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면 현상이 있다. 현상 뒤에는 숨은 원리나 시사점이 있다. 하지만 방송 리포트는 현상에 집중하게 된다. 그 점이 늘 한계라고 느껴졌다. 중요한 건 ‘시사점’인데 말이다.”

“IT, 테크, 미디어 담당 기자 생활을 오래 했다. 사내 혁신 업무도 맡았다. 당시 복스미디어(버즈피드와 함께 뉴미디어를 대표하는 미국의 유니콘 기업) 등 미국의 창업 사례를 보면서 기사를 써서 혁신을 알리는 것도 있지만 회사를 만들어 혁신할 수도 있다는 데 관심이 갔다. 기사만 써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 최근 MBC 2기 사내벤처로 선발된 지식콘텐츠 서비스 ‘딩딩대학’의 양효걸·염규현 MBC 기자와 실리콘밸리 혁신 미디어를 운영하는 기자 출신 손재권 더밀크(The Miilk) 대표의 말이다. 미디어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전·현직 언론인들은 언론 활동을 하며 느낀 ‘갈증’이 사업의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MBC 아카이브를 활용해 만든 딩딩대학 콘텐츠. 사진=딩딩대학 유튜브채널.
▲MBC 아카이브를 활용해 만든 딩딩대학 콘텐츠. 사진=딩딩대학 유튜브채널.

언론인들이 창업하거나 주축이 된 미디어 스타트업 사례는 절대적으로 ‘많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유의미한 사례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최용식 기자가 창업한 IT전문 매체 ‘아웃스탠딩’, 손재권 기자가 미국 현지에서 창업한 경제·테크 매체 ‘더밀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롱블랙’, 여성을 위한 유료구독 콘텐츠 서비스 ‘자기만의방’ 등 텍스트 기반 유료구독 매체 가운데 기자가 창업하거나 주축이 된 경우가 적지 않다.

‘사내벤처 제도’로 탄생한 스타트업들도 있다. 2018년부터 서울신문은 공무원과 공시생, 공공부문 종사자를 위한 뉴스 속 뉴스 ‘공생공사닷컴’을 비롯해 못난이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비굿(B·good, 구 나누다푸드), 코로나 시대 전세계 여행객들이 안전하게 한국여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미디어 플랫폼 투어링위키(구 서울 정책 아카데미) 등을 사내 벤처로 육성했다. 공생공사닷컴과 비굿은 스핀오프(독립분사) 했다. 서울신문은 공모를 통해 사내벤처 지원자들을 모집했고, 외부 투자 기관 심사역의 도움 없이 사내 심사 평가 과정을 거쳐 선발했다.

MBC는 2020년 1기 사내벤처팀인 ‘블래스트(구 바이트일레븐)’, MBC 예능과 드라마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한국어 교육 서비스 앱 ‘코이랩스(구 Koy)’ 등을 선발했고, 지난해엔 지식 교양 정보 콘텐츠 스타트업 ‘딩딩대학’, 라이브쇼에 적합한 조명 기술 서비스 스타트업 ‘메타로켓’ 등 2기 사내벤처팀을 선발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첫 사내벤처 공모 결과 ‘그리너팀’을 최종선발했다. 그리너팀은 대중을 위한 논문 큐레이팅 서비스인 소통형 연구 플랫폼 ‘초록’을 서비스한다. 지난해 11월 YTN도 첫 사내 스타트업 공모를 진행했다. 그러나 사내벤처로 선발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결론을 냈고, 대신 ‘NFT 플랫폼 구축 사업’ 아이디어를 낸 팀에게 우수상과 상금을 수여했다. YTN은 올해도 사내 스타트업 공모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1년 사내벤처 공모를 진행한 한겨레 포스터. 사진=한겨레 제공.
▲2021년 사내벤처 공모를 진행한 한겨레 포스터. 사진=한겨레 제공.
▲2021년 사내벤처 공모를 진행한 MBC 포스터 일부.
▲2021년 사내벤처 공모를 진행한 MBC 포스터 일부.

MBC와 한겨레 등은 ‘공모’를 통해 선발하고, 이 과정에서 전문 투자회사들로부터 심사를 받게 했다. 이후 성과에 따라 재평가를 거쳐 분사 등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체계화했다.

