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안 원장의 핵심 측근은 “(출마를 전제로 한다면)안 원장은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지지에 대해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에 부응하는데 충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헤럴드경제는 이를 ‘독자노선’으로 규정했는데, 그 이유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 보다 독자 출마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연말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원장을 중심의 정개개편은 불가피하다. 안철수 원장이 ‘정의’ 화두 속에서도 보수와 진보의 화합과 설득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안 원장이 독자노선을 천명한 순간, 보수 세력 일부도 안 원장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제3당 창당을 공언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대상일 수 있고,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도 새누리당과의 보수대연합과 안철수 원장과의 연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내에서는 오래전부터 안철수 원장과의 연대를 강조해왔다. 박근혜를 제외한 각종 세력 전반이 안 원장 쪽으로 향할 수 있다.
박근혜 체제가 새누리당에 자리 잡은 이후 갈 곳 없어진 친이계도 그 대상일 수 있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3일 최고위원회에서 “(안 원장이)독자적 정치 공간 확보가 자신의 역할을 찾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경우 독자출마 가능성이 큰 상황을 (새누리당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안철수 원장에 대한 경계심과 함께 새누리당 지지층 이탈을 경계한 것이다.

여기에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인데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대선 경선을 치르면서 오히려 내부 분란과 잡음이 더 크게 불거져 나온 것도 안 원장 독자행보 예상은 무게감이 더해진다. 안철수 원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 여론조사에서 40% 중반 수준에서 지지율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헤럴드경제는 “안 원장은 이 같은 정치실험을 통해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성정치를 답습할 경우, 사회갈등을 치유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제3지대에서 보수-중도-진보를 아우르는 대통합을 명분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라며 독자출마설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후보단일화 문제는 다르다. 안 원장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사이’라고 해도, 복지나 증세,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일부 민주통합당 보다 더 왼쪽으로 향하기도 한다. 박근혜 후보-안 원장-민주통합당의 3자 구도의 경우 박 후보의 지지세가 공고한 만큼, 개혁진형에서 안 원장과 민주당이 표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
헤럴드경제의 경우 야권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실상 민주당 후보의 철수를 염두에 둔 예상으로 보이나, 현실 가능성이 매우 떨어진다. 민주통합당 소속 한 의원은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 종료와 추석 사이에 출마의사를 밝힐 것으로 본다”며 “이후 민주당과의 단일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련기사
다만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안 원장이 독자후보로 나온다면 민주당 후보의 사퇴론이 뒤따를 것”이라며 “경선에서 불거진 문제도 있고 ‘양경숙 비리’ 논란도 있기 때문에, 안 원장으로서는 민주당과 (후보단일화)경선을 해봐야 마이너스 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안 원장 입장으로서도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반MB의 양대 축 중 하나인 민주당이 무너지는 상황이 안 원장으로서 좋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양경숙 논란에 대해서는 친노 주류 쪽이 연관되어 있는데, 그것이 문재인 후보의 사퇴론으로 이어질 경우 야권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유민영 안철수 원장 대변인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출마 방안에 대해 논의한 적 없다. 지금 안 원장은 국민의 의견을 충실히 듣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결정도 못 내린 상황에서 출마방식을 정했다는 것이 말이 되냐는 의미다.
후원은 더 좋은 기사에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