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지자 넷플릭스를 대표로 하는 OTT 시장의 구독자 이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성장 가도였던 OTT 산업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반면 2년여 동안 큰 타격을 받아왔던 극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대부분의 OTT 서비스 사용자가 감소했다. 넷플릭스는 올 1월 사용자가 1241만명이었으나 4월에는 1153만명으로 감소해 7.1%의 구독자가 이탈했다.

웨이브는 올 1월 492만명이었던 사용자가 4월 433만명으로 12% 줄었다. 티빙은 1월 기준 418만명이었던 사용자가 4월 386만명으로 줄었다. 쿠팡플레이 역시 1월 대비 17%의 구독자가 감소해 367만이었던 사용자가 302만명이 됐다.

디즈니플러스는 1월 201만명의 사용자가 4월 153만명이 됐다. 구독자의 23.9%가 감소한 것이다. 시즌은 1월 176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는데 4월 144만명으로 구독자의 18.2%가 감소했다. 왓챠는 1월 129만명의 사용자가 4월 112만명으로 줄어 구독자의 13.2%가 감소했다.

지난 1월 총 3024만명이 OTT를 이용했다면 4월에는 2683만명으로 전체 OTT 사용자의 11.3%가 줄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11년 만에 첫 유료 가입자 감소를 발표했다. 올해 1분기 넷플릭스 구독자수는 2억200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넷플릭스는 연이어 가격을 인상해 왔고, 수많은 OTT 서비스가 생기면서 경쟁도 매우 치열해졌다. 이에 넷플릭스는 최근 150여 명을 해고하고 광고 모델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광고를 넣은 저가 구독 모델을 예고하고 있는데 광고 수익과 함께 저가 모델 구독자 확장 등을 노린 전략이다. 이런 전략이 잠깐의 수익은 가져다줄 수 있더라도 코로나 시기 OTT 부흥기 때처럼 지속적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련 기사: 넷플릭스 가입자 감소·주가 20% 하락 이유는]

특히 올해는 코로나19가 끝나고 ‘일상의 회복’을 즐기며 문화·여가 부문에서 오프라인 경험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OTT들을 선보이고 구독자를 늘리기 바빴던 코로나19 상황 때와 달리, 투자를 줄이고 기존 OTT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거나 한국 진출을 망설이는 사례들이 그렇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 속도를 줄이고 있고, CNN 모회사인 워너브라더스미디어(WBM)는 CNN+ 철수를 한 달 만에 결정하기도 했다. 경영진 교체로 인한 전략 변경인 측면도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서 모회사와 CNN+의 뉴스 콘텐츠를 합쳐야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판단 때문일 것이다.

▲국내 OTT 티빙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파라마운트+가 브랜드관 오픈부터 콘텐츠 교류,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투자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협력을 본격화한다.
▲국내 OTT 티빙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파라마운트+가 브랜드관 오픈부터 콘텐츠 교류,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 투자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협력을 본격화한다.

파라마운트+의 경우 국내 OTT 티빙과의 협력을 통한 한국 진출을 결정했다. 24일 오전 티빙은 추가 요금 없이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6월16일 오픈한다고 밝혔다.

티빙에서 볼 수 있는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은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제작에 참여한 Xbox 게임 원작 블록버스터 시리즈 ‘헤일로’ 등을 기대작으로 꼽고 있다. 그 외에도 파라마운트 픽쳐스의 명작 영화 ‘미션 임파서블’, ‘탑건’, ‘트랜스포머’, ‘대부’, ‘포레스트 검프’ 시리즈 ‘CSI’, ‘NCSI’ 등을 볼 수 있다. 파라마운트+가 단독으로 한국에 진출하지 않고 티빙과의 협력 체제를 선택한 것 역시 OTT 산업이 주춤하는 한편 경쟁은 치열해지는 환경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범죄도시2 포스터.
▲범죄도시2 포스터.

반면 극장 분위기는 되살아나고 있다. 4월18일부터 극장 내에서 팝콘과 콜라 등 취식이 허용되면서 지난 2년간 개봉을 미뤄뒀던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하고 있다. 지난 4일 디즈니가 배급하고 마블스튜디오가 제작하는 ‘닥터 스트레인지2’ 개봉 이후 국내 플러스엠이 배급하고 빅펀치픽쳐스가 제작한 ‘범죄도시2’ 흥행도 이어지고 있다. 24일 기준 ‘범죄도시2’ 누적 관객수는 388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내달 유니버설 픽쳐스 제작의 ‘쥬라기 월드:도미니언’과 함께,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들고 CJ ENM 배급, 송강호와 강동원, 아이유가 주연인 ‘브로커’까지 개봉한다. 이어 올해 ‘토르’, ‘헌트’, ‘블랙팬서2’, ‘공조2’ 등 대형 작품 개봉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극장가 부활이 예상된다. 투자가 몰렸던 OTT에서 콘텐츠를 만들던 감독들도 영화 제작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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