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이사장 김금수)가 최근 이사들의 각종 수당을 큰 폭으로 인상한 것과 관련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박승규)가 “상식과 절차를 무시했다”며 수당 인상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KBS본부는 13일 성명을 내어 “지난해 사장추천위를 와해시키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염원하는 조합원들의 열망을 짓밟은 이사회가 물가 상승률 운운하며 기습적이고도 비밀스런 수당 인상을 단행했다”며 “이사회에는 이토록 후한 경영진이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0.1% 포인트의 인상폭을 놓고도 얼마나 강하게 조합원들을 압박했던가를 4300명 조합원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BS본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신용카드로만 쓸 수 있었던 이사장의 월 활동경비(120만원)는 현금 120만원이 올라 240만원이 됐고 △이사들의 활동경비도 100% 인상됐다. 또 △회의 참석수당은 회당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50% 올랐고 △조사연구 활동비의 경우 이사장은 월 332만원에서 382만원, 이사들은 182만원에서 232만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KBS본부는 “2007년도 예산서에는 올해 이사들의 수당이 동결 편성돼 있다. 이사회 스스로 통과시킨 이사회 규정 제16조 1항은 ‘이사장 및 이사에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수당, 여비, 자료의 수집 분석에 필요한 경비 및 업무추진비를 지급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이사회는 스스로 통과시킨 규정을 부정하며 ‘유령 예산’을 배분한 것”이라며 “인상폭이 너무 높다는 감사팀의 의견조차 무시됐다. 그 대담성과 신속성은 가히 놀랍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아울러 “경영진과 이사회의 밀월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달 열리는 프랑스 칸 영화제에 이사회 전체가 참관을 결정했다고 한다. 모두가 KBS의 위기를 탄식하는 이 때 이번 시찰이 KBS 이사회 전원이 참석해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인가”라며 “적어도 상식이 통하는 KBS, 최소한의 투명한 결정과 그 결정에 책임지는 이사회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 이사회쪽은 “2002년부터 동결했던 수당을 5년 만에 현실화한 것으로 적법한 절차를 밟아 인상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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