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12일 서울 경기대에서 미디어오늘과 만난 윤성옥 방통심의위원(경기대 교수). 사진=박서연 기자
▲ 지난해 10월12일 서울 경기대에서 미디어오늘과 만난 윤성옥 방통심의위원(경기대 교수). 사진=박서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잇따른 해촉으로 홀로 남은 야권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위원이 압도적 여권 다수의 ‘기형적 구조’ 아래 심의 활동과 회의 참석을 이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의 ‘민원신청 사주’ 의혹 이후 벌어지고 있는 ‘공익제보자 색출’에 대해서도 “국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옥시찬·김유진 위원(문재인대통령 추천) 해촉으로 여야 4대1 구조가 된 상황에서 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기형적인 방심의 구조에서 거수기 역할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디지털성범죄 전자심의를 제외한 모든 심의 활동과 회의 참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윤성옥 위원은 “방통심의위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독재정권의 축소판”이라며 △ 발언권 제한과 일방적 회의진행 △ 회의공개의 원칙 위반 △ 안건 상정의 자의적 집행 △ 다수결의 폭력적 결정 △ 헌법적 질서 훼손과 위법적인 심의절차와 결정 등의 문제를 꼽았다.

위원장 가족, 지인 등을 동원했다는 ‘민원신청 사주’ 의혹 관련해서도 윤 위원은 “가장 공정해야 할 심의위원장이 허위민원을 만들어내 언론사를 과징금으로 제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위원회에 대한 중대한 업무방해이므로 사법적으로 엄중한 처벌대상”이라며 “어떤 이유로든 공익제보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국가는 없는 것이다. 언론을 통제하려는 정치적 욕심으로 언론을 무자비하게 탄압한다면 민주주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심위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마치고 입장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진, 윤성옥, 옥시찬 위원. ⓒ연합뉴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심위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마치고 입장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진, 윤성옥, 옥시찬 위원. ⓒ연합뉴스

방통심의위원 임명과 해촉은 대통령 권한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권 추천 위원만 5명 연속 해촉했다. 윤 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부당한 해촉과 선택적 해촉으로 류희림 위원장 체제를 만들었다. 류희림 위원장의 허위민원 의혹과 언론탄압은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범위임에도 동조 내지 승인하고 있다”며 “류희림 위원장의 허위민원 사건에는 눈감고 두 위원에 대해서만 법적 조사나 유권해석도 없이 바로 해촉을 재가했다. 류희림 위원장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대통령이 범죄나 불법행위를 승인해 준 것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현재 방통심의위는 여권 추천으로 류희림 위원장(윤석열대통령 추천), 황성욱 위원(국민의힘 추천), 김우석 위원(국민의힘 추천), 허연회 위원(국민의힘 추천)이 있고 야권 추천으로 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이 있다. 지난 17일 해촉된 옥시찬·김유진 위원 후임으로는 이정옥 전 KBS 글로벌전략센터장과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언론법학회 회장)가 거론되며 남은 야권 추천 몫 중 1명인 최선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와 함께 주말 임명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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