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옥 방통심의위원(경기대 교수). 사진=박서연 기자
▲ 윤성옥 방통심의위원(경기대 교수). 사진=박서연 기자

“동일하게 반론을 다뤘음에도 MBC의 윤석열 대통령 비판은 과징금과 중징계를 내리면서 TV조선의 이재명 대표 비판에 대해서는 문제없음을 결정하는 심의위원들은 진정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입니까.”

여야 6대1 구조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심의를 보이콧하고 있는 윤성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이 류희림 위원장의 복귀 요청을 거부하며 비정상적인 심의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성옥 위원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저의 심의 중단 결정은 대통령의 부당한 인사권 행사와 권한 남용, 류희림 위원장의 비민주적, 비상식적인 위원회 운영에 대한 강력한 항의이자 거부권 행사”라며 “현 상황에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위법행위를 방조하고 류희림 위원장의 부당한 심의결정에 가담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최근 윤 위원에 심의 복귀를 요청하며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추천 위원만 잇따라 해촉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자신의 추천 몫 위원만 선별적으로 임명하면서 방심위는 현재 여야 6대1의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관행상 방심위는 여야 6대3으로 운영돼왔다. 윤 위원은 지난달 19일 “거수기 역할은 의미 없다”며 심의 중단을 선언했다.

윤성옥 위원은 입장문에서 “오늘까지 이루어진 방송소위 신속심의 안건 7건 중 한동훈 장관과 검찰, 윤석열 대통령, 정부여당 비판 안건이 6건을 차지한다”며 “왜 이것을 신속심의 해야 하는지 안건을 상정한 심의위원들은 그 정당한 사유를 국민들에게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가짜뉴스 신속심의란 결국 선거를 앞두고 방송사들을 겁박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세력에 대한 비판을 원천봉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윤 위원이 기자들에게 참고자료로 배포한 방송소위 안건 현황에 따르면 40건의 방송소위 안건 중 27건(67.5%)이 보도 프로그램이다. 윤 위원은 “방심위는 보도통제 기구로 전락했다”며 “문제가 되는 방송내용도 일반인과 소수자 보호가 아니라 대부분 공인과 정부의 명예훼손적 내용이다. 설령 방송내용이 문제가 되더라도 공직자나 정부는 문제를 해결할 다양한 수단이 존재하므로 우리 위원회가 나서서 행정제재를 할 사안들이 아니다”라고 했다.

‘바이든-날리면’ 보도를 근거로 MBC, YTN 등에 법정제재를 내린 것을 놓고도 “국내 지상파, 종편. 보도 채널의 주요 뉴스 책임자들을 모두 불러 의견진술을 단행했고, 사과방송과 정정보도를 강요했으며, 반성하는 태도를 문제 삼았다”며 “방송사별로 줄을 세워 동일 사안에 대해 과징금부터 행정지도까지 선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라고 했다.

이어 “법원 결정에 항소한 방송사에게 사과와 정정을 강요하면서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방송사의 방어권과 재판받을 권리마저 침해하는 행위”라며 “동일하게 반론을 다루었음에도 MBC의 윤석열 대통령 비판은 과징금과 중징계를 내리면서 TV조선의 이재명 대표 비판에 대해서는 문제없음을 결정하는 심의위원들은 진정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인가”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에 대해 방심위가 접속차단을 내린 건 국민에 대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은 “풍자의 영역으로 보는 입장과 딥페이크로 보는 입장이 나뉘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 입장이건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자유로운 비판과 불만을 금지시키고 민심을 차단한 것”이라며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선거운동을 위한 딥페이크영상’이란 무엇인지, 법적으로 금지되는 표현인지, 풍자나 패러디의 영역에 속하는지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결정했어야 한다. 이번 접속차단은 편파적인 위원들에 의한 정치심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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