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 회장이 비자금 조성 및 회삿돈 횡령 배임 혐의로 법정 구속된 사건에 대해 MBC가 한화를 비롯해 재판을 앞둔 재벌총수들을 걱정하는가 하면 ‘김 회장이 충성의 대상이었다’는 대목도 누락해 이젠 재벌편향적 보도까지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BC는 16일 밤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김 회장 구속에 대해 방송한 세건의 리포트 가운데 대기업 반응을 전한 리포트(‘한화충격 재계 당혹’)에서 한화와 재계의 입장에 지나치게 치우친 인상을 줬다.
MBC는 김승연 회장의 법정구속에 대해 “김 회장이 직접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해 성사시킨 신도시 건설사업, 세계 1위를 목표로 미국 기업까지 인수합병해 추진한 태양광 사업. (한화그룹은) 회장 이름을 내걸고 밀어부쳤던 사업들이 동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했다”며 “침통한 분위기 속에 한화는 곧바로 항소해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회장이 비자금조성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됐는데 난데없이 김 회장의 치적홍보성 뉴스를 한 것이다.
MBC는 이어 재계의 반응에 대해 “거세진 경제민주화 요구 속에 오늘 판결까지 더해졌다며 재벌때리기가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섞인 해석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재계에 대한 반감이 커 경제단체마저도 우군이 돼줄 수 없는 상황, 한화는 물론 SK도 외롭고 힘든 싸움을 벌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반해 SBS는 재벌 반응에 대해 “국가 경제 기여도나 경영상의 공백 등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하던 재계의 관행도 버려야 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비판적인 전망을 내놓아 MBC의 접근법과 큰 차이가 났다. KBS 역시 “재벌총수에만 면죄부를 줘선 안된다”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의 목소리까지 반영하는 등 비판적인 여론을 담았다.
또한 MBC는 김승연 회장에 대해 재판부가 “김승연이 CM(체어맨의 약자)으로 불렸으며 ‘신의 경지’로 충성의 대상이었다”고 판단한 대목도 리포트에서 누락했다. KBS와 SBS 뿐 아니라 신문사들도 이 대목을 대부분 보도한 것에 비춰볼 때 의도적으로 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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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는 “(재계반응 기사의 경우) 도입부터 김승연 회장의 치적(?)을 강조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재벌 때리기가 심해지지 않을까’라는 대목도 재계(입장)에 치우친 느낌”이라며 “‘외롭고 힘든 싸움을 벌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라는 클로징 역시 국민의 법 상식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재벌총수의 비자금 범죄를 법에 따라 처벌한 것인데 이에 대응하는 것이 ‘외롭고 힘든 싸움’인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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