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 미국 TV뉴스 시청률과 온라인 트래픽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발 행동과 언사로 그동안 자극적 뉴스가 보도돼 왔고 언론은 이를 통해 클릭수와 시청률을 끌어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2일 “Trump predicted news ratings would ‘tank if I’m not there.’ He wasn’t wrong”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이 기사 제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신문과 텔레비전 등 모든 포맷의 미디어들은 내가 없으면 망할 것(tank)이다. 왜냐면 나 없이는 그들의 조회수(시청률)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트럼프가 틀리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관련 기사: WP: Trump predicted news ratings would ‘tank if I’m not there.’ He wasn’t wrong.]

▲워싱턴 포스트 기사 화면 갈무리.
▲워싱턴 포스트 기사 화면 갈무리.

WP는 “포스트 트럼프 시대로 들어선 지 두 달 만에 언론들이 혼돈의 트럼프 임기 동안 얻은 시청자와 독자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WP는 바이든이 취임하고 지난 1월~2월 동안 WP 온라인 방문자가 26% 줄었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 기사에 따르면 뉴욕타임스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월 방문자 17%가 줄었다고 한다.

이 기사에 따르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CNN이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황금시간대 CNN 시청자들의 45%가 빠져나갔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MSNBC의 경우 26%의 시청자들이 빠져나갔다.

보수 매체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우호적이었던 FOX의 경우 6%의 시청자들이 빠진 것으로 나와 가장 타격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FOX의 경우 바이든 정부를 비판하면서 시청률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WP는 미국 매체들이 결국 ‘트럼프 효과’를 얻어 왔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하기 전 2014년 3대 주요 케이블 방송(CNN, FOX, MSNBC)의 황금시간대 시청자 수는 약 280만명 정도였으나 트럼프 취임 3년째인 2019년 시청자수는 약 53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실제 ‘트럼프 효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 스스로도 홍보하던 것이었다. 지난해 6월 대선 선거 운동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보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게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는 가짜, 내가 나오는 TV 시청률을 보라”며 “나의 오클라호마 연설은 FOX뉴스 역사상 토요일 TV 시청률이 가장 높았다”고 알렸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는 510만명을 기록했다.

뉴스 시청률뿐 아니라 방송사 토크쇼 등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했던 2017년 1월 이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CBS ‘레이트쇼’의 경우 트럼프 취임 직후 최고 시청자수 300만명을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풍자했던 미국 SNL 코미디쇼의 경우 2017년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서명을 비판한 코미디쇼로 시청자수 1080명을 기록하며 8년 만에 최고 시청률을 얻었다.

[관련 기사: 한겨레: 트럼프 시대, 물 만난 정치 풍자 코미디쇼 ]

26일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도 “The media is really mising Trump”라는 제목의 프리미엄 콘텐츠(유료) 칼럼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에드워드 루스 칼럼니스트 글인데, 그는 워싱턴 포스트(WP)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지난 4년간 구독자 수가 3배나 늘었지만, 트럼프 시대 이후에는 새로운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선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CNN 사례처럼 미국 언론의 온라인 방문자 수나 시청률이 크게 줄고 있다는 것. 

[관련 기사: FINANCIAL TIMES: The Media Is Really Mising Trump]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사 화면 갈무리.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사 화면 갈무리.

에드워드 루스는 “부정적 기사가 긍정적 기사보다 더 많이 읽힌다”며 “문제를 부각하는 것은 미디어 일이지만, 잘못된 그림을 그리고 보도한다면 오히려 (특히 백신 보도 등에 있어서) 과학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을 강화하는 경향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해당 칼럼 말미에는 “이 현상에 답이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물론 답이 있으면 좋겠다. 대중들이 저널리즘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일은 영화관이 프랑스 아트하우스가 되는 일처럼 드물다”고 했다. 이어 그는 “좀더 현실적 해법은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공평한 수익을 미디어들과 나눠가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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