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의혹’에 관한 허위 인터뷰를 하고 1억 원대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를 산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김)만배와 책 계약을 정당하게 한 것”이라며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신 전 위원장은 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대선을 앞두고 1억 원대 금품을 받고 허위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혐의에 관해 “제본된 대한민국 혼맥도 저서 세 권을 정당한 계약서를 쓰고 판매한 것”이라며 “검찰이 의심하는 배임수재 혐의는 적용될 수 없다. 검찰로선 실물 계약서를 보고 싶을 테니 압수수색을 한 것 아니겠나. 검찰이 원하는 것은 다 준 상태”라고 밝혔다. 신 전 위원장은 검찰에 계약서와 노트북, 관련 저서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사진=미디어오늘
▲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사진=미디어오늘

신 전 위원장은 한국 재벌과 정관계, 언론계 인사들의 혼맥 관계를 수십 년 취재한 언론인이다. 그는 김씨에게 저서 세 권을 1억6500만 원에 팔았다고 했다. 계약 시점은 2021년 김만배 인터뷰 후라고 했다. 신 전 위원장은 1억6500만 원 가운데 300만 원은 김씨에게 책을 넘길 때 계약금 성격으로 현금으로 받았다고 했고 나머지 1억6200만 원은 계좌 송금 받았다고 했다.

신 전 위원장은 “검찰은 내가 만배 부탁과 금품을 받고 뉴스타파 매체를 통해 폭로했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웃기는 이야기”라며 “책값이 왜 비싼지에 대해선 직접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신 전 위원장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신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김씨와 공모해 허위 인터뷰를 내보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신 전 위원장과 김씨 만남은 2021년 9월 있었고, 두 사람 대화 내용은 뉴스타파가 지난해 3월 대선을 사흘 앞두고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줄곧 “조우형을 전혀 모르고, 봐주기 수사를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부실수사 의혹을 일축했다.

신 전 위원장은 1일 오후 4시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서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그는 통화에서 “검찰은 (인터뷰를 내보낸) 뉴스타파와 공모한 것으로 보는데, 공모 관계는 전혀 없다”며 “뉴스타파에도 내 생각을 전했고, 모든 진실을 공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뉴스타파도 이번 검찰 수사에 관한 입장을 발표할 전망이다.

신 전 위원장은 1984년 코리아타임스 기자로 입사해 1993년 한국일보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03~2007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4년간 미디어오늘 대표를 지냈다.

[기사 수정 보완 1일 오후 4시 : 본지는 1일 오후 3시 <신학림, 검찰 금품수수 혐의에 “김만배와 책 계약한 것” 반박> 보도 후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에게 추가 질의하여 보다 구체적인 책 계약 내용과 액수를 확인했고, 이를 반영하고 기사 내용을 수정·보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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