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의 새로운 CEO로 크리스 리히트(Chris Licht)가 지난 4월 임명됐다. 리히트는 지난 5일 CNN CEO로서 첫 행사인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보도 방향에 일일이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CNN은 지난 4월, 지난해부터 수백 명을 고용하면서 준비했던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 CNN+를 한 달 만에 철수시켰다. CNN+를 만든 직전 CNN CEO 제프 저커(Zeff Zucker)와 새 CNN 대주주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와의 스트리밍 전략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리히트는 전임 제프 저커가 부하 직원과의 스캔들로 갑작스럽게 물러난 후 3개월 만에 부임한 CEO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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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홈페이지에 올라온 크리스 리히트 새CEO의 프로필. 
▲CNN 홈페이지에 올라온 크리스 리히트 새CEO의 프로필. 

혼란스러운 시기 부임한 새로운 CEO 리히트에게는 CNN의 떨어진 시청률 문제 등이 숙제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기 CNN은 트럼프를 비판하며 시청률을 올렸지만 이후 계속 시청률이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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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홈페이지에 게시된 리히트의 프로필[링크]을 살펴보면, 리히트는 미국 시러큐스 대학교를 졸업, 뉴하우스 공공 커뮤니케이션 스쿨(Newhouse School of Public Communications)에서 방송 저널리즘과 정치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미국 KNBC, MSNBC, CBS 등에서 20년 이상 언론 경력을 쌓았고 2016년 5월 미국 CBS 특별 프로그램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부사장이 되기 전 2012년 그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뉴스 프로그램 ‘CBS This Morning’은 가장 성공적인 아침 방송 중 하나였다. 뉴스 및 다큐멘터리 에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7년 이후에는 심야TV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프로그램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버트’(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총괄 프로듀서로도 활동했다.

리히트가 CNN CEO가 된 이후 자신이 가장 잘하는 아침 뉴스에 변화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NN 로고.
▲CNN 로고.

리히트는 처음으로 주재한 타운홀 미팅에서 “CNN의 일일 프로그램 운영이나 출연자 결정 등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도국 회의에서 보도 방향을 결정하는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리히트는 “나는 일일 뉴스 편집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다”라며 “내 목표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여러분 모두를 지원하는 것이며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리더십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훈 JTBC 미디어전문기자는 뉴스레터[링크]를 통해 “이런 방식은 과거 CNN과 상당히 다르다. 그러나 모회사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의 경영 철학과는 통한다”며 “WBD의 대표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도 각 채널 프로그램에 개입하기 보다는 큰 결정을 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한 기자는 “과거 제프 저커가 앵커들과 직접 소통하며 프로그램 방향을 일일이 지시했던 ‘마이크로매니징’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의지이며 뉴스에서 현장 중심은 ‘의견’보다는 ‘뉴스와 현장’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리히트의 전공 분야인 아침 뉴스 부활, 선거 개표 방송 등 메이저 이벤트 보도는 적극적으로 함께 고민하겠다고 설명한 것을 보면 미국 지상파 방송 등 기존 레거시 미디어들의 핵심 뉴스인 아침을 다시 살린다는 방향의, 과거 CNN모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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