언론 스스로 사내벤처에 뛰어드는 이유는 언론의 위기 속에서 ‘혁신’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겨레는 지난해 ‘사내벤처 공모’에 나서면서 공고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1988년 한겨레는 벤처기업이었다. 보수언론 카르텔에 겁먹지 않고 새 신문 창간에 뛰어들어 파격과 실험의 역사를 썼다. 30여년 세월과 함께 어느덧 겁 없던 벤처의 과거를 잊었는지도 모른다 (중략) 새로운 사업모델에 발굴해 성장의 또 다른 엔진을 찾아보려 한다.”

언론 자산 활용한 사내벤처 ‘팩트스토리’ ‘코이랩스’

‘언론’과 ‘스타트업’을 연결지으면 ‘뉴스’나 ‘지식정보 서비스’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뿐 아니라 언론을 기반으로 하면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한 스타트업들도 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은 한겨레의 ‘사내벤처’가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드라마의 극본을 맡아 주목을 받은 실화 모티프 웹툰·웹소설 기획사 ‘팩트스토리’의 토대는 한겨레의 사내벤처였다.

한겨레 기자 고나무는 깊이 있는 취재를 바탕으로 한 내러티브 스타일의 기사로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엔 지존파 납치 생존자인 이아무개씨를 만나 직접 인터뷰해 ‘지존파 납치 생존자의 증언’ 기사를 6편 연재해 반향을 일으켰다. 지존파 사건은 지존파 일당 7명이 1993년 4월부터 1994년 9월까지 5명을 연쇄 살인한 사건이다.

▲2015년 9월12일자 한겨레 1면 기사.
▲2015년 9월12일자 한겨레 1면 기사.

이 기사가 나온 뒤 고나무 기자는 영화사 네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중에는 영화 ‘관상’을 제작한 ‘우주필름’ 제작사도 있었다. 당시 고나무 기자는 영화사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주며 정보를 제공했고, 취재원인 생존자를 연결해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이때 그는 ‘사업’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자신이 쓴 기사를 바탕으로 했지만, 정작 콘텐츠에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 아쉬웠던 고나무 기자는 2017년 3월,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신사업 담당 국장에게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기획사 아이디어였다. 이후 한겨레는 사내벤처 형식으로 회사를 설립하게 허가해 ‘팩트스토리’를 만들게 됐다.

당시 고나무 대표는 이 분야의 사업성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미국의 내러티브 논픽션 기사들이 드라마나 영화로 이어지는 사례를 보면서 사업의 가능성을 고민하게 됐다. 실화 모티브의 콘텐츠가 최근 넷플릭스나 왓챠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5년 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 당시 제가 파악한 시장의 흐름상 실화나 전문직 소재의 스토리 비중이 커질 거라고 봤다. JTBC ‘기상청 사람들’은 로맨스 장르의 탈을 쓰고 있지만, 기상청에 관련된 ‘전문 이슈’가 다뤄지고 있다.”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포스터. 사진=JTBC 홈페이지.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포스터. 사진=JTBC 홈페이지.

사업과 언론 활동은 별개가 아니었다. ‘취재 활동’은 사업의 핵심적인 자산이 됐다. 고나무 대표는 “기자로서 경력과 능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스토리업을 하고 싶었다. 기자가 가진 강점은 팩트를 다루는 능력, 취재력, 그리고 취재원 등이 있다. 저널리스트로서 가졌던 능력을 사업하기 좋은 스토리 장르에 특화된 콘셉트를 잡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MBC 1기 사내벤처로 시작해 최근 스핀오프(독립분사)에 성공한 코이랩스(구 Koy)는 ‘방송사 아카이브’라는 ‘자산’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만든 사내벤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코이랩스는 MBC 예능과 드라마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한국어 교육 서비스 앱이다.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져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할 때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했다고 느낀 것이 사업의 시작이 됐다.

▲‘[오늘의 주제] 한국인이 자주 쓰는 감탄사 모음집’ 강의. 사진=코끼리(KOKIRI) 유튜브화면 갈무리.
▲‘[오늘의 주제] 한국인이 자주 쓰는 감탄사 모음집’ 강의. 사진=코끼리(KOKIRI) 유튜브화면 갈무리.

