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이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사지를 들어 끌고간 카이스트 졸업생에 대해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이 카이스트 졸업생으로 참석”했다며 “대통령은 무슨 권리로 졸업식에 참석한 졸업생을 폭력적으로 졸업식장에서 쫓아내고 복귀도 못하게 감금한 것인지 대답하라”고 밝혔다.

김민정 대변인은 16일 국회소통관에서 “오늘 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라는 요청 한마디를 내뱉던 와중에,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폭압적으로 끌려 나갔다. 카이스트 모처에 감금되어 있던 신 대변인은 현재 경찰서로 연행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축사 도중 신민기 대변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피켓을 들고 소리를 질렀다. 정부의 올해 R&D (연구개발)예산 삭감 조치에 항의하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그러자 졸업 학위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신 대변인의 입을 막고 팔과 다리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퇴장 조치시켰다.

김민정 대변인은 “현장에 있던 대통령 경호원들은 졸업 학위복을 입고 위장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유신정권 프락치 시대가 재현되는 현실에 어안이 다 벙벙하다”며 “과잉경호 논란에도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 MBC 뉴스 화면 갈무리
▲ MBC 뉴스 화면 갈무리
▲ JTBC  뉴스 화면.
▲ JTBC 뉴스 화면.

김 대변인은 “졸업식에는 일방적 연설만 하기 위해 간 것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의지도 계획도 없었으니, 경호원들이 폭압적인 과잉경호로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임금에게 고하려면 한양으로 가 신문고를 두드려야 하는 조선시대에도 이러진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에게 다가가 목소리 내는 학생을 이렇게 때려 잡아 사지를 들어올려 쫓아내다니, 대체 대통령은 누구를 대변하려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도 SNS를 통해 “신민기 대변인은 카이스트 학생으로 졸업장을 받기 위해 그 자리에 있던 상황”이었다며 “카이스트의 학생으로서 윤석열 대통령의 R&D예산 삭감정책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이공계 학생 모두의 전망이 달린 문제고, 자신의 졸업식에 참가한 대통령에게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 상임대표는 “시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마저 폭력연행으로 대응하는 윤석열 대통령실의 행태는 민주주의 퇴행의 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신민기 대변인의 즉각적인 석방과 대통령 경호실의 사과, 재발방지를 요구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오후 참석한 카이스트(KAIST) 학위 수여식에서 소란이 있었다”면서 “대통령경호처는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 이는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을 취재한 풀기자단의 기록에는 신 대변인이 밖으로 끌려간 상황은 없었다.

지난달엔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진다”고 말하자 경호원들이 사지를 들어 퇴장 조치 시키면서 과잉경호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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