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조정된 KBS 이사회의 각종 수당에 대해 인상 폭이 지나치게 크고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자 KBS 이사회(이사장 김금수)가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KBS 이사회는 14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월 조사연구수당 182만원과 회의참석 수당 20만원은 5년 전인 2002년에 정해진 것으로 타 기관 비상임이사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비상임이사들의 내부 견제와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관련 수당이 상당 수준 현실화돼야 한다는 것이 최근의 사회적 추세다. 또 KBS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이사회는 올 1월부터 △이사장의 월 활동경비(신용카드로만 120만원)는 현금 120만원을 추가 인상해 100% 올렸고 △이사들의 활동경비도 100% 인상했다. 또 △회의 참석 수당은 회당 50%(20만원에서 30만원) 올렸고 △조사연구 활동비도 이사장은 월 332만원에서 382만원, 이사들은 182만원에서 232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박승규)는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2007년도 예산서에 올해 이사들의 수당은 동결 편성돼 있는데 그렇다면 이번 수당 인상은 '유령 예산'을 배분한 것"이냐며 "인상폭이 너무 높다는 감사팀의 의견조차 무시됐다. 물가상승률을 이유로 기습적이고 비밀스럽게 수당 인상을 단행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아울러 "이사회 전체가 다음달 열리는 프랑스 칸 영화제에 참관한다고 한다"며 "이번 시찰이 이사회 전원이 참석해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사회는 이에 대해 "2007년도 수시배정예산에 이사회 수당 조정 예산을 반영했고, 필요한 절차를 거쳐 올해 1월부터 조정했다"며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또 인상 기준에 대해서는 "조사연구수당은 5년 동안 동결된 점을 감안해 한해 10만원 기준으로 50만원을 인상했고, 회의 참석 수당은 10만원을 인상했다. 업무추진비는 법인카드로 월 50만원 범위내에서 사용한 후 정산토록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이번 조정에 대해 인상률이 높다는 지적을 할 수는 있으나 실제 지급액은 타 기관의 비상임이사 지급 수준 정도"라며 "모 투자기관의 경우 월 350만원을 정기 수당으로 지급하고 있고 모 방송사의 경우 월 300만원의 정기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회의참석 수당의 경우 50만원을 지급하는 곳이 상당수"라고 주장했다.

이사회는 한편 프랑스 칸 영화제에 이사회 전원이 참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올해 BBC를 포함한 유럽공영방송사를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유럽 출장 일정 중 칸에서 TV프로그램 견본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따라서 이곳을 방문해 해외 수출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관계자들의 마케팅 활동을 독려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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