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 곳은 국내 유수의 IT기업 넛츠컴퍼니.

라고 시작하는 기사를 아시나요?
IT전문지 아웃스탠딩의 상황극 기사입니다.
아웃스탠딩은 미디어오늘처럼 딱딱한 문어체 기사(ㅠㅠ)가 아닌 구어체에 짤방과 이모티콘이 들어간 기사로 유명하죠.

지난해 1월 이 같은 기사를 선보였던 아웃스탠딩이
‘베타’ 딱지를 곧 떼는데요.
최용식 기자를 만나 아웃스탠딩의 실험과
‘노답’인 디지털혁신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여러분이 뭘 좋아하실지 몰라

아웃스탠딩 버전도 준비했습니다.(후회 중)










“최용식 기자님. 미디어오늘에서 나왔습니다.
디지털 시대 언론은 어떻게 해야 살아남죠?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답을 내놓으시죠!”









“헉, 그걸 왜 저에게!”










“노...농담이고요.
이름도 생소한 ‘언론 스타트업’을
안착시키셨는데 대단합니다.
어떻게 기사를 이렇게 쓰실 생각을 하신거죠?
(제가 해보니 어렵고...오글거리고 하기 싫어지고...)”






“맞아요. 기자들은 형식에 대한 강박이 있죠.
저도 경제지에 있으면서 습관이 들어서,
바꾸기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기자가 만족하는 기사가 아닌
독자를 위한 기사를 쓰고 싶었어요.

 




“독자를 위한 기사요?”


▲ 사진=이치열 기자.


“아시겠지만 기자실에서 기자 50명이
똑같은 기사를 쓰잖아요.


색다른 기사를 쓰고 싶었어요.
근데 색다른 기사를 써도
기존 기사형식으로는 전달하기 힘들었죠.
열심히 낚시해서 참치를 잡았는데
그걸로 참치김밥 만드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형식을 바꿨어요.
어떻게 해야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을지 고민한거죠.”

“‘넛츠컴퍼니’가 히트했는데요.
어떻게 기사에 상황극을 접목하실 생각을 하신거죠?”

“작년 이맘 때 ‘부장님 사표쓸게요’라는
기사를 쓰면서 영감을 받았어요.
이슈를 쉽게 풀어내면서
업계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캐릭터와 상황극이 필요하기도 했고요.
세계관을 구축하니 독자들 몰입감도 높아졌어요”


“기자들도 이모티콘이 있더라고요.”


“맞아요. 이 기자들 캐릭터를 통해서
독자와 더 친근하게 소통을 하죠.
장혜림 기자를 영입했을 때
가상인터뷰를 썼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느꼈죠.”

▲ 참고로 최용식 기자의 실물은 이렇습니다.

“기자 1명도 미디어가 되는 시대니까
이런 캐릭터화가 가능한 거 같아요.
언론위기라지만 기자에겐 기회일 수 있어요.
앞으로 전문기자 이상의 입지를 가진 기자가 나올 거라고 봐요.
‘셀레브리티 기자’라고나 할까요.”




“셀!럽!기!자!”



“네, 언론사의 플랫폼이 무너졌지만,
대신 기자 개개인의 노출이 두드러지고
한 분야에서 인정받는 셀럽 기자들이 나오는거죠.
기자 개개인의 브랜드가 중요해질 겁니다.
나중에 언론은 셀럽 기자들을 관리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처럼 될 거라고 봐요.”

▲ MCN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처럼 기자들도 한 분야에서 나타내면 유명인화 될 거라는 이야기. 사진=다이아TV

“그럼 언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지금 언론종사자들은 앞에는
허허벌판 황무지가 펼쳐져 있는 듯한...”

▲ 디지털 혁신의 앞날은 대략 이런 느낌. 사진=KBS드라마 정도전 캡쳐.

“기자 육성방식이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언론은 전문기자를 만들지 않고 출입처를 돌리죠.
제너럴리스트가 기자의 덕목이라 여긴거죠.

근데 디지털은 달라요.
살아남으려면 튀어야겠죠.
언론은 기자에게 투자해야 하고
기자들이 원하는 분야를 취재하게 하는 거죠.
‘일’과 기자의 ‘관심사’가 일치되는 게 좋고요.“

“저희... 기자들은요?”

“엄청나게 열심히 해야죠ㅎㅎ
셀럽기자는 그냥 전문기자와는 달라요.
기자 스스로 유통과 비즈니스를 고민하죠.
어떻게 색다른 기사를 쓸 건지
또, 독자들에게 맞는 형식의 기사를 만들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겠죠.”

“그래서 기자들은 철들면 안 돼요.
저희도 평생 고민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또 시도하려고요.
저희 계획을 소개하자면
짤방을 만평처럼 만드는 ‘짤평’을 선보일 겁니다.
업계 사람들의 ‘경험담 콘텐츠’도 만들 생각이죠.
나중에 돈을 더 벌면 웹툰, 웹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뉴스에 접목하고 싶어요.”

“오, 지켜보겠습니다.
끝으로 동료 기자들에게 할 말 있나요?”

“뛰어들었으면 좋겠어요! 기회의 시대잖아요.
창업도 좋고, 다른 시도도 좋아요.
언론시장이 이렇게 요동치는 게
100년에 한번 오기도 힘들죠.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치고나갈 수 있어요.
2030기자라면 이 기회를 꼭 잡으세요!”

(기사에 사용된 이모티콘은 아웃스탠딩의 저작물로, 아웃스탠딩의 동의를 얻어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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