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전 TBS 구성원과 가족들이 서울시의회 앞에서 폐국을 막아달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TBS 두 노조 제공
▲ 21일 오전 TBS 구성원과 가족들이 서울시의회 앞에서 폐국을 막아달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TBS 두 노조 제공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노동조합(TBS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TBS지부)가 5월 말로 예정된 서울시 출연기관 해제를 앞두고 TBS 폐국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정태익 TBS 대표가 서울시에 두 번째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성원들의 불안이 더 커진 분위기다. 

TBS 양대 노조에 따르면 21일 오전 TBS 직원과 가족 46명은 자발적으로 연가를 내고 322회 임시회 시정질문이 열리는 서울시의회 앞으로 집합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을 향해 절박함을 호소했다. 이날은 서울시 출연기관 해제 D-100일이다. 

이날 TBS 구성원과 가족들은 “오세훈 시장님, 서울시의원님 1000명, 삶의 터전을 지켜주십시오” “TBS 폐국 만은 막아주십시오”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탄원서를 낭독했다. 

“오는 7월에 나올 아이와 함께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시기... 계속된 스트레스와 우울감으로 병원에서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지만 회사 사정이 암담한 상황... 지푸라기라도 잡고자 이렇게 호소”(전략기획실 사원) 

“제작비가 없어 직접 출연하고 원고 작성하고 취재하고 편집하고 연출까지 1인 5역… 부디 30년 넘게 이어온 방송이 멈추지 않길 바라”(전략기획실 사원)

“뉴욕시장이 NY1을 통해 다양한 뉴욕시 만의 소식을 전하고 활용하듯이 오세훈 시장님도 TBS를 서울 로컬 방송사로 성장시키고 활용해주길 바라”(TV제작본부 사원)

“2020년 채용시험을 치러 정규직 입사… 업무가 새벽 3시, 5시에 끝나도 정규직이 주는 소속감과 소중함으로 버텼는데 너무 속상”(보도본부 직원)

“문제를 일으켰던 방송인들은 TBS를 떠난 지 오래인데 왜 남아있는 직원들이 소처럼 일만 했던 직원들이 그 책임을 다 떠안아야 하는지… 시민의 방송으로 계속해서 시민들과 동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길 바란다.”(전략기획실 직원)

최근 TBS는 민간 투자자 발굴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진행하고 있고, 112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또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솔루션팀을 신설하고 비상대책 TF를 구성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 21일 오전 TBS 구성원과 가족들이 서울시의회 앞에서 폐국을 막아달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TBS 두 노조 제공
▲ 21일 오전 TBS 구성원과 가족들이 서울시의회 앞에서 폐국을 막아달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TBS 두 노조 제공

이런 가운데 정태익 TBS 대표가 사직서를 두 차례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더팩트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말과 지난 14일 두 번 사직서를 제출했고 서울시는 수리 여부를 논의 중이다.

TBS 내에서는 정 대표가 구조조정 압력에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그동안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며 대신 112명을 목표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달 말 희망퇴직 신청자는 15명에 그쳤다. 희망퇴직 신청이 끝났지만 계속 구조조정 압력을 받는 상황이다.

미디어오늘은 정 대표에게 지난 20일 사직서 제출 관련 입장을 물었지만 21일 오후 현재 답을 듣지 못했다. 

이정환 TBS노동조합 위원장은 “흔히 100일은 모두에게 축하받는 기쁜 날인데, 오늘 TBS가 맞은 100일은 그 어느 날보다 무겁고 침통하다”며 “부디 100일이 지난 6월1일에도 우리 삶의 터전이며 일터인 TBS가 서울시 공영방송으로 존재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장은 “어제 정태익 대표의 사직서 제출 소식까지 더해져 TBS는 그야말로 한 치 앞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풍전등화 같은 상황”이라며 “부디 오늘 현장에 나온 TBS 직원·가족의 간절함이 오세훈 시장과 김현기 의장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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