예인들, 주변에 아는 사람들도 많고, 그게 낙하산 인사라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A씨는 데스크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입사 전 타 매체에서 2개월 정도 문화부 데스크 역할을 했다”며 “데스크를 안 보려고 안 본 게 아니고, 처음 입사했을 당시 기자직에 대한 경력이 많지 않다보니, 경력 있는 사람을 부서에 넣어서 그분과 함께 조력해서 같이 가자는 측면에서 전 대표이사가 배려를 해줬던 차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원들을 모아놓고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연예기사를 썼으면 좋겠다는 발표도 했고, 충분히 얘기했다. 중간에 편집회의도 참여는 해봤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방관하는게 전혀 아니고, 이런식으로 돌아가는구나를 배웠다”며 “(데스크 역할은) 제게 주어진 임무니까, 주어진 임무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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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노조위원장은 “채용 공고에도 데스크 역할에 대한 공지는 없었고, 채용 후에도 기자직이 아닌 업무직임을 강조했다”며 “해당 업무를 적절히 수행할 수 있는 부서에 배치하는 것이 상식이다. 스포츠서울은 데스크 업무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데스크 직함과 월급을 퍼주는 자선단체가 아니다”라고 재반박했다.
스포츠서울 사측 관계자들은 A씨 채용 경위를 묻기 위한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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