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졸업식 축사 도중에 R&D 예산 삭감에 항의한 졸업생 입을 틀어막고 강제 퇴장시킨 조치에 과도한 대응이며 유감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 졸업생의 행위가 행사를 방해할 수 있다해도 강제로 끌려나가는 모습을 본 학생들은 불편하고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학교측에 사건의 경위와 대응 방안을 밝히고 재발방지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학생권리가 짓밟힐 경우 직접 발언하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제50대 KAIST(카이스트)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제51대 KAIST 대학원 총학생회는 19일 오후 2024 KAIST 학위수여식 학생 퇴장 조치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카이스트 양대 총학생회는 “이번 학위수여식 학생 퇴장 조치가 과도한 대응이라고 판단하였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양대 총학은 “당사자 학우분의 행동이 학위수여식의 진행에 방해될 수 있고, 다른 학우분들께 피해를 끼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학위수여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위복을 입은 위장 경호원들에게 불과 찰나의 사이에 팔다리가 들린 채로 입을 틀어막히며 밖으로 끌려 나가는 장면을 본 학생들은 불편함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양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대변하여 이번 학위수여식 학생 퇴장 조치는 과도한 대응이라고 판단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신민기)이 축사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R&D 예산삭감을 복원하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를 하자 곧바로 제지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신민기)이 축사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R&D 예산삭감을 복원하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를 하자 곧바로 제지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대 총학은 학교측(KAIST)에 이번 학위수여식 학생 퇴장 조치 사건의 경위 및 학교 차원의 대응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재발방지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양대 총학은 학교 측에 “학생들은 학위수여식이라는 엄숙하고 진중한 자리에서 이번 사건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대해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며 “매우 중대한 사건임에도 학교로부터 사건 경위 및 학교 차원의 대응에 대해 신속히 안내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KAIST 학우분들의 평온한 학교 생활을 기원하며, 항상 여러분들의 곁에서 함께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권리가 존중되지 않고 짓밟힌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수호하기 위해 직접 발언하고, 행동할 것”이라며 “앞으로 KAIST 학생들이 학업과 연구에 매진하여 향후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을 책임질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카이스트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양대 총학생회)가 19일 성명을 내어 지난 16일 발생한 졸업식에서의 윤석열 대통령 항의 졸업생 강제퇴장 사건을 두고 과도한 대응이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강조표시. 사진=카이스트 총학생회 비대위 갈무리
▲카이스트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양대 총학생회)가 19일 성명을 내어 지난 16일 발생한 졸업식에서의 윤석열 대통령 항의 졸업생 강제퇴장 사건을 두고 과도한 대응이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강조표시. 사진=카이스트 총학생회 비대위 갈무리

카이스트 졸업생 신민기씨(전산학부,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는 지난 16일 졸업식에서 대통령 축사 도중 일어나서 플래카드를 들고, R&D 예산 삭감 반대를 외치다가 경호원들에게 퇴장 조치를 당했다. 양대 총학생회는 사건 직후 해당 사건을 인지했고, 사태 파악 및 당사자와 연락을 통해 학우의 안전 확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성명 발표를 낸 이유를 두고 양대 총학생회는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나 목적을 떠나 KAIST 학우들의 대리인으로서, 이번 학위수여식 학생 퇴장 조치 사건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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