현재 ‘코이랩스’는 베트남 현지 대학과 다수의 MOU를 맺었고, 클로즈 베타 테스트(출시 전 선발된 이용자들에게 미리보기 형식으로 실시하는 비공식 시험운영) 중이다. 구독료는 앱스토어 가격과 웹서비스 가격이 다른데, 각각 1만원, 1만2000원이다. 베트남을 주요 시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지정됐고, 한국어능력시험 응시 비율이 높은 등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전예지 대표는 언론사에서 일하며 느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에 뛰어든 면도 있다. “연차가 쌓일수록 자꾸 정체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 5년 사이에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특히 IT 산업군이 굉장히 많이 변하고 있는데, 언론사가 오히려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가 자꾸 나태해질 것 같았다. 아예 바깥세상으로 나가서 새로운 변화에 발을 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컸다.”

유료구독 나선 ‘아웃스탠딩’ ‘롱블랙’ ‘더밀크’ ‘자기만의방’

언론인 출신이 스타트업에 뛰어든 경우도 있다. 미디어 스타트업 중에서도 ‘유료 콘텐츠 구독 시장’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토마토 기자 출신의 최용식 대표가 운영하는 ‘쉽고 재미있는 IT뉴스’를 표방한 ‘아웃스탠딩’을 시작으로, 매일경제 기자 출신의 손재권 대표가 만든 ‘더밀크’(The Miilk,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독립 운영하는 테크&경제 미디어 기업),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출신 기자들이 만든 ‘롱블랙’(LongBlack, 24시간 안에 안 읽으면 사라지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구독 서비스), 세계일보 기자 출신의 이아란 CCO(Chiedf Contents Officer)가 참여한 ‘자기만의방’(성생활을 시작하는 여성들을 위한 성지식 콘텐츠 서비스) 등에 전직 언론인이 주축이 됐다.

▲롱블랙 콘텐츠(노트) 리스트 화면.
▲롱블랙 콘텐츠(노트) 리스트 화면.

뉴미디어 스타트업 중 유료구독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아웃스탠딩은 2015년 창간해 7년차를 맞았다. 최용식 대표는 창간 직후인 2016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경제지에서 일할 때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고 설명했다. “기자간담회 가면 기자 50명이 다 똑같은 기사를 쓴다. 기자들은 만족하지만, 독자가 보지 않는 기사들을 쏟아낸다. 너무 괴로웠다. 일을 안 한 거 같았다. 또 이런 고민도 있다. 정말 재밌는 이야기인데 그걸 기사로 써놓고 보니 기사가 한심한 거다. 낚시를 해서 참치를 잡았는데, 회를 안 먹고 참치김밥을 만든 느낌이었다.”

2016년 8월 아웃스탠딩은 당시 언론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하드페이월(Hard Paywall, 콘텐츠 전면 유료화) 형식의 유료구독 모델로 전환했다. 정확한 유료구독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구독을 지속하는 비율이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아웃스탠딩’은 2018년 전자책 서비스 회사 ‘리디북스’가 인수에 나서면서 또 다시 주목을 받았다. 리디북스는 신간과 베스트셀러를 포함해 월마다 일정한 금액을 내면 책을 무제한 열람할 수 있게 해주면서 아웃스탠딩 아티클 서비스를 패키지의 일환으로 제공한 바 있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롱블랙’은 지난해 9월 론칭했다. 롱블랙은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사례를 발굴해 직장인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돕는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롱블랙은 하드페이월 형식의 유료구독 매체로 한 달 구독료는 4900원이다. 매일 1개씩 콘텐츠를 선보이는데 발행 후 딱 24시간만 보여지고 사라진다.

‘롱블랙’을 이끄는 임미진 타임앤코 대표는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중앙일보 지식 콘텐츠 서비스 ‘폴인’을 이끈 경험이 있다. 김종원 부대표는 동아일보 계열사 DBR(동아비즈니스리뷰)·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콘텐츠 기획을 맡았고, 리디북스, 폴인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롱블랙은 서비스를 운영한 지 3달 만에 카카오벤처스로부터 11억원의 ‘시드머니’ 투자 유치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IT와 테크 분야를 오래 취재한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매일경제를 퇴사하고 2019년 미국 현지에서 ‘더밀크’를 창간했다. ‘더밀크’는 실리콘밸리 현지의 뉴스를 한국어로 전달한다. 외신 인용 대신 현지 취재를 하면서 한국인의 시각으로 글로벌 뉴스를 전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기고자를 포함해 20여명이 일하는 더밀크는 최근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손재권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등 외신을 인용해 취재하면 기존 매체와 차별화가 안 된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니, 테크 분야를 취재하려면 당연히 미국에서 창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언론은 그에게 ‘갈증’을 느끼게 했지만, 동시에 특파원 파견을 통한 현지 취재 경험과 당시 확보한 취재원은 사업의 자산이기도 하다.

