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티빙’(대표 양지을)이 KT(대표이사 구현모)의 OTT ‘시즌’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티빙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시즌과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합병 방식은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며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1일이다.

KT ‘시즌’과의 합병은 티빙 독립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M&A이기도 하다. 티빙 측은 “양 사의 콘텐츠 경쟁력과 OTT·통신 결합 등 전방위 시너지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OTT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며 “이번 합병 결정에 따라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능력과 OTT 기술력에 ‘시즌’의 사업 조직을 결합해 기술력과 서비스를 한 단계 강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KT 측은 “‘시즌’을 티빙으로 합병하고 시즌의 100% 지분을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빙과 KT '시즌'의 로고. 
▲티빙과 KT '시즌'의 로고. 

티빙과 KT 측은 합병 사실을 14일 공식 발표했지만 이같은 흐름은 이미 업계에서 지난달부터 감지돼왔다. 지난달 열렸던 티빙과 파라마운트+의 콘텐츠 제휴를 알리는 자리에서도 양지을 티빙 대표는 KT와의 전략 제휴를 밝히고, 더 큰 수준의 파트너십이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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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병은 지난 상반기 CJ ENM과 KT의 사업 협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양 사는 지난 3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티빙은 KT ‘5G 초이스’에 티빙 혜택이 제공되는 ‘티빙·지니 초이스’상품 론칭을 시작으로 사업 협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고,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티빙은 지난 2020년 10월 CJ ENM에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했고 이후 JTBC가 합류했다. 지난해 6월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원천IP를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파라마운트+와 파트너십을 통해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론칭하기도 했다.

티빙은 첫 오리지널 콘텐츠 ‘여고추리반’에 이어 김태호PD의 ‘서울체크인’, 웹툰 원작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등을 선보이고 ‘환승연애’, ‘돼지의 왕’. ‘괴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KT의 OTT ‘시즌(seezn)’은 최근 화제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공개했으며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티빙과 시즌의 만남은 최근 글로벌에서 위상이 강화된 K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OTT 생태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양사의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통신 기술력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1등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윤경림 KT 그룹Transformation부문장 사장은 “글로벌 OTT의 각축장이자 핵심 콘텐츠 공급원이 된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보다 신속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번 통합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최근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성공 가도를 달리며 자신감을 얻은 만큼 앞으로 KT그룹은 미디어 밸류체인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CJ ENM과 협업해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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