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출신 물리학자인 김상욱 경희대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졸업식 축사에서 R&D 삭감에 항의한 졸업생을 강제 퇴장시킨 이른바 ‘입틀막(입을 틀어 막고 사지를 들어 내쫓음)’ 사건에 쓴소리를 했다.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밤 11시50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고함을 쳤을 때, 입 틀어 막고 끌고 나가는 대신 대통령이 R&D 예산 감축 규모의 정당성을 구체적이고 정량적으로 설명했으면 어땠을까”라고 썼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유래 없는 규모의 예산 감축에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 이유가 있을 테니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카이스트 물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한 카이스트 동문이다.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가 지난해 9월1일 유시민X김상욱 합동 북토크 알고 보면 쓸모 있는 과학 공부 이야기에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돌베개 영상 갈무리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가 지난해 9월1일 유시민X김상욱 합동 북토크 알고 보면 쓸모 있는 과학 공부 이야기에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돌베개 영상 갈무리

다른 물리학자인 이종필 건국대 상허교양학부 교수도 이를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페이스북에 경호원이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 복원하십시오’라고 외친 카이스트 졸업생 신민기씨의 입을 틀어막는 사진을 업로드한 뒤 “…참담하다…”라고 썼다.

이 교수는 20일 오전에 다시 동일한 사진을 올리면서 “‘과학경호’의 실상은 ‘과한경호’ 내지는 ‘가학경호’ 였음을”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욱 교수가 지난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카이스트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 졸업식 축사 도중 R&D 예산 삭감 복원하라고 외친 뒤 입을 틀어 막히고 사지가 들려 끌려나간 사건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있다. 일부 강조표시. 사진=김상욱 페이스북
▲김상욱 교수가 지난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카이스트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 졸업식 축사 도중 R&D 예산 삭감 복원하라고 외친 뒤 입을 틀어 막히고 사지가 들려 끌려나간 사건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있다. 일부 강조표시. 사진=김상욱 페이스북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오후 성명을 내어 “오늘(20일) 카이스트 대학원생인권센터와 학생 및 교직원 4456 인은 대통령실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센터가 전날 오후 이메일을 통해 교원, 직원, 학생을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근 한나절 만에 4400 여 명의 응답을 받은 결과라고 한다. 카이스트 구성원들의 분노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법하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국민과 과학기술계의 분노를 언제까지 외면할 텐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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