▲자기만의방 앱 도서관에서 제공되는 콘텐츠 일부. 사진=자기만의방.
▲자기만의방 앱 도서관에서 제공되는 콘텐츠 일부. 사진=자기만의방.

세계일보 기자 출신의 이아란 ‘아루’ CCO는 성생활을 시작하는 여성들을 위한 유료구독 서비스 앱 ‘자기만의방’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자기만의방’ 앱 가입자는 1만3700여명, 유료구독자는 700명이다. 올해 세 곳의 투자사로부터 6억원의 ‘시드머니’ 투자를 받았다.

이아란 CCO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필진들이 작성한 콘텐츠를 검수하고, 리라이팅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기자로서 업무 경험이 바탕이 된 역할이다. 이아란 CCO는 “기성 언론은 기자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기사화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기자라는 직업은 쓸 수 있는 글의 한계가 명백하다”며 ‘자기만의방’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직접 발제를 해서 처음부터 서비스를 꾸려나가 보고 싶었다. 여성들이 알아야 할 성지식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시간이 지나도 생명력이 남을 수 있는 콘텐츠를 쓰고 싶었다.”

언론 ‘자산’으로 하되 ‘차별성’ 필수
기반 다진 후 안정적 수익 확보 ‘관건’

이들 매체 가운데 적지 않은 곳이 ‘언론의 자산’이나 ‘업무 경험’의 노하우로 도전에 나서면서도 언론 활동에서 느낀 한계를 극복하려 하고, 이를 차별화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특히 ‘롱블랙’ ‘더밀크’ ‘아웃스탠딩’ ‘자기만의방’ 등 B2C 유료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은 여느 구독 매체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취재할 수 있고’ ‘누구나 볼만한’ 콘텐츠는 지양한다.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파고 들고, 타깃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콘텐츠와 서비스를 보완하고 있다. 구독 매체에서는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독자보다 ‘광고주’와 ‘포털 온라인 대응’이 중요했던 기존 언론에서는 하지 못했던 일이기도 하다.

▲‘[오늘의 주제] 회사에서 쓰는 인사 모음’ 강의. 사진=코끼리(KOKIRI) 유튜브화면 갈무리.
▲‘[오늘의 주제] 회사에서 쓰는 인사 모음’ 강의. 사진=코끼리(KOKIRI) 유튜브화면 갈무리.

관건은 사업의 ‘안착’이다. 특히 이들 구독 매체들은 ‘성공’이라고 평가하기보다는 ‘도전 중’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텍스트 기반 유료 구독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 자체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사업 안착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계획하거나 실행에 나선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자기만의 방’은 구독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은 다음 ‘팸테크’(femtech, 여성의 건강에 초을 맞춘 상품) 등 이커머스(eletronic commerce)와 접목할 계획이다. ‘딩딩대학’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넘어 추후 교육 플랫폼으로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코이랩스’는 우선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후 글로벌 콘텐츠 기반 교육 서비스 사업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독보적인 사업 영역을 보여준 ‘팩트스토리’는 실화나 전문직 중심의 웹툰과 웹소설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팩트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에 ‘취재 컨설팅’을 제공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고나무 대표는 “대부분의 영화, 드라마 제작사 인력은 전문적으로 취재 훈련을 받아본 분들이 아니다. 예컨대 실제 범죄 사건을 영화화할 때 관련된 판결문을 구하려면 어떤 절차로 구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형사정책연구원과 같은 사이트 존재를 알지 못한다.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자료를 제공하는 게 ‘팩트 리포트’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 원고는 본지 박서연 기자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월간 매거진 ‘신문과 방송’ 기고자로 참여해 작성한 글입니다. 신문과 방송 4월호에 실렸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