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지난달 출시한 뉴스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CNN+’를 출범 3주 만에 중단시켰다. CNN+는 지난 3월29일 런칭했다. CNN은 ‘CNN+’를 위해 지난해부터 프로듀서와 엔지니어, 마케터 수백명을 고용해왔는데 새로운 경영진으로 바뀌면서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종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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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대주주 ‘위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는 이달 30일 CNN+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CNN에 새 CEO로 취임하는 크리스 리치트(Chris Licht)는 직원 메모를 통해 “이번 결정은 전체 스트리밍 서비스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단순하면서 모든 것이 한번에 제공되는 서비스를 원한다”고 밝혔다.

CNN business 역시 이 소식을 22일 “기업 합병 이후 전략 충돌로 인해 CNN+가 불행한 결말을 맞이했다(Clashing strategies doomed CNN+ amid corporate merger)”고 보도했다. [링크] 이 기사는 이미 지난 11일부터 새 오너는 새로운 스트리밍 전략을 원했고 CNN+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히고 있다. 

▲CNN Business 의 기사 화면 갈무리. 
▲CNN Business 의 기사 화면 갈무리. 

CNN은 CNN+에 초기 1억달러 이상 투입했고 이후 수억 달러 투자를 하겠다고 밝혀왔다. CNN+의 급작스러운 종료는 CNN 모회사 워너미디어가 이달 초 디스커버리와 합병하면서 경영진이 교체된 것과 연결된다. 지난 4월9일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는 합병해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가 됐다. 디스커버리는 자사 OTT 플랫폼인 ‘디스커버리 플러스’와 ‘HBO MAX’와의 통합을 원하고 있다.

CNN+는 첫주 10만~15만 명 정도의 구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작부터 화제를 끌어모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출시 3주 만에 빠르게 종료를 결정한 것은 구독자 확보 부진보다는 경영진 교체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관련 기사[링크]에서 “내부자들과 분석가들은 이 결정을 생존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라기보다 새로운 오너의 잔혹한 계산의 결과로 봤다”고 썼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기사에서 “CNN+의 론칭을 위해 이들은 약 700명을 고용했다”며 “관계자에 따르면 350명이 해고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 봤다”고 전했다. CNN+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다른 계열사로 고용승계되지만 해고를 당하는 인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CNN+ 페이스북 캡쳐.
▲CNN+ 페이스북 캡쳐.

한정훈 JTBC 미디어전문기자는 뉴스레터[링크]를 통해 “WBD는 합병 전부터 CNN+ 단독 런칭을 중단하라고 은근한 압력을 넣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워너미디어의 HBO MAX, 디스커버리의 디스커버리+ 등을 합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정훈 미디어전문기자는 “WBD의 성급한 중단 결정은 CNN+를 역대 최단 기간 생존 스트리밍이라는 오명을 남겼다”며 “CNN 임원들은 WBD 경영진이 케이블TV 몰락 시대를 구해줄 생명줄인 CNN+를 너무 빠르게 해체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CNN의 스트리밍 전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있다”며 “WBD는 CNN+를 해체하는 동시 스트리밍 뉴스 시장 대응을 이원화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CNN+는 CNN의 미래뉴스 구상의 핵심이었다. CNN+의 중단은 CNN의 새로운 전략 무기를 폐기시킨 경영 판단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의 빠른 철수는 공교롭게도 넷플릭스의 11년 만의 구독자 감소와도 시기가 겹친다. 승승장구했던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에 새로운 변화가 닥치고 있음이 포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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