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가 약속한 지 한 달여 만에 ‘ 녹취파일 보도’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뉴스타파는 지난 13일 외부 인사 5명으로 구성한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보도’ 진상조사위를 구성했다. 진상조사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진상조사위는 언론학자 4명과 법학자 1명 등 총 5인으로 구성됐다. 모두 외부 인사다. 단 조사 활동 지원을 위해 김성수 뉴스타파 기자와 최형석 영상취재기자 등 2명의 내부 간사가 결합했다.

▲ 뉴스타파가 지난달 7일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녹취 음성 전문을 공개했다. 사진=뉴스타파 보도 갈무리.
▲ 뉴스타파가 지난달 7일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녹취 음성 전문을 공개했다. 사진=뉴스타파 보도 갈무리.

진상조사위 역할과 목적은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6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 육성파일 보도’ 논란 및 의혹 실체를 규명하는 데 있다.

뉴스타파는 “조사위는 김만배·신학림 간 금전거래 경위와 성격, 녹취 파일 입수 및 보도 결정 경위, 녹취 내용에 대한 검증·확인 취재의 적정성, 녹취 일부가 발췌·편집돼 방송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해 연내 최종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했다.

뉴스타파는 조사위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심인보 뉴스타파 콘텐츠총괄팀 총괄에디터는 16일 통화에서 “조사위원 분들이 결과 발표 전 이름·명단이 알려지면 각종 문의가 쏟아질 수 있다며 조사 결과 발표 때 공개하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했다.

심 에디터는 이번 진상조사위 결과 발표 시기에 “내부는 연말까지 조사 결과가 완료·발표되길 바라지만 조사위는 독립 기구”라며 “우리가 강제할 수 없으며, 어디까지나 조사위원들의 조사와 판단에 달렸다”고 전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대선 사흘 전 ‘대장동 일당’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대화 육성을 단독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두 사람 발언 가운데 “박영수 변호사(전 특검)와 윤석열 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해결했다”는 취지의 김만배 음성을 12분짜리 리포트로 내보냈다.

뉴스타파 보도 골자는 대장동 개발 종잣돈을 끌어모은 대출 브로커이자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씨가 김씨의 법조 로비를 통해 2011년 대검 중수부 윤석열 수사팀에서 특혜 수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신 두 사람 사이 거액 1억6500만 원이 오갔다는 점 △뉴스타파 보도에서 수사 무마 주체를 윤석열로 부각하는 편집이 확인된 점 △대장동 일당이 진술을 번복한 점 등이 지적되며 ‘부실 보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14일 오전 9시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옥 압수수색에 나섰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검찰의 수사와 정권의 언론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14일 오전 9시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옥 압수수색에 나섰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검찰의 수사와 정권의 언론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검찰이 지난달 1일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신학림 전 위원장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두 사람 사이 1억6500만 원이 오갔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뉴스타파는 지난달 5일 “취재원과 거액의 금전거래를 한 사실은 저널리즘 윤리상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뉴스타파는 해당 보도 경위와 과정에 대해 보다 철저하게 조사하기 위해 외부 조사위원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일보는 16일자 10면 기사를 통해 검찰이 김씨의 ‘가짜 인터뷰’ 정황을 뒷받침하는 추가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최근 조우형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 수사 당시 박영수 전 특검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경위를 물었는데, 조씨 진술에 따르면 김씨가 박 전 특검을 조씨에게 추천하면서도 당시 윤석열 대검 중수과장에 관해서는 언급을 일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조씨 진술 내용이 “뉴스타파가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6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대화 녹취록을 인용 보도한 내용과 배치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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