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BS 직원과 가족들 탄원서 일부. 사진=TBS 양대 노조 제공 
▲ TBS 직원과 가족들 탄원서 일부. 사진=TBS 양대 노조 제공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직원들과 직원의 가족들이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TBS 생존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전했다. TBS는 오는 6월부터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이 끊길 예정인데 상업광고도 법적으로 불가능해 사실상 폐국 위기에 놓였다. 

TBS노동조합(TBS노조)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TBS지부)는 TBS 직원과 가족 397명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탄원서를 지난 14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전달했다. 결혼을 앞둔 직원과 예비 부모가 되는 직원들은 축복받아야 할 시기에 실직 위기라는 매서운 현실에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고,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내 집 마련의 꿈마저 포기를 고민하는 직원의 사연 등이 탄원서에 포함됐다.

이정환 TBS노조 위원장은 “가족까지 포함하면 1000여 명의 사람들이 TBS를 통해 삶의 터전을 유지하고 있다”며 “출연기관 해제는 폐국 통보나 마찬가지인 만큼 직원과 가족들의 절실함은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고 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장은 “직원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탄원서를 정리하며 숙연해졌다”며 “오세훈 시장과 김현기 의장은 이들이 희망의 도시 서울에서 열정적인 직장인으로 건실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 TBS 구성원과 가족 397명이 작성한 TBS 생존 요구 탄원서를 서울시장과 서울시의장에게 전달했다. 사진=TBS 양대 노조 제공 
▲ TBS 구성원과 가족 397명이 작성한 TBS 생존 요구 탄원서를 서울시장과 서울시의장에게 전달했다. 사진=TBS 양대 노조 제공 

아래는 탄원서 내용 일부다. 

“지금 당장 회사가 없어진다면 분유값, 기저귀값을 어디서 충당해야 할지부터 생각해야하는 현실입니다” (전략기획실 ○○○사원)

“현재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와 결혼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이 사라진다면 이제는 계획조차도 세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막막하기만 하고 꼭 이렇게까지 되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고 걱정이 앞섭니다.” (라디오제작본부 ○○○사원)

“지난해 여름, 남편의 심장병이 발견되어 현재 AR(대동맥판막역류)4기·산정특례대상 중증질환자로 9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아야만 합니다. 이제 저희 집안의 가장은 제가 되었습니다. 남편의 수술 후에는 제가 벌어오는 200만 원이 조금 넘는 이 급여가 두 식구의 유일한 수익이 되겠죠. 하지만 이 회사가 없어지고 나면 이마저도 사라집니다.” (보도본부 ○○○사원)

“저는 회사가 이렇게 되기 전까지 아파트 분양도 9년 만에 이루어져서 개인적으로도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셋째를 바라보고 있는 와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시점에 와있습니다. 아파트도 계약을 포기해야 하나라는 시점으로 바뀌고, 아이도 둘인데 셋째를 어떻게 나아서 키우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방송기술본부 ○○○사원)

“TBS에 대한 서울시 지원 폐지 조례가 통과된 이후 저는 불안감에 수면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가정에 있어서 가장 큰 타격은 가정 경제 불안입니다. 현재 저희 가족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입니다. 이제 중학생이 된 남매를 바라보며 앞으로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합니다. 제가 남편을 위해, 300명의 직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탄원서를 쓰는 일 뿐이라 답답하고 무기력합니다.” (TV제작본부 ○○○사원 아내)

“저는 현재 미디어재단 TBS 직원인 아버지를 둔 아들입니다. 저희 자식들 3명이 모두 학비가 최절정의 시기에서 아버지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아들인 입장에서 시장님께 이런 깊은 마음의 소리를 보내고자 했습니다.” (라디오기술본부 ○○○사원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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