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이 전자책 회사 리디로부터 뉴미디어 아웃스탠딩을 인수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30억 원 수준이다. 미디어 스타트업 중 시장에 안착하고, 유료구독 모델 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아웃스탠딩이 2018년에 이어 또다시 M&A(이하 인수·합병) 대상이 된 것이다.

최용식 아웃스탠딩 대표는 지난 26일 열린 ‘2022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인수·합병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으며, 미디어 스타트업이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최용식 대표는 인수·합병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인수·합병을 단순히 ‘회사를 파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다르게 생각하면 ‘좋은 파트너를 만나 자원의 부재를 해소하고 성장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최용식 아웃스탠딩 대표가 8월 26일 ‘2022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 최용식 아웃스탠딩 대표가 8월 26일 ‘2022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최용식 대표는 “2010년 이후 모바일 열풍에 힘입어 많은 미디어 스타트업이 나왔다”며 “일부는 상당한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뉴스 비즈니스는 외관상 화려함·고상함과 달리 재무적으로 취약함을 가지고 있다. 시장은 포화된 상태고, 수익화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웃스탠딩은 인수·합병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했다. 최용식 대표는 2018년 리디에 인수된 당시를 떠올리며 “자원이 부족하고, 독자들의 눈높이가 계속 올라간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최 대표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힘만으로는 부족했다”며 “(아웃스탠딩 창업) 초기 투자를 받았었는데, 부채감이 있었다. 어떤 형태로든 회수를 해야 하는데 뚜렷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때마침 리디가 인수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리디는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 ‘리디 셀렉트’를 출시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후 리디는 성장을 위해 애니메이션 OTT 라프텔을 인수하고, 웹소설·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다. ‘리디 셀렉트’에 대한 투자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최용식 대표는 “아웃스탠딩 입장에선 인수·합병에 대한 의미가 사라진 셈”이라며 “자연스럽게 지배 구조 변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리디에서 다른 회사에 (아웃스탠딩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여러 기업이 아웃스탠딩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아웃스탠딩이 선택한 회사는 대선 이후 급부상한 ‘삼프로TV’다. 최용식 대표는 “삼프로TV는 가장 핫한 스타트업이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었다”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직접 찾아가서 인수·합병 제안을 했고,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삼프로TV는 ‘주식 콘텐츠 만으론 부족하다’는 의지가 있고, 자체 서비스를 만들려 한다.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아웃스탠딩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용식 대표는 아웃스탠딩 인수·합병에 대해 “독립적인 행보가 중단됐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아쉬움은 개인적인 것이지 독자·조직원·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생각하면 인수·합병이 맞았다고 본다”고 했다. 최 대표는 “리디, 삼프로TV 모두 아웃스탠딩 성장에 도움을 줬다”며 “리디에 처음 인수될 당시 기자는 7명에 불과했고 하루하루 콘텐츠를 만들기에 급급한 조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월 100개의 콘텐츠가 나온다”고 밝혔다. 최 대표에 따르면 현재 편집장·편집에디터를 포함해 총 12명이 글을 쓰고 있다. 또한 아웃스탠딩은 100여 명의 외부 필자와 협업하고 있다.

최용식 대표는 미디어 스타트업이 콘텐츠 경쟁력만 갖추면 인수·합병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미디어 스타트업의 강점은 콘텐츠 경쟁력”이라며 “플랫폼과 협업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에 콘텐츠 경쟁력만 있다면 절대 꿀리지 않고 사업할 수 있고, 예비 인수자를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인수·합병 당시 여러 인수자와 만나 이야기했는데, 이는 콘텐츠 경쟁력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최 대표는 “고품질 콘텐츠, 고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선 자본이 들어와야 하고, (투자금) 회수 사례가 있어야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이런(인수·합병) 사